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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8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4.09.30 03:19조회 수 111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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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대한 이야기 나쁜집과 좋은집

 

 

 

 

 

 

 

 

결혼 후, 3년 6개월 가량의 이야기 입니다. 이사를 하여 지금이 결혼 후 두 번째 집인데요,

 

첫 번째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조금 깁니다). 제가 결혼을 할 때는 경기도의

 

아파트 전세 값이 8천 대에서 막 1억으로 치솟을 땝니다. 아마도 이 시기에 전세 값이 가장

 

크게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집을 구하는 일이 정말 어려워서, 결혼을 해야 하나? 라는

 

고민 까지도 갔었죠. 결국 저는 본가에서 시 경계가 딱 넘어가는 외딴 곳에 거처를 마련

 

했습니다. 가격도 쌌고, 평수도 넓기도 했으며 새로 지은 신축 아파트였습니다. 주인도 살아보지

 

못한 집이었던 것이죠. (투기 목적으로 산 것 같습니다). 결혼 전 부터 짐이 하나 둘 씩 들어오고

 

보금자리가 마련 되었습니다. 식을 올리고 본격적으로 함께 살면서부터 첫 번째 집에 하나 둘씩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 못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덩치도 크고 별로 겁이 없는 편입니다.

 

제 아내는 '쥐'나 '벌레'따위는 무서워 하고 약간 예민한 성격입니다. 하는 일이 둘 다 '작가' 입니다.

 

저는 영화나 드라마의 시나리오를 쓰는 일을 하고 있고, 아내는 순문학 소설가 지망생이지요. 저희

 

둘은 직장 다니시는 분들에 비하면 예민(감수성 쪽으로)한 편이고, 연기자나 순수 예술가에 비하면

 

수더분한 편 입니다. 경제 활동은 주로 제가 했는데, 대체로 집에서 작업 하여 저희는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 집에 대해 묘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볕이 잘 들지 않고 덜 마른 느낌의

 

습기가 있는 집이었습니다. 습기에 대한 기억은 때론 소름 끼칠 정도로 드라이하기도 하고, 때론 몹시

 

눅눅한 공기가 떠 다니기도 했지요. 처음에 한 두 달은 그것에 대해 별로 인지 하지 못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거지요. 어느 날 이었습니다. 아내가 외출 할 일이 있어 밤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집에 혼자 있었지요. 밤이 되어 안방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방 안은

 

어두웠고, 시각은 저녁 아홉시 정도로 늦은 시각이 아니었습니다. 자고 있는데, 누가 제 뺨을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렸습니다. 자면서도 아내가 벌써 왔나? 몇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은 시각도 아니니

 

깊은 잠에 빠져있지 않았거든요.


 

 

톡톡-

 

 

 

같은 강도로 (아프지도 간지럽지도 않은 선명한 촉감) 또 제 뺨을 두드리더군요. 눈을 떴습니다. 순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누워있다가 눈을 뜨니 왠 여자가 침대 맡에 허리를 숙이고 서서 제 코 앞에

 

얼굴을 들이대고 있더군요. 놀랐습니다. 이게 꿈인가? 꿈도 아니고 가위도 아니더군요. 도둑도 아니었습니다.

 

(다행히도). 그 여자의 얼굴은 바로 눈 앞에 있어서 너무 크고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냥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빡이지도 않으며 저를 보고 있더군요. 저는 당황했고, 몇 초의 시간이 몇 십 분 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정신도 없었습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용기를 내어 다시

 

눈을 떴죠. 눈을 떠보니 여자는 안방 욕실 문 앞, 화장대 앞에 서있었습니다. 저는 어두운 방에서 그 여자를

 

한 참 지켜봤습니다. 아내의 화장대 앞에 선 여자는 무슨 냄새라도 맡는 것인지, 아내가 화장대 의자에

 

걸쳐 놓은 스카프며 수건이며, 집에서 입는 티셔츠 따위를 만지작거리더군요.그 태도는 신기한 것을

 

구경한다기 보다는, 매우 소극적이며 시니컬하였습니다.뾰로통 해 보였습니다. 저를 깨우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화장대 쪽으로 훌쩍 가서 아내의 물건을 보는 데 그 여자의 집중력이 확 느껴지더군요. '나는

 

지금 이게 관심 있다' 라고 하듯이.... 뭐 이런...... 저는 너무 당황했습니다. 보통 눈 떴을 땐 사라지곤

 

하잖아요...;;;;; 그렇게 안방 곳곳(주로 아내의 물건들에 관심을 보이며)을 배회하더니 방 밖으로스륵

 

나가버렸습니다. 문을 밀고 나간 것으로 기억 합니다. 물리적으로 사람이 문을 열고 나가 듯이.......

