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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여름 휴가때 일

title: 잉여킹냠냠냠냠2019.02.25 23:55조회 수 770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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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친구가 겪었던 여름휴가 때의 일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고등시절 이야기니....

 

음....벌써 10년도 더된 이야기네요.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총 세가지의 일을 들었습니다.

 

그 중 덜 뻔한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나머지 두 이야기는 너무 뻔하기도 하고...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 같기도 해서..

 

지금 할 이야기도 뻔한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에 엮인 다음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죠.

 

그럼 시작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는 남자만 다닐 수 있다는 남고에 재학중이었죠.

 

남고 졸업한 누구나가 그랬겠지만, 남녀공학 고등학교는 참으로 꿈같은 성역이랄까요 하여튼 뭐

그런 느낌을 갖게끔 하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다니던 남고에는 특별한게 하나 있었는데 한달에 한번 이웃여고와 클럽 활동을 함께 하

는 특별한 클럽활동이 있었더랍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여름에는 그 이웃 여고생들과 방학의 일부를 함께 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다네요.

 

그래서 바다냐 산이냐 의논의 의논을 거듭한 결과 이야기 주인공의 시골로 놀러를 가게 되는 합의

점에 도달하게 되었답니다.

 

금전적으로 모자란 부분은 시골집에서 지원 받을 수 있거니와, 산이 있으면서 저주지도 있고 해서

산과 바다의 느낌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인적도 드문곳이라 아무리 시끄럽게 해도 그들만의 세상으로 있을 수 있었더라는 이야기도 했네

요.

 

그렇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당일에는 여자 5명 남학생 7명 총 12명이 함께 시골로 가는

 

기차에 올라탔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신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신나긴 개뿔..2박 3일 계획하고 가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하루만에 올라온거 생각하면..."

 

"뭐가 있었는데?"

 

"야 여자애들이랑 놀러가면 재밌을거 같지? 이런...걔들이 울고불고 개난리를 치는 바람에 나중에

는 짜증만 나더라. 최악이었어."

 

"뭔데 그래?"

 

"야 듣고 구라라느니 그딴소리는 말아라...."

 

 

 


 

총 12명이나 되는 인원은 어딜에서도 눈에 띄는 인원이었다죠?

 

시끌벅적 한건 두말할 것도 없고, 뭘해도 단합이 안되는 그런 모양새였나 봅니다.

 

"더 필요한거 없냐?"

 

"야야 됐다 임마. 모자른거 있어도 삼촌한테 달라면 돼. 왜 돈을 못써서 안달이야."

 

"그러냐?"

 

역앞에 우르르 짐을 내리고 몰려있는 일행을 바라보며 원철은 내심 불안한 듯 형주에게 따져오더

랍니다.

 

"야 술이나 모자른가 봐봐."

 

"술이 왜 모질라. 저거 다 먹을 수나 있을 것 같아?"

 

"그런가...."

 

캔맥주 4박스와 역앞 가게에서 산 금복주 대자 3병.

 

그때는 술마시는 법을 몰라 술이라면 다 오케이 하던 멋모르고 철없던 시절이었죠.

 

남학생 시절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공감하실겁니다.

 

지금은 저렇게 먹으라면 아마 병원에서 눈뜰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일행은 역앞에서 이것저것 모자를 것들을 구비하고 마중나온 형주 삼촌의 안내로 시골집에

도착 간단한 점심을 할 수 있었답니다.

 

"야 너희들 어떻게 놀던 상관은 없는데, 술먹고 저수지에 들어가는 무모한 짓은 하지 말아라."

 

"에이 삼촌 고등학생이 무슨 술이예요."

 

"짜식이...야 나는 임마 너희들 같은 시절 없었는 줄 알아? 삼촌이 다 눈감아 줄테니깐 무모한 행동

 

절대 하지 말고 무사히들 돌아가."

 

"삼촌만 믿을게요."

 

"그러니 니들이 여기 온것 아니겠니?"

 

"하하하 역시!"

 

삼촌은 호탕하신 분이랍니다.

 

보통 어른들 처럼 이것저것 참견 간섭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분이셨다네요.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일행은 바로 저수지로 향했다고 하네요.

 

삼촌이 운전하는 포터 뒤에 올라타서는 그야말로 시골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가 있었답니다.

 

그렇게 10여분 정도를 이동하자, 넓은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지고 입구 비슷한 철제 건축물 옆에 경

비 초소 비슷한게 있었는데, 인적은 전혀 없어 보이더랍니다.

 

그 입구를 지나 저수지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그곳부터는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좁은길이 나왔

 

일행은 모두 짐을 메고 내려 안전을 당부하는 삼촌을 웃으며 배웅했다고 하네요.

 

"특히 남자애들은 여자애들 있다고 무모한 행동들 하지말고..."

 

삼촌의 주의는 이미 귓등으로 흘려지고 있었다나요?

 

태우고온 포터가 저만치 사라지자 주위는 더더욱 시끄러워 졌답니다.

 

"내가 예전에 놀러왔을 때 꽤 괜찮은 자리를 봐둔 적이 있어. 거기로 가보자고."

 

그러나 일행은 들떠 있는 중이라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고 의견은 산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12명이나 되는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주거나 단합되어 주길 바라는 건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었다네요.

 

 

간신히 의견을 하나로 모아 형주의 안내에 따르기로 하기까진 꽤 많은 시간을 허비 할 수 밖에 없

었고,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은 장소는 꽤 넓직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짐을 풀고 텐트를 친 곳은 희안하게 잡초나 나무가 거의 없어서 마치 전에도 누군가가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 같은 흔적이었다고 하네요.

 

"누가 좋은거 알고 놀러왔다가 간 모양이네. 어떻게 이리도 딱 맞지?"

 

"야야 일단 짐부터 풀자고."

 

일행은 각자 메고온 가방과 짐들을 한쪽에 모아놓고 나서기 좋아하는 남자녀석들이 텐트를 들고와

 

이리저리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더랍니다.

 

시끌벅적한 가운데 대충 텐트가 모습을 갖추어 가고 총 4개의 텐트가 완성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

이 흘렀다고 합니다.

 

아마 저녁 7시 정도가 되어서야 겨우 저녁식사를 준비할 수 있었고, 그 역시도 나서기 좋아하는 남

자녀석들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었다고 하네요.

 

"저 새끼들은 평소엔 잘 씻지도 않으면서 여자 앞이라고 지랄들을 떠는구만."

 

"누가 아니래냐...꼴값들을 하고 있어.."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녀석들은 여유로웠다죠?

 

 

시간이 걸리기야 했지만, 여자한테 잘 보이려는 녀석들 때문에 나름대로는 편할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저녁밥 같은 것이 지어져 일행은 저녁식사를 마칠 수 있었고, 그 무렵에는 산너머

로 붉어지는 노을을 볼 수 있었답니다.

