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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귀동냥귀신이야기4 - 꿈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6.04.07 10:36조회 수 1106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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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할까 해.

 

 

아무튼. 지금 할 이야기는 3편에 나왔던 점집에 다녀온 이후의 근황이야.

점집에서 할머니가 손녀 걱정하느라 편히 못 쉰다는 말을 듣고

아,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나 죽겠구나. 싶어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결심을 했지.

알람을 맞춰놓고 아침에 일찍일어나서

할게 없어도 일단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갔어.

그때는 휴학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하루종일 하는 일이 없었거든.

하루하루가 무료해서 더 권태롭게 느껴지는거야.

그래서 일자리를 구했지.

 

그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알바는 학원강사가 최적이었어.

그땐 몰랐지. 학원강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지.

일하기전 내 추측으로는, 그냥 애들하고 재미나게 수업하고

문제풀이해주고 예쁘게 채점해주고 하하호호 정다운? 응?

정말 귀신씨나락 까먹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으로 냅다 일자리를 구한거지.

막상 해보니, 수업은 하루 죙~~일 풀수업에,

학원 교실 청소도 직접해야하고

아이들 집에 상담전화도 해야하고... 아무튼

하루하루 일하러 나가는게 고역일만큼 짜증나는 일의 연속이었어.

생각보다 애들이 순수하지 않더라구.

하하호호 웃으며 수업하는 날은 없고

말 안듣는 송아지 달래고 달래서 여물 먹이는 것처럼

공부 가르치는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구.

 

암튼. 일은 오후 2시에 출근해서 10시 30분에 마감이었는데

집까지 걸어서 오면 11시 정도가 되었어.

돌아오면 너무 피곤해서 씻고 바로 곯아 떨어졌어.

일을 하니까 정말 사람이 피곤해서 잡생각 할 틈이 없더라구.

특히 그 시기에 지인과 살림을 합쳐 같이 살았거든.

혼자 있는것도 아니라서 나의 우울증은 점점 소리없이 극복되어가고 있었지.

언제 우울했냐 싶을정도로 말이야.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그때는 가을이었어.

추석을 며칠 앞둔 날이었을거야. 

 

 

애들 2학기 중간고사는 항상 추석 다음인지라

추석 전에 보충을 다 끝내야 했거든.

그날은 휴일이었는데 추석때 쉴것을 대비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하루종일 수업만 하고 왔지.

종일 떠들었더니 목도쉬고 너무 지치더라구.

집에 오자마자 물 한잔 마시고

씻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침대에 누워버렸어.

그때가 밤 11시가 넘었을꺼야.

 

막 잠이 드려는 찰나에 전화 벨이 울리더라구.

룸메이트였어. 오랜만에 남자친구를 만나서 술한잔 하고 오겠다는거야.

나는 너무 졸려서 대답도 건성으로하고 그냥 끊었던것 같아.

그렇게 나는 끔벅 잠에 빠져버렸어. 아니, 잠에 빠졌다고 생각했지.

얼마쯤 잤을까? 귓가에서 똑똑똑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거야.

혹시 욕실 샤워기에서 물이 새는건가? 화장실 문이 열려있나?

추측을 했지. 소리가 매우 거슬렸지만 일어나긴 귀찮았어.

무시하고 더 깊은 잠을 자고 싶은데, 이미 나의 신경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사로잡혀 버렸지. ㅡ_ㅡ

시간이 지날수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더 굵어지는거야.

처음에는  똑똑똑똑 이었는데

나중에는 주륵주륵주륵.... 으로 바뀌었어.

그니까 처음에는 물방울이었다가 나중에는 빗줄기처럼 굵어졌다가

더 나중에는 수도꼭지에서 물이 줄줄 흐르는? 이해가 되려나?

그래서 이건 무슨 일인가 싶어서 누운상태에서 고개를 획 돌려 방문쪽을 봤지.

방문쪽을 본 이유는, 방문 너머로 바로 화장실을 볼 수 있는 구조였거든.

그런데 나는 정말,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될 수밖에 없었어.

 

물개알지? 몸통은 딱 물개만 해. 피부도 새까맣고 번들번들해서

기름칠을 해놓은것 같고, 눈알은 바둑알처럼 시커멓고 동그란데

머리털은 수북하고. 다리는 강아지다리마냥 짧고.

절대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알던 동물도 아닌것이

방 한가운데서 양동이에 물을 퍼서 방에다 뿌리고 있는거야.

내 설명이 좀 거지 같아서 이해가 될까 모르겠지만

절대절대 본적없는 생물체가 양동이에 든 물을 방바닥에 퍼붓고 있던거야.

