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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구미 일광기공 공장 이야기

익명_eef46c2014.09.28 07:06조회 수 2451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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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빠지기 전엔 꽤 괜찮았던 공장 지대가 구미에 있었다. 

철호는 폐허가 되다시피한 공장지대에 드문드문 돌아가는 기계 소리를 들으며 첫출근을 하러 간다. 

양정동 654번지 (주) 일광기공,,

그는 사실 이쪽으로 경험이 전무한 고시생일 뿐이다. 오랜 수험기간의 매너리즘을 극복하고자 우연히 낸 이력서가 맘에 들었다며

공장으로 한번 오라는 말을 듣고 찾아가는 중이다. 

 

"용케 찾아왔군요, 여기 길이 복잡해서 찾기 어려울텐데."

"아,네.. 시간 좀 걸리더라구요.."

"여하튼 우린 사람이 부족해서 자네가 당장 오늘이라도 일을 시작해 줬음 하는데, 우린 2교대라서 밤낮으로 해야돼는데 괜찮아요?"

"네 자신있습니다."

" 자 그럼 작업복으로 입고 라인으로 갑시다. 내가 할일을 알려줄께요."

 

60대중반쯤으로 보이는 작업반장은 다소 귀찮다는 듯이 상투적인 말투로 철호에게 옷을 입히며 작업과정을 알려줬다.

 

"이번주는 주간, 담주는 야간이에요, 일주일씩 바뀝니다. 집이 가까우니 출퇴근 하도록 하세요.,"

 

 

공장내에는 대부분 20대전후의 여자애들이 일하고 있었다. 다들 말없이 묵묵히 자기일만 할 뿐이었다. 

철호는 복잡한 머리를 식한다는 맘에 열심히 자기 일만 계속했다., 가끔 또래 남자도 1,2명 있는 듯 하지만 그다지 말을

섞고 싶진 않았다. 여자애들한테도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았다. 얼추 남자 6-7명 여자 20명 정도가 각 라인에 배치가 되어 있었다. 

 

공장에서 일한지 한달 정도 이제 모든게 익숙해진 철호는 어느날 밤 근무중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일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틈엔간 한 사람, 두사람씩 자기 라인을 비우며 사라지는 것이다. 

10명이 남았고 한시간이 지나자 7명이,, 세시간째 되자 자기와 또다른 여자애 2명만이 라인에 서 있는 것이었다. 

철호는 궁금해서, 용기를 내어 물었다.

 

" 저기요,, 오늘 무슨일 있나요? 다들 어디 가셨나 봐요?"

그러자, 그 여자애가 무표정하고 핏기없는 얼굴로 쓱 쳐다보며

"오빠도, 쉬고 싶으면 쉬어도 되요..."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네 전 그냥 할래요, "

그 여자애는 더욱 목소리를 깔며 

"오빠 같이 쉬러가요.."

 

철호는 거부할 수 없는 느낌이 들어 같이 걸어나가는데, 갑자기 쉬가 마려운 것이다 그래서

"저기요,, 쉬는 데가 뒷산쪽에 있나봐요,, 저는 화장실에 잠시 다녀올께요,,"

그러자 그 여자는 더욱 쌀쌀한 말투로 

"오빠, 5분만 가면 저기도 화장실 있어요. "라며 이상할 정도로 다그치는 것이었다,

철호는 10미터정도 따라가다가 도저히 못참아서 미안해요라고 말하며 냅따 화장실로 뛰었다. 

변기에 앉아서 겨우 일을 보고 나온 철호는 빨리 가야 그 여자애한테 실례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나갈려는데 입구에

공장에 남았있던 1명의 여자애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서 있는 것이다. 

 

"저기여, 혼자 있기 그래서 같이 쉴려고 나왔나 보네요,, 같이 갈까요. 다른분들은 뒷산에 쉬러 먼저 가셨다는데."

 

그러자 그 여자애는 놀라며,,

 

"다른 분이라뇨,, 무슨 말씀이세요, 오늘 야간 근무는 오빠하고 저하고 둘 뿐인데, 아까 자꾸 빈 라인을 보며 혼자 이야기 하다가

나가시길래 걱정이 되서 따라나왔어요? 괜찮으세요?"

 

"농담이시죠? 오늘 20명 넘게 나와서 아까 한분씩 쉬러 나가길래 전 한 여자분 따라갔는데요,, "

 

그러자 그 여자애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자초지종을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공장은 경제위기가 오기전에는 매일 20여명이 야간 근무를 할 정도로 잘 나갔었는데, 경기가 나빠지자 사장이 임금도 안 주고 날랐고, 매일 야근을 하던 사람들도 제대로된 안전 시설과 교육을 안 시켜 납중독으로 전원 죽었다고 한다.그러자 그후 새사장이 공장을 인수해 위험한 작업은 기계로 대신하고, 최소인력만 배치해서 유지해온 것이다. 

 

철호는 바로 다음날 공장을 그만두었는데, 급여가 입금이 안되어 다시 공장을 찾은 그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마치 몇개월전부터 세워진 것처럼 출입금지 푯말이 있고, 공장 내부는 완전 부패해 있어서 기계를 가동한지 몇년은 된듯 보였기 때문이다. 철호는 지나가는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저기여 일광기공 어떻게 된 건가요, 제가 임금을 못 받아서요,,"

" 뭔 소리여,, 저 공장 문 닫은지가 3년인디.. 그참 이상하네,, 작년 이 맘때도 자네같은 사람이 있었는데, 저 공장은 3년전에 21명이 집단납중독으로 죽은후 계속 저 상태요, 그런데 그때 야반도주한 사장한테 참한 딸이 있었는데, 납중독에 항의하는 직원들한테 미안하다며 화장실 앞에서 목숨을 끊었다 하더구만.. 그때부터 가끔 밤에 보면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든지,, 자네처럼 저기서 일했는데 사장 보자고 하는 양반들이 가끔 오는구만.,,, 으이구 살떨려, 이게 무슨 일이래..."

 

철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난 한달간 주야로 함께 일한 사람은 누구며, 그 소녀는 누구란 말인가...

 

패닉에 빠진 철호는 집에 돌아와 몇날 몇일을 잠을 이룰수 없었는데 어느날 메일 한개가 왔다. 

 

 
 
 
 
 
 
 
 
 
 
 
 
 
 
 
 
 
 
 
 
 
 
 


발신: (주) 인광기공 이정운 사장

수신: 최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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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달전에 면접을 본 사람입니다. 

지난번엔 오겠다고 해 놓고 안 오셨는데, 최철호씨한테 딱 맞는 사무직 자리가 하나 나와서 그런데 

생각 있으면 들러주세요, 우리가 인재가 많이 필요해요,,,

아, 그리고 올때 안내표지판이 태풍에 일광기공쪽으로 돌아가있던데, 

주의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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