 

"야 지금 몇시냐 됐냐?"

 

"어. 8시 다 되가네."

 

"벌써?"

 

"뭐 벌써야. 저 병신들이 지랄들 하느라 이리됐지."

 

"쳇..저중에 몇놈이나 웃을 수 있을런지..."

 

형주는 출발하던 역부터 저녁식사를 마친 그때까지 단 한순간도 여자일행과 떨어지지 않는 몇몇이

참 대단해 보이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시간은 좀 더 흘러 저녁 밤 10시 정도가 되었을 무렵이었다네요.

 

어디서 보고 들은것은 있었는지 옹기종기 모여앉아 모닥불을 피워놓은 모습은 드라마나 영화의 딱

한장면이었답니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밴드부의 일환이라는 친구.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기타를 메고온 그는 아마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이라고 하네요.

 

"저새끼 딴놈들이 여자들 한테 잘보이려고 쑈 할때 여유있던게 저거였구만..."

 

"..짐될거라고 그렇게 반대했는데도..이 장면을 그리고 있었겠지?"

 

그도 그랬던게.

 

여자들의 눈은 이미 하트가 되어있었다고 형주는 말했습니다.

 

평소엔 경험 할 수 없는 모닥불에 깊어가는 밤 잔잔히 흐르는 기타 소리.

 

마치 청춘드라마에 나오는 대학생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겠지요.

 

당연히 여자친구가 없는 다른이들의 시선은 곱지가 못했겠죠.

 

거의 게임오버의 상황으로 달리는 중에 가장 많이 공을 들인것 같은 정수라는 녀석이 벌떡 일어나

더랍니다.

 

"야 카세트 어따가 박아놨냐?"

 

대뜸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카세트를 외치는 그.

 

기다렸다는 듯 그 순간만은 그의 생각을 읽고 동조하는 몇몇이 후다닥 짐을 모아놓은 곳으로

달려가더랍니다.

 

"분위기 우중충해지잖어. 이런데 왔으면 당연히 댄스음악을 들어야지 어설프게 대학생 흉내나 내

서 되겄냐?"

 

평소 쉬는 시간이면 듀스의 이현도나 서태지의 이주노 댄스를 교실 뒷편서 연습하던 정수.

 

기타에 가려 때를 놓치는가 싶더니, 흐름은 다시 정수에게로 흘러가는 중이었답니다.

 

그 모습을 형주는 정말 재미있게 관람했다고 하네요.

 

그 때 였답니다.

 

"야 이거 소리가 안나오는데..."

 

카세트를 손에 들고 만지작 거리며 다가오는 친구를 향해 형주는 손을 내밀었답니다.

 

"줘봐."

 

건네받은 카세트.

 

그 카세트는 형주가 집에서 듣던걸 가져간 것이었답니다.

 

지금도 그의 집에 가면 있더군요.

 

삼성의 옛날 로고가 새겨진 아날로그식 더블데크 카세트.

 

디지털 버튼식이 아니라 꾹 눌러야 버튼이 들어가 재생이 되는 그런 장치였습니다.

 

들고 다니기엔 좀 무리가 있는 크기를 자랑했지만, 그 당시엔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나 봅니다.

 

"아후 이 병신아. 녹음이랑 같이 누르면 당연히 안나오지. 안에 있는거 다 지워졌겠네..쯧.."

 

형주는 카세트를 건네받고 녹음기능이 되는 쪽 데크의 꺼내기 버튼을 눌렀답니다.

 

"야 테이프 확인도 안하고 막 누르면 어떻해! 갖고 온거 줘봐."

 

뚜껑이 열리고 나온 테이프는 노래방에서 받아온 형주의 테이프 였다는군요.

 

당시에는 방과 후 노래방엘 자주 갔었는데, 노래방 서비스 차원에서 우리가 부른 노래를 녹음해 주

는 것이 유행이었었죠.

 

형주는 받아든 테이프를 녹음기능이 없는 쪽에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답니다.

 

'치이익...'

 

인트로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 공백시간이 상당히 길어지고 있었답니다.

 

당연히 모두의 시선도 형주를 향해 있었고, 어느새 기타 소리도 멎어 있었답니다.

 

"야 이거 제대로 된거 맞냐?"

 

형주는 카세트 테이프를 꺼내들어 이리저리 살펴보았다네요.

 

"당연하지 임마. 내가 거금 3천원을 주고 산건데."

 

그 거금 3천원의 정체는 듀스의 테이프 였던 걸로 기억한답니다.

 

"이거 짝퉁아녀? 길거리에서 산거지?"

 

"미친...그게 뭔 상관이야. 아예 지금 소리가 안나오는데. 카세트가 이상한거 아냐?"

 

"카세트는 아무 문제...."

 

그때 였답니다.

 

카세트에서 갑자기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더라는 것입니다.

 

"뭐야?"

 

형주는 깜짝놀라 들고 있던 카세트를 떨어뜨릴뻔 한것을 겨우 잡고 있을 수 있었다네요.

 

"언제 라디오 쪽에 가 있었던거지?"

 

형주의 카세트는 말 그대로 구닥다리.

 

그 당시엔 당연한 것이었지만 현재로선 충분히 구닥다리 장치로 요새처럼 디지털 버튼식이 아닌

라디오와 카세트 플레이어를 딮 스위치로 전환을 해야 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는 장치였습니다.

 

물론 딮 스위치가 라디오 쪽에 가 있던 것을 그 때 확인 할 수 있었다네요.

 

"이거 뭐지

....분명 확인 했는데..."

 

"어허. 테이프 문제가 아니네."

 

"야 분명 봤잖어 너도!"

 

"보긴 뭘봐."

 

형주는 카세트와 정수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알 수 없다는 제스츄어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형주는 테이프를 다시 안에다 집어넣고 눈으로 몇번을 재확인 하고나서야 플레이를 눌렀답니다.

 

'나를 돌아봐 나를'

 

갑자기 들리는 고음의 음악소리.

 

"아악! 뭐야!"

 

볼륨이 끝까지 올라가 있었던 것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었답니다.

 

때문에 테이프의 노랫소리가 뒷쪽의 산마저 울릴정도로 크게 들려 주위에 있는 모두는 깜짝 놀랐

더랍니다.

 

형주는 재빨리 볼륨을 줄이고, 카세트를 정수에게로 건네줬답니다.

 

"야 이젠 제대로 될거다."

 

"오케이. 그동안 갈고닦은게 다 오늘을 위해서 아니겄냐."

 

 

씨익 웃어보이는 정수.

 

얼굴에는 승리에 대한 확신이 서있던 그 웃음.