나랑 눈이 마주치니까 그것은 신이 났는지

짧은 다리로 방안을 총총거리며 뛰기 시작하더라구.

얼마나 물을 뿌려댔는지 이미 방안은 물이 흥건한 상태고,

첨벙 거리면서 끼히히히 거리면서 좋다고 뛰는거야.

무서운것도 무서운거지만, 나는 그 상황이 말이 안되서

완전 경직된 자세로 보고만 있었어. 그 순간

아, 저것은 실제하는 생물이 아니구나. 도깨비구나. 아 저건 도깨비다.

살면서 한번도 도깨비를 본적도 없고, 도깨비에 관심도 없었지만

육감+직감+오감을 총 동원했을때 그냥 도깨비라고 감이 왔어.

그리고 이건 가위눌린거라고. 눈을 다시 꼭 감고 

그냥 다시 잠에 들거나, 차라리 기절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 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얼른 뛰어서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야겠다고

발 한쪽을 이불 밖으로 내밀려는데 몸이 꼼짝을 안는거야.

응.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위에 눌린게 그때였어.

가위에 눌리면 몸을 꼼짝할 수 없다는게 진짜라는걸 그때 배웠지.

나는 그 상태로 꼼짝없이 누워서 룸메가 오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

 

도깨비인지, 물개인지, 강아지 인지 모를 그 정체불명의 생물은

양동이를 바닥에 내치기도 하다가, 물을 담아서 허공에 뿌리기도 하다가

고인 물 위에서 참방참방 물장구도 치고 .. .참 ㅋㅋㅋ

분명히 가위에 눌린게 맞는데도 무섭기 보다는 이게 뭔 일인가 싶더라니깐.

한참을 그렇게 있었는데 밖에서 쾅쾅쾅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거야.

그 집이 오래된 주공아파트였는데 시설이 완전 쉣이었거든.

초인종도 고장이나서 문을 두드려야만 했어.

아, 드디어 사람이 왔구나 다행이다 싶어서 안도하는순간

진짜 거짓말처럼 주변이 샥~ 하고 깔끔하게 정리가 되더라구.

분명히 바닥 가득 물이 흥건했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당연히 그 도깨비도 사라지고

내 발목에 티던 물방울 자국도 말끔히 사라졌어.

얼른 일어나서 현관문쪽으로 도망치다싶이 해서 나갔다.

내 룸메이트가 열쇠를 두고 나가서 문을 두드리나 싶어서

누군지 확인도 않고 문을 벌컥 열었는데

왠 낯선 사람 둘이서 엄~청 불편한 얼굴을 하고 서있는거야.

 

이야기가 길어질것 같아서 요약하자면. 대충 이런 이야기가 오갔어.

그 사람들은 우리 아랫집 부부였어.

삼일 전부터 본인집 안방 벽지가 축축해지더라는거야.

그래서 업자를 불러다 문의를 했더니 우리 집(윗층)에서 누수가 되서 그런거라고

윗층에 연락을 해서 해결을 하라고 했다는거야.

그래서 우리집을 하루에도 몇번씩 찾아왔지만 올때마다 사람이 없었다고 해.

당연한게 룸메와 나는 오후 2시에 집을 나가서 새벽 12시쯤 퇴근을 하니까.

올때마다 사람이 없었던것이고. 오전에는 문을 두드려도

잠을 자느라 사람 기척을 못들었던거야.

그래서 아랫집은 삼일 동안이나 물이 흥건한 안방 때문에 죽을맛이었다고 해.

그런데 그날은 물이 너~~~~무 많이 새서 참다못해

새벽 `1시인데도 한번 올라와 봤다고.

늦은 시간이라 민폐인걸 알겠지만, 지금 본인이 그런걸 따질때가 아니라면서

하루빨리 공사를 해야겠다고 하더라구.

나야 뭐. 집 주인도 아니고 세들어 사는 사람인지라

집 주인 연락처를 그쪽에게 주고 말았지.

 

그들을 보내고 물 한잔을 하면서 생각해 보니

가위눌리면서 본것이 이야기가 맞아 떨어지는거야.

양동이에 물을 퍼담아 엎지르며 놀던 도깨비가 의미하는건 누수를 의미했던것 같아.

내가 본게 헛것이 아니라, 정말 도깨비의 장난일지도 모른다는

묘한 확신이 생겼어.  

시간이 지나서 이 이야기를 이모할머니께 했더니

도깨비가 장난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터마다 도깨비가 자리를 찜해서 사는데

아마 그 자리가 도깨비가 사는 곳이었나보다~ 장난처럼 말씀해주시던걸.

 

 

 출처 네이트판 헤이브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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