 

카세트를 건네받은 정수는 조금씩 볼륨을 올리며 여자아이들이 모여있는 한 가운데로 들어갔답니다.

 

저만치 바닥에 놓여지는 카세트가 보이고 뒤이어 듀스의 커다란 음악소리.

 

그곳은 바로 정수의 독무대가 되어버렸답니다.

 

 

옆에서 어설프게 흔들어 대는 녀석들은 이미 설 자리도 없었다네요.


 

그렇게 약 40분을 놀았다나요?

 

여자 꼬시기에 혈안이 된 5명과는 달리 형주와 기철은 텐트안에 앉아 라면을 부숴먹으며 캔맥주를

마시는중이었답니다.

 

물론 여자친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딱 오대오네...."

 

"그러네. 일부러 맞춘건가.."

 

"저놈들 그냥 이날이 오길 얼마나 기대했었냐 크크크."

 

"정수 저새낀 와~ 저거 봐라 몸이 그냥 날아다니네..."

 

"일환이놈은 쨔그라 지는건가."

 

그도 그런게 당시에는 댄스가요가 곧 유행의 척도일 때여서, 춤만 조금 출줄 안다면 그야말로 스타

급 인기를 누릴 수 있었죠.

 

그렇게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던 중 갑자기 음악소리가 없어

진것을 알아챘고, 저 앞 아이들이 웅성웅성 동작을 멈추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리고 뒤이어.

 

"꺄악!!"

 

저만치 한 여자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바닥에 주저 앉는 것이 보였답니다.

 

그 뒤를 따라 다른 여자아이들도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고 그 여자아이중 몇명은 서로를 감

싸며

 

바닥에 주저앉더라고 하네요.

 

그러자 그 쪽에서 정수가 이쪽으로 달려오는게 보였고, 그 둘은 텐트에서 일어나 그쪽으로 마주보

 

달렸답니다.

 

"야 뭔일이야?"

 

"야 신발....."

 

정수의 그 표정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놀랜 표정이었답니다.

 

평소엔 게슴츠례한 눈때문에 별명이 히로뽕 이라고 불릴정도의 그의 눈이 다시는 볼 수 없을 만큼

 

휘동그래져 있었다고 하네요.

 

"카..카세트....야 저 카세트..."

 

"......"

 

그의 놀라있는 표정에 형주는 미간이 자기도 모르게 일그러지며 뭐라고 묻지를 못하겠더라고 합니

다.

 

"그냥 돌아가!"

 

"뭐?"

 

"건전지가 없이 그냥 돌아가!"

 

"병신아 없으면 새로 넣으면 되지..왜 지랄..."

 

형주는 머릿속에 번쩍 하는게 떠오르더랍니다.

 

낮에 역에 도착해 사둔 건전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몸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로 텐트로 튀어들어갔더랍니다.

 

그리고 가방을 뒤져 찾아낸 건전지 뭉치들.

 

"야....."

 

정수의 목소리는 제대로 떨리고 있었습니다.

 

"건전지 처음부터 없었던거 같아...."

 

형주는 정수의 그 말을 듣지 않아도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놀랜 눈으로 건전지 뭉치를 들어 돌아서는 손은 자신에게도 정수의 말을 거짓말이 아니다라는 것

을 스스로 확인시켜 주는 모양이었다네요.

 

"아까 그럼 라디오 하고....그런건 어떻게..."

 

평소에는 집에 있어야 할 카세트.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집에서는 건전지 넣는 곳따위 열어 볼리도 없었

고,

 

당연히 건전지는 들어있지 않을텐데...하는 생각이 미치자 자신도 모르게 카세트가 있는 쪽으로 달

리게 되더랍니다.

 

그곳에 도착하자 카세트는 그냥 바닥에 덩그러니 놓여있고, 아무도 그 근처에는 가지 않으려는 모

양새를 하고 있었더랍니다.

 

형주는 곧바로 바닥에 주저 앉아 카세트를 이리저리 만져보았답니다.

 

아무리 누르고 돌려보고 해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카세트.

 

갑자기 이곳은 깊은 산이라는 것이 생각나더랍니다.

 

'이런 산골에 아까 라디오 뉴스 같은 건 뭐지..."

 

생각이 미치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산을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여자아이들이 형주

의 그 불안한 모습을 읽은 듯 비명을 지르며 우르르 텐트쪽으로 달려갔더라고 하네요.

 

"야..이거 장난이지? 어떤 새끼가 건전지 뺀거 아냐?"

 

"......."

 

형주는 장난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장난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죠.

 

형주는 가져온 건전지 뭉치의 비닐을 벗겨내고 하나 하나 총 4개의 건전지 중 3개를 넣고 플레이를

누르려고 했답니다.

 

이번에도 라디로쪽으로 맞추어진 딮스위치.

 

볼륨은 끝까지 올라간 상태.

 

형주는 볼륨만 내리고 그대로 마지막 건전지를 끼워 넣었다네요.

 

'치직....삐..치직..'

 

라디오의 잡음이 들리더랍니다.

 

옆의 신호조정 다이얼을 아무리 돌려봐도 같은 잡음만이 흘러나올 뿐 아까와 같이 깨끗한 음질은

기대하기 힘들었다네요.

 

"미치겠네....."

 

형주는 다시 건전지를 빼고 딮스위치를 카세트 쪽에 놓고 플레이 버튼을 눌러보았지만 결과는 당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네요.

 

"야!"

 

어느샌가 뒤쪽으로 다가선 정수가 부르는 소리에 형주는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답니다.

 

"아까 경비들도 그렇고, 여기 이상하다. 여자애들도 집에 가자고 난리야."

 

"이런 신발...어떻게 돌아가는거야 이거..."

 

주위를 둘러보니 저만치 텐트에서는 여자애들이 모여 울고있는 것 같이 보이고, 그 근처에 남자가

셋 그리고 자신의 주위에 셋이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형주는 그들을 한번씩 번갈아보며, 뭘 어떻게해야 좋을지 몰라 카세트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네

요.

 

희안하게도 낮에는 아무리 제어할려고 해도 통제가 안되던 애들이 그때만큼은 형주만 바라보고 있

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답니다.

 

"...일단은 다 모여서 따로 행동하지말고..."

 

형주는 걸음을 옮겨 텐트쪽으로 다가가 여자아이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답니다.

 

그냥 소리없이 흐니끼는 애들이 둘 보이고 나머지 애들도 겁을 먹은게 역력할 정도의 표정으로 형

주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너희들....따로 움직이지 말고 텐트에서 같이 있어. 좀 좁더라도 참고 말야. 이 밤만 어떻게든

 

보내자..."

 

형주는 잘 생각나지도 않는 말을 최대한 더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여자애들을 달래볼려고 했답니

다.

 

"신발 아까 경비들...그 때 부터 이상했어..."

 

기철이 불쑥 튀어나오더랍니다.

 

"맞아 그 경비들...확실히 이상했어. 아까 춤추면서 놀기전까지도 여자애들이 이상한 이야기 했었

거든."

 

정수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거들고 나섰습니다.

 

"일단 것보다는 오늘밤은 어케서든 무사히 보내는것만 생각하자. 아침되면 바로 짐싸자고."

 

모두들 꾹 다문 무언의 표정으로 동의를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그날 밤은 지나갔고 아침이 되어서는 삼촌께 연락을 해 그길로 바로 집으로 올라왔다네요.

 

그리고 그날밤의 카셋트...

 

또 하나의 문제는 정말 우연하게 일어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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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2-

 

 

 

 

 

 

 

 

 

 


그 당시에는 밥배 따로 있고 술배 따로 있다고 했더랬죠.

 

지금이야 잘 모르는 말이지만, 혈기왕성 할 고등시절엔 그 말이 맞는 것도 같았습니다.

 

우여곡절끝에 밥 비슷한 것을 만들어놓고 이리저리 사온 통조림이나 김 같은 것들을 펼쳐놓으니

꽤 으리으리 했던 모양입니다.

 

평소같으면 맛이 있을리가 만무한 것들이 야외에서 왁자지껄 먹여 제끼기에는 그 맛이 더 할 나위가 없었다네요.

 

그러고 나서는 바로 술판을 벌이려 하는 와중에 밴드부의 일환이가 어디선가 기타를 들고 오더랍니다.

 

"아 저새끼 짐 된다고 그렇게 가져 오지 말라니깐..."

 

"야야 이럴때 폼 좀 잡아보지 록가수 흉내내는 아웃사이더 놈들이 언제 빛을 보겠냐."

 

"크크..이 새끼들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소리 말아라."

 

일환이와 일행사이에는 장난 비슷한 약간의 실랑이가 오가고 있었답니다.

 

여자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고 즐거워 하는 표정이었고, 남자들은 그 상황을 즐기며 여자아이들의

 

선심을 살려고 무던히 노력했다죠?

 

그러던 중에 여자일행 중 모든 남자애들이 눈독을 들여놓은 미영이란 여자아이의 낌새가 잠깐 이

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네요.

 

남자들의 호감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어느때나 남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던 차, 그녀의 이

상한 행동 하나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답니다.

 

그 중에 가장 빨리 말을 건 정수였다죠.

 

"미영아 왜 그래?"

 

"..으..응..저기.."

 

"응?"

 

미영이 턱짓으로 가르키는 곳으로 모두들 고개가 돌아가더랍니다.

 

"누구지?"

 

"글쎄다..."

 

형주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두개의 후레쉬 빛이 교차하며 다가오는 곳으로 나아갔답니다.

 

그러나 형주가 더 나아가기 전에 이쪽에서 경찰과 비슷한 차림새를 한 두명의 남성이 이쪽으로 오

는 것을 볼 수 있었다네요.

 

"야 경찰은 아니지?"

 

"경찰?"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곳에 경찰이 올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죠.

 

형주 일행들이 약간 어리둥절해 하며 자리에서 머뭇 머뭇 일어나자 두 후레쉬 불빛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답니다.

 

"자네들 여기 놀러온건가?"

 

"예."

 

형주가 대답했답니다.

 

"여기는 함부러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닌데 학생들끼리 위험하게 논다는 제보가 있어서 와 본거

야."

 

"누가요?"

 

누가 위험하게 놀고 있냐는 물음이었지만, 대답은 다르게 나왔답니다.

 

"누구긴 동네 주민들이지."

 

"저희 삼촌이 말씀해 놓아서 다들 알고 계실텐데요?"

 

"삼촌?"

 

"예. 이찬주 씨라고..."

 

"이찬주? 청년회장 말하는 건가?"

 

"예."

 

두 남자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작게 대화를 나누는 듯 해 보였답니다.

 

"아 다른건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저수지 쪽에서 소리가 난다 해서 연락받고 온거야."

 

"......."

 

"사람들이 들어올 만한 곳이 아닌데 말이지...자네들 같이 외지 사람이 아니면 여기 놀러오고 할 곳

이 못되거든."

 

"왜요?"

 

"왜긴...여름에 여기 헤엄치러 온다고 해서 사고가 특히 많지."

 

"저흰 물에 안 들어가요."

 

"그럼 다행이지만....."

 

두 경찰 아니...그렇게 생각되는 그 두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윗 오주머니에서 메모할 것

을 꺼내드는 것이었답니다.

 

"우리도 일단 민원받고 출동한거라 형식 좀 차려야되니깐 협조 좀 해줘."

 

"어떤거죠..?"

 

"일단 그쪽이 대표인듯 보이니...자네 주민등록 번호."

 

 

턱짓으로 형주를 가르키고 바로 고개를 숙여 받아적을 자세를 취한 경찰은 형주에게서 주민번호를

받아 적자 허리에 걸린 무전기를 빼 드는 것이었답니다.

 

"xxxxxx 에 xxxxxxx. xxxxxx 에 xxxxxxx."

 

'치익'

 

무전기의 송신음이 끝나고 약 30초 정도 후에 수신음이 들렸답니다.

 

'치익. 확인됐다. 이상없음. 치익'

 

당연히 들려야 할 대답이 나왔지만서도 어딘가 모르게 껄그러웠다는 겁니다.

 

"이거 노는데 미안하게 됐군 그래. 우리도 그냥 할 일 한거야."

 

"예...."

 

"아 그리고 말야 도움 청하거나 할 일 있으면 저 쪽에 방범초소 있으니 그쪽으로 가면 돼."

 

"방법초소요? 입구에 있는거 말씀이신가요?"

 

"아니 그거 말고. 저 쪽으로 가다보면 전봇대가 나와. 그 밑에 초소가 있으니깐 안으로 들어가면

돼. 하여튼 그렇게 알고 있어들."

 

일행은 경찰들이 가르키는 저 어둠 넘어로 고개를 돌렸답니다.

 

그냥 어두울뿐 더 들어가봐야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곳이었다네요.

 

"재미있게들 놀아."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왔던길로 되돌아 가더랍니다.

 

일행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펼쳐놓은 자리로 되돌아 갔답니다.

 

하지만 발검을을 옮기지 못하는 미영을 보며 남자들도 제각각 그녀를 돌아보게 되었다네요.

 

"저 사람들 이상하지 않아?"

 

미영이 던진 한마디.

 

자리로 돌아가던 일행의 발걸음이 모두 순간적으로 주춤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답니다.

 

다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었지만 뭔가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형주만이 받은 느낌이 아니었다 하

는군요.

 

"맞어. 저 꼰대들 왠지 수상해..."

 

기철이 대뜸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해 보였답니다.

 

"야 봐봐. 짭새들이 저렇게 쉽게 돌아갈리가 없잖아? 뒤에 술도 뻔히 다 보이는데..."

 

"그건 그렇다해도...형주 삼촌 이름 말할때 짭새들 표정 봤냐?"

 

정수가 기철의 옆에서며 말을 이었답니다.

 

"표정이 뭐 그려러니 하는 표정이었어. 형주 삼촌 덕일지도 모르지."

 

".....그랬냐?"

 

"그려러니 해야지...짭새새끼들..야밤에 순찰돌기도 귀찮은거 아니겠어? 여기까지 온게 더 신기하

다 야."

 

정수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웃어보이자 형주는 갑자기 낮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더

랍니다.

 

'아냐...뭔가 이상해...파출소는 역옆에 있었는데...여기까지 거리가...'

 

그러나 그 생각은 일행을 불안하게 하기에는 충분했답니다.

 

주선자가 되어 이쪽으로 데려왔는데 괜히 일을 벌릴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었다네요.

 

그렇게 대충 생각을 마무리 하고, 자리로 돌아가 앉을려는데....

 

"너희 정말 모르는 거야?"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깨고 미영의 목소리가 모여있는 일행들 사이로 스며들듯이 들려왔답니다.

 

그때까지 경찰들이 사라진 쪽을 바라보고 있던 미영이 다시 자리를 잡고 앉은 일행을 향해 돌았서

 

순간이었다죠.

 

"미영아 왜 그래 너 무서워..."

 

여자 일행중에 누군가가 불안한 목소리로 미영에게 대답했더랍니다.

 

돌아선 미영의 표정도 불안함이 가득찬 표정이었다네요.

 

"나 봤어....."

 

낮게 끊어지는 목소리.

 

시선의 촛점은 일행을 향하지 않고 어딘듯 불안하게 흐트러트리는 모습이었답니다.

 

"야 왜그래! 정말 무섭잖아!"

 

여자아이들의 낮은 비명이 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였답니다.

 

"야야 됐어 보긴 뭘봐. 그냥 기분탓 아니겠니?"

 

어느 순간에 거기까지 이동했는지 수희라는 여자아이가 미영의 어깨를 감싸는 것이었답니다.

 

그리고는 일행이 있는 자리로 데려오는 것이었다죠.

 

"야야!! 니가 더 무서워. 언제 미영이한테 갔냐? 깜짝놀랬잖아."

 

정수가 너스례를 떨며 미영과 가까이 다가온 수희의 어깨를 탁 쳤답니다.

 

"어머 얘가. 언제부터 알았다고 친한척이야?"

 

"어허 이거 왜이러셔. 벌써 우린 친구 아니겠어?"

 

"훗. 웃기시네."

 

그렇게 정수의 적절한 너스례로 분위기는 일단락 되었지만, 수희가 미영에게로 다가가는 것을 아

무도 모를정도로 미영의 분위기에 눌려가고 있었던 것 같았답니다.

 

형주는 오래전부터 자신에게 벌어졌던 일들도 그렇고, 그 때 벌어진 그 상황도 그렇고 가볍게 넘겨

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네요.

 

그러나...

 

분위기는 일환이의 기타연주로 금방 전환이 되었고, 모두들 좀전에 있었던 일을 잊는 듯 보였답니

다.

 

다만 미영의 불안한 표정과 그것을 계속 지켜본 형주만이 그 분위기에 빨리 익숙해 지지 않았다 하

네요.

 

그것을 눈치챘는지 기철이 형주에게로 다가와 텐트안에서 조용히 맥주나 한 잔 할 것을 권했답니

다.

 

"그래 있는 우리 둘은 빠져줘야지. 저새끼들 자꾸 우리한테 눈치주네 크크크."

 

그렇게 둘은 텐트로 돌아와 캔맥주에 라면을 부셔 안주삼아 건배를 하고 있었다네요.

 

그러다가는 정수의 댄스 타임이 시작되었고, 텐트에 앉은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카세트 사건이 터지고 여자아이의 비명이 들려올 때였답니다.

 

비명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미영.

 

헐레벌떡 달려온 정수의 말을 듣자마자 카셋트가 놓여진 자리에 돌아간 형주는 미영에게 이런 이

야기를들었답니다.

 

"너희들 진짜 모르고 있었던거야? 정말?"

 

"........"

 

주위에 고개를 돌리며 대답을 구하는것이 분명한 미영의 모습.

 

그때서야 형주는 일이 커졌음을 알게 되었다죠?

 

"나...분명히 봤어. 그 경찰 아저씨들...."

 

말끝을 흐리며 눈물이 고여 있는 눈을 닦아내는 미영.

 

"그 사람들 사람이 아닌것 같단 말이야. 왜 내 이야길 끝까지 안들어!"

 

더더욱 흐느끼는 미영.

 

주위는 잠깐 정적에 잠기는가 싶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여자아이들의 비명소리로 주위가 산만해질

 

정도였답니다.

 

그 때 미영에게로 다가가는 정수.

 

"너 아까 그러면....."

 

"......으..응."

 

눈물을 훔치며 고개만 끄덕이는 그 모습에 정수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미영을 주시하고 있던 남자

아이들은그 대답의 의미가 뭔지 알아채는 중이었답니다.

 

"미영아 뭘 본거야?"

 

그 때 미영에게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안는 수희.

 

그렇게 수희에게 기댄채 잠시 흐느끼던 미영은 고개를 들어 정수에게 촛점을 맞추고 말을 했답니

다.

 

"정말 볼 생각 없었거든...그런데...그런데...거기서 갑자기 나타난거야. 정말 그냥 나타났어."

 

"나타나다니 뭐가?"

 

"몰라 그냥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 자리에 나타났어."

 

울먹이는 미영이 하는 말이 정확히 바로 이해는 되지 않았었답니다.

 

형주는 미영에게로 다가갔답니다.

 

"미영아 그냥 나타난거면 그 자리에 그냥 생겼다는 말이야?"

 

"..응.."

 

"걸어서 이쪽으로 온게 아니라고?"

 

"...그냥 거기서 나타났어..."

 

 

형주는 두번의 물음을 하고서야 머리에 떠오르는게 있었답니다.

 

당시 모두가 시선을 돌려 알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가 오고 있을때 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나타났음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라죠?

 

미영이만이 처음부터 본것이었다고 생각되었답니다.

 

'그리고...라디오 무전기....이런데서 터질리가 없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한기를 느껴며 온 몸에 털이 바짝서는 전율을 맛보았답니다.

 

 

"그런데...그런데...진짜 너희들 못 봤어...?"

 

흐느낌을 멈춘건지 눈물기운만 남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 정수를 바라보던 미영은 또 당장이라

 

울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네요.

 

"그 사람들.....그림자가 없었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자아이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텐트쪽으로 달려나갔고, 그들을 따라

달린

 

 

남자들을 제외하곤 정수와 형주 카세트가 마주보고 있었다네요.

 

 

"이런......."

 

"신발 뭐 이래..."

 

정수는 기분을 잡쳤다는 표정으로 바닥의 돌을 차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정수만이 당황하지 않은 표정이었다네요.

 

무서움을 타지 않았던건지....

 

결국 그날밤은 거의 뜬 눈으로 지새웠고, 밤새도록 옆텐트에서 흐느끼는 여자아이들 때문에도 잠

을 잘 수

 

 

없었다네요.

 

불안했던것은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후일담이라면 경찰들이 가리켰던 그곳에 있을 전주밑에 초소는,

 

"거기? 이젠 못가. 작년 홍수나서 저수지 물이 엄청 불었거든. 그때 거기도 물에 다 잠겼지. 지금이

야 물이 빠져서 보일지는 모르겠는데 누가 거길 갈려고 하겠니?"

 

전날에 있었던 이야기를 삼촌에게 들려주자 그렇게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씀해 주셨다 하네

요.

 

그리고 한말씀 더 하신게...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떠돌고 있지. 니들이 아니라도 말야. 그래도 너희는 12명이나 되니 담력시

험으로도 좋을거라 생각했는데...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큰일날뻔 했어..."

 

그렇게 일행은 악몽같은 하룻밤을 지내고 바로 인천으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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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3-

 

 

 

 

 

 

 

 

 

 

저번에 이은 이야깁니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갔던 휴가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일들로 엉망이 되었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그길로 일행 특히 여자쪽과는 아무런 연락을 할 수 없었다는 비보를 전해주더군요.

참으로 안됐죠...

 

이번 휴가 이야기는 사회에 나와 직장에 다닐즈음에 들은 이야긴데요. 이 이야기는 형주의 집에서

 

간단하게 술한잔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들이죠.

 

그녀석과 전 밖에서 한 잔하고 들어와 집에서 맥주를 조금 더 마시는 것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저옆에 놓여진 카세트를 바라보니 뭐 별거 없는 그런 물건이죠.

 

"저거냐?"

 

"뭐?"

 

"니가 말한거."

 

"그때?"

 

"......."

 

맞다고 고개짓 해보이더군요.

 

"저게 얼마나 쫄게 한 줄 아냐?"

 

"뭐가 또 있어?"

 

"니한테 못 들려주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뭘?"

 

"....묻어온게 있어."

 

"묻어?"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그날 부랴부랴 짐싸서 인천으로 오는 내내 일행은 침묵으로 일관 했다하는군요.

 

애써 분위기를 바꿔볼 그런것도 없었답니다.

 

모두들 묵묵히 창밖만 바라보고 돌아왔다죠?

 

그저 헤어질때 다음에 보자라는 가벼운 인사뿐...

 

그 후로도 실제 서로간의 연락은 거의 없다고 하더군요.

 

방학이 끝나서야 어느정도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다는데요.

 

"그정도로 심각했냐?"

 

"니가 몰라서 그래...이야기로만 들으니 다음날 막 웃고 할 수 있을 것 같지?"

 

"........."

 

"그 분위기는 말로 설명이 안돼. 다들 목숨은 건졌다라는 표정이랄까...?"

 

"훗..."

 

"뭐야? 웃어?"

 

"야 사내새끼들이 무슨....기집애들이야 뭐 그려러니 해도..."

 

"이놈봐라. 그때 테이프가 있어야 찍 소리도 못 할텐데..."

 

"뭔 테이프?"

 

"있어 그런게. 정수 새끼가 안 가져갔으면....."

 

 

 

사건 당일은 개학까지 몇일이 안 남은 어느날 이었다는군요.

 

예고도 없이 정수가 집으로 찾아왔답니다.

 

"야 삐삐라도 치지."

 

"삐삐는 무슨. 형이 다 널 위해서 이벤트 준비한거 아니냐."

 

정수는 현관으로 들어서며 뒷짐지고 있던 뭔가를 들어 보이더랍니다.

 

"짠! 이게 뭔줄 아냐?"

 

"헛!"

 

"새끼 놀래긴 크크크."

 

다름아닌 그 당시 그들에겐 최고급 이라 칭해도 전혀 무색함이 없는 양주 패스포드 였던겁니다.

 

"이거 어서 났어?"

 

받아든 양주박스에서 도저히 눈이 떼어지지 않더랍니다.

 

"어서 나긴 형이 다 널 위해 준비한거야."

 

"이자식이!!"

 

형주는 자기도 모르게 정수의 어깨로 팔이 감싸지더랍니다.

 

"우린 친구지?"

 

"니놈이 지옥에 떨어지는 날 절대 외면하지 않으마."

 

온갖 미사어구를 동원해 자신의 우정을 보여주려 해도 모자람은 끝이 없었다네요.

 

 

얼마나 고마웠다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일이지..."

 

"뭐가?"

 

"그깟 양주 한병. 그때는 왜그리 멀게 느껴진거야...크크크."

 

"야 니만 그랬겠냐....그래서 어떻게 된건데?"

 

"아...."

 

 

 

낮시간의 집에는 아무도 없는게 당연한 형주의 집.

 

둘은 방으로 향하기전 거실에서 평소에 잘 쓰지않는 컵과 대충 얼려져 있는 냉동실의 얼음을 전부

들고 평소에 어디선가 본 장면들을 흉내내고 있었답니다.

 

"야 진짜 이거 어디서 난거야?"

 

"궁금하냐? 얼마전에 우리집에 제사가 있었지. 친척들 중에 누가 가져온건데 안먹고 창고에

 

박혀있더라고. 그래서 걍 들고 나왔지."

 

"잘했다! 아무도 관심 안 가져 줄때는 우리라도 가져줘야 않겠니?"

 

둘은 이미 신이 하늘로 향하고 있었답니다.

 

"야 근데 낮술 먹어도 되는거냐? 너희 부모님 갑자기 들어오시면 어떻게 하지?"

 

"야야 쫄지마."

 

형주는 가장 자신있는 표정을 지어보였답니다.

 

 

 

 

 

"그래서 되도 않는 그릇에 얼음 잔뜩 담아놓고 튀김할때 쓰는 집게하고 우유 가져다가 먹기 시작했

지."

 

"나는 양주 별로 맛대가리도 없던데...."

 

"그런게 그때 어딨어. 그냥 막 먹어제낀거지. 테레비 에서 본거 흉내내고 맛도 지뿔 모르면서 서로

폼 잡은거 생각하면...."

 

실소 비슷하게 웃어 보이더군요.

 

하긴 그 꼴이 많이 우스웠을 겁니다.

 

"그렇게 한 두 모금 마셨을라나...?"

 

 

정수가 어디 한곳을 바라보더랍니다.

 

형주의 등넘어 어떤 곳이었는데, 뭘 보는지 대충 짐작이 가더라 하더군요.

 

"야 저거."

 

"......."

 

컵을 쥔 손의 집게로 등뒤를 가르키는 정수.

 

"저게 왜?"

 

형주는 뒤돌아 카셋트를 바라보며 반문 했더랍니다.

 

정수의 표정은 왜 저것이 여기 있으냐 하는 표정이었다네요.

 

"야야. 저거 없으면 나 뭘로 음악들으라고?"

 

"임마 그게 문제냐? 밤에 혼자 있고 그러면 안 무서워?"

 

"..애들도 아니고..무슨.."

 

"나도 어지간하면 무섭다거나 그런거 모른는데...저거 내 방에 놔둘만큼 깡이 좋진않어."

 

"깡은 옘병...그냥 저거 없으면 노래 들을게 없어서 그런거야."

 

실상 그랬다죠.

 

양주 한 병도 꿈의 물건으로 취급하던 시절엔 모든 전자제품을 쉽게 살 수 있었던것은 아닙니다.

 

거기에 아르바이트도 안하는 고등학생에겐 어지간한 것들은 모두 고가의 것들이었죠.

 

"뭐 됐고..."

 

그렇게 둘은 양주 한모금 우유 한모금 번갈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답니

다.

 

그러던중에...

 

"야 내 듀스 테이프 어디있냐?"

 

"듀스?"

 

"그 때 놀러갔을때 말여."

 

"아~"

 

형주는 카세트 방향으로 턱짓해 보였답니다.

 

"뭐?"

 

"임마 그 때 들고온 이후로 한번도 만진적 없어."

 

"......."

 

"나도 아직까진 만지기 싫어. 밤엔 특히...."

 

솔직히 놔두고는 있었지만, 플레이 버튼을 눌러보지는 못하겠더랍니다.

 

그 당시엔 엠피 쓰리니 하는 것들은 그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고, 개인용 데스크탑 이라는 것은 굉

장한 사치품이었으니, 노래를 접할 수 있는 매체는 오직 기계장치 밖에 없었던 거죠.

 

그리고 형주의 방엔 어디서 가지고 온 것들인지 인형이라던가 피규어 열쇠고리, 노래방에서 녹음

해온 테이프 등등 잡동사니들이 굉장히 많았죠.

 

자기 물건은 잘 버리지 않는다고 했으니, 뭐 그려러니 했습니다.

 

"저기 들어 있다고?"

 

"그럴려나?"

 

형주는 들고 있던 컵을 놓고 살짝 일어나 등넘어로 카셋트가 있는 부분을 더듬어 잡고 정수에게로

 

카셋트를 넘겨 주었답니다.

 

'철컥'

 

정수는 받아들자마자 열기 버튼을 눌러 데크를 개방했고, 그 안에서 같이 딸려나오는 테이프를 볼

수 있었답니다.

 

"있네."

 

짧게 감탄사를 던진 정수.

 

"이거 또 살려다가 갑자기 생각났지."

 

"리어카표 아녀? 하나 더 사면 되지."

 

"무슨 리어카야. 이거 진퉁이래도."

 

"내눈엔 다 짝퉁으로 보이네."

 

"미친....."

 

정수는 신이난 듯 테이프를 다시 데크에다 밀어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 것이었답니다.

 

"........."

 

잠깐 멈칫하는 정수.

 

그 순간 정수가 멈칫 하며 돌린 시선과 형주의 시선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확하게 마주쳤다고 하

네요.

 

"....야 설마..."

 

"미친넘아 그럴일이 있냐?"

 

"그렇겠지?"

 

정수는 다시 카세트로 눈을 돌려 플레이 버튼을 눌렀답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 카세트.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례 정수에게서 카세트를 건네받았답니다.

 

"당연하지. 이게 돌아갈일이 있냐?"

 

하지만 행동은 카셋트 뒷면에 건전지함을 열어보고 있는 중이었다네요.

 

"........"

 

그걸 조용히 바라보는 정수.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했다네요.

 

"야 솔직히 그날.....나 믿기지가 않는다."

 

"뭐가?"

 

"야 빠떼리 들어있었던 걸 수도 있잖어?"

 

"......"

 

"진짜 우리가....."

 

"미친넘아 눈으로 보고도 그러냐?"

 

"........."

 

정수는 더 말을 못 이었다고 하네요.

 

"술이나 마셔. 괜히 더 생각해봐야 짜증만 나지....니 좋아하는 듀스나 실컷 들어라."

 

 

형주는 카셋트 건전지함을 닫지 않은채로 그냥 전원 플러그를 벽면 콘센트에 꽂았답니다.

 

오후에 진행되는 라디오 프로인지 남녀 출연자들의 목소리가 잡음에 섞여서 들리더랍니다.

 

그에 형주는 바로 전환 스위치를 카셋트로 맞추고 듀스 테이프가 들어있는 데크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답니다.

 

아무런 음이 흐르지 않는 긴 인트로가 흐르자...

 

"야 이거 무음이 왜이리 기냐?"

 

"그때도 그러지 않았냐?"

 

정수가 의심이 가는 눈초리로 카셋트를 쳐다보더니 정지 버튼을 누르는 것이었답니다.

 

'찰칵'

 

이러서 테이프를 꺼내 들고는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네요.

 

"야 이거 딱 보면 까만부분이 한 5분 정도는 흐른거 같은데 아무 소리가 안나냐?"

 

"쯧 그러니깐 임마 정품을 사야지 짝퉁을 사니깐 그런거 아녀."

 

"아니 이새끼가 진짜. 정품이래도 내가 맨날 듣던거라고 몇번을 말해야되냐?"

 

정수는 약간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다시 테이프를 데크에 집어넣고는 앞으로 감기 버튼을

 

누르더랍니다.

 

테이프가 빠르게 감기는 소리가 났던것이 약 10초 정도?

 

바로 플레이버튼을 누르자 기다렸던 음악소리가 흘러나오더랍니다.

 

"야야 그날 기철이 새끼가 녹음버튼 같이 누른 부분이 지워진거 같아 보이는데?"

 

"에휴 이게 신발 얼마 짜린데...."

 

입에 무언가 불만이 가득담긴 모양을 하며 연신 기철이 욕을 해대었다고 합니다.

 

"술이나 마시자. 겨우 3천원 짜리 짝퉁 테이프로 열받지 말고."

 

"이 새끼가 진짜!"

 

"크크크 알았어!! 술이나 먹어."

 

그렇게 듀스의 음악을 들으며 이리저리 술잔을 기울이는 가운데 시간이 잘도 흘러가더랍니다.

 

그러다가 음악이 끝이나는 부분에 방안이 조용해지자 '드드득' 하는 카셋트의 오토리버스 소음이

 

 

났더라고 했네요.

 

"생긴건 쌍팔년도 올림픽마크 태생 같은데 오토리버스도 되냐?"

 

"야야 비싼거야 이거 왜이래."

 

그리고 약간 지루하게 이어지는 무음.

 

"야이 기철이 이 새끼 뒷면까지 다 지워버렸나?"

 

"........"

 

형주는 뭔가가 하나 생각이 나더랍니다.

 

그러나 생각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음악소리가 시작되었고, 카셋트로 손을 가져가던 정수가 행동을

멈추고는벽으로 등을 기대더랍니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크게 소리를 내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정수.

 

술이 취했다는 느낌이 역력했다네요.

 

그에 반에 형주는 약간 정신이 맑아 지더랍니다.

 

'분명 전에......'

 

생각에 뭔가 의심이 들더랍니다.

 

형주는 크게 노래를 부르는 정수를 무시한체 카셋트의 녹음쪽 데크를 열어보았다네요.

 

'찰칵'

 

'이런 신발....'

 

예상 했던 모습이었답니다.

 

그 때 였다네요.

 

갑자기 노래가 뚝 끊기더랍니다.

 

"야 뭐야! 왜 끄고 지랄이야."

 

"........"

 

형주는 신경질적인 정수의 반응에 응하기 보다는 열려져 나온 녹음쪽 데크에 더 신경이 쓰이고 있

었다는 중이었답니다.

 

"빨리 틀어 끄지 말고. 형이 휠 받은게 못 마땅하냐?"

 

형주의 머릿속에는 그 날의 일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는 중이었다고 하네요

 

'녹음으로 지워진 테이프는 내 테이프인데....'

 

녹음쪽 데크에서 뱉어져 나온 형주의 노래방 녹음 테이프.

 

그리고 플레이만 가능한 듀스 테이프가 들어있는 옆쪽의 데크.

 

"이새끼 진짜 흥 다 깨네."

 

그 순간 벽에 기대있던 정수가 카세트쪽으로 손을 대려고 했더랍니다.

 

'찰싹'

 

"뭐야?"

 

버럭 화를 내는 정수의 표정과 형주가 마주 보았을 때라네요.

 

형주는 카세트에 손을 대려는 정수의 행동을 손등을 쳐서 저지하고 시선으로 카셋트를 가르켜 보

였답니다.

 

그에 정수는 형주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열려져 있는 녹음쪽의 데크와 그 안에 들어있는

투명한노래방 녹음 테이프를 확인 한 것 같았답니다.

 

그리고 반대쪽에 플레이 버튼이 눌려진채로 있는 데크가 보였는지,

 

"뭐야? 끈거 아니냐?"

 

"......야 잘 봐봐."

 

형주가 턱짓하자 정수는 고개를 숙여 데크 덮개를 바라보았답니다.

 

"어? 돌아가고 있는데...."

 

고개를 들어 형주를 바라보는 정수의 눈빛은 왜 소리는 나지 않냐 하는 반응이었다죠.

 

"야 잘 들어봐. 그날 녹음 버튼 눌러서 지워진 테이프는 내 테이프거든. 니 테이프는 저기에 계속

 

있었던거야."

 

"그게 왜....?"

 

"미친새끼야 무음이 나오는 부분이 있을리가 없는거 아냐. 술좀 깨라 병신아!"

 

정수는 형주의 말에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는가 싶더니, 큰눈을 하고 카셋트를 내려다 보더랍니다.

 

그 때 였답니다.

 

 

 

 

 

 

 

 

 

 

 

"야 뭔소리야 이거!"

 

"........."

 

정수도 본능적으로 느낀건지 형주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하는 모습이었답니다.

 

분명 기억에 있는 소리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잊지않고 있었던 이어지는 소리.

 

'치익....치익...xxxxxx 에 xxxxxxx. xxxxxx 에 xxxxxxx...'

 

'치익. 확인됐다. 이상없음. 치익'

 

 

 


누가 먼저랄것도 없었답니다.

 

미친듯이 방문을 박차고 나가서 현관까지 뛰는데 정말 순간인 것 같았답니다.

 

밖에 나오자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서 순간 현기증이 돌 정도였다네요.

 

"야..야....저거 뭐냐...신발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야 낸들알어!"

 

 

그렇게 둘은 벌벌벌 떨며 맨발로 현관밖에 서서 이도저도 못하고 서로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고 합

니다.

 

"신발...어떻게 저런일이...."

 

"........."

 

어안이 벙벙해 보이는 정수는 형주와 여기저기를 계속 번갈아 보면서 뭔가 말을 할려고 시도를 하려다그만두고 하려다 그만두고 입맛만 다시는 중이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겁먹은 상태에서 한참을 있고 나서야 방에 다시 들어 갈 수 있었답니다.

 

뭔일이 있었냐고 되묻는 듯한 방안의 풍경.

 

정말 아무일도 없었던게 맞는가 싶었답니다.

 

 

 

 

"그때 생각하면....지금도 밤에 깨는게 두려워..."

 

"...그런데 테이프는?"

 

"응? 아....그거 정수가 가져갔다."

 

"왜?"

 

"왜긴. 지꺼니깐 가져갔지."

 

"그냥 준거야?"

 

"그럼 그냥 주지 뭘 어째."

 

"........"

 

정말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그 테이프를 들어봤으면 하는 바램이었지만, 졸업 후 정수라는 친구와는 연락이 되지 않는 모양이

랍니다.

 

"그새끼...그 때 제대로 쫄았어. 지나가다가 이쁜애들 있으면 막 말걸고, 선생한테 대들고 선배한테

도 개기고...깡 하나는 정말 좋은 놈이었는데..그렇게 까지 쫄아버리네...."

 

"훗...깡이 좋아보이긴 하네..니 말대로 조카 쫄았으면서 그 테이프 가져간 걸 보면..."

 

"그렇긴해. 지금이야 약간 후회가 드는게, 그 테이프 정말 만지기도 싫었어 당시에는. 그래서 줘

 

버린건데...아 그냥 갖고 있었어야 했어.."

 

저도 상당히 아쉽더군요.

 

괜히 한번 더 카셋트를 쳐다보게 되었죠.

또 한 번 뭐가를 보여줄 것 같은 카세트라..........

괜히 술맛이 쓰더군요.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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