 

다시 한 번 묘사를 해 보자면, 볼을 감쌀 정도 길이의 흑발에 옷은하얀색 이었습니다. 그 옷은 여자들이

 

예쁘게 보이거나 멋을 부리기 위한, 즉 외출복은 아니었다고 판단 됩니다. 소복은 아니었던 것 같고,

 

면에 풀을 먹인 질긴 이불 호청같은 것으로 만든 질감이었습니다. 어쨌거나 발 끝 까지 내려 오는 긴

 

옷이었습니다. 키는 대략 164-7 정도 되는 중키를 웃도는 정도였고, 얼굴은 미인형으로나이는 대략

 

20-22 사이. 적게 보면 17-19 까지도 보였습니다. 눈이 아주 예뻤고, 입술이 도톰 했으며 이마는

 

동그랬습니다. 얼굴은 젊은 여자처럼 통통 했는데, 몸은 하늘하늘한 느낌이 들었네요. 어쨌건 여자는

 

안방을 나갔고.... 저는 멍청하게 누워서 한 참생각을 했습니다. 분명히 꿈은 아니었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든 저는 리모컨으로안 방 불을 켰습니다. 여자가 방을 나간지라 밖으론 못 나가겠더군요. 그렇게

 

일어나서 침대에 무방비로 앉아있었는데, 아직도 그 여자가 제 뺨을 톡톡 건드린 촉감이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방을 나와 거실에 나오자마자 잽싸게 온 집안의 불을 켰습니다.

 

여자는 없었고, 누가 집에 들어온 흔적도 없었습니다. 다음 날 돌아올 아내에게 뭔가 얘기할까 했지만,

 

(문자라도 보낼까 했지만) 괜히 그런 얘기 했다간 가뜩이나 시골 같은 데다 신혼 집 차려준 것도

 

미안하고, 아내가 밤새 잠을 못 잘 것 같아 그만 두었습니다. 물론,그 날 저는 대낮이 될때까지

 

잠을 못 잤습니다. (안방을 안 들어갔습니다). 그때 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집의 이상한

 

일들이 말이죠. 결혼을 하신 분은 아시겠지만, 신혼 때는 목각으로 된 원앙도 진열해놓습니다.

 

(폐백 때 받는 겁니다). 그것의 부리를 서로 포개어 DVD 우퍼 스피커 위에 올려놨었죠. 부부 간의

 

사이가 화목하라고 하는 거라더군요. 어느 날 아내가 아침에 뜬금 없이 말했습니다.


 

 

'저 원앙 말이야'

 

 

 

'그게 왜?'

 

 

 

'부리가 자꾸 벌어지네. 자기 전에 포개 놓고 아침에 눈뜨면 꼭 벌어져 있단 말이야'

 

 

 

그 말을 듣고 보니, 목각 원앙의 부리는 관성 때문에 자연히 벌어졌다고 보기엔 너무 벌어져있었습니다.

 

부리 사이엔 손가락 세개 정도 들어갈 틈이 있었죠. 마치, 사이 좋은 원앙을 본 누군가가 기분 나빠서 확

 

찢어 놓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그 여자 짓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부터 저는 원앙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마다 눈 뜨면

 

원앙 부터 보았죠. 일부러 포개 놓은 원앙의 부리는 아침이면 어김 없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씩

 

이상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기 시작 했습니다. 첫 번째 제가 살았던 문제의 그 집은 볕이 잘 들지 않기는 하나,

 

깨끗한 집이었습니다. 아무도 살지 않았던 집에 온통 새 살림이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으니 지저분할 일이

 

없죠. 그런데, 거실 구석에 가만히 서서 집을 바라보면.... 뭔가 제눈엔 엄청나게 지저분해 보인다는 겁니다. 뭔가

 

형언할 수는 없지만 굉장히 어질러져 있는 느낌. 가까이 가서 뭔가를 치우려고 보면 또 깨끗하고... 멀리서 보면

 

너무 어질러져 있는 것 같아서 머리가 혼란스러운... 그런 느낌이었죠. 게다가 결정적으로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 주방이 너무 어질러지는 겁니다. 두 사람이 음식을 해 먹고 먹고 나서 치우고 하면 사실

 

주방이 지저분할 일이 없죠. 그런데 아무리 치우고 닦고 정리정돈을 해도 왠지 더 어질러지는 느낌인 겁니다.

 

 

 

'이 집은 참 이상해. 주방을 계속 치우는 데,왜 이렇게 어질러진 느낌이지?'


 

 

그렇게 이 집의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있을 때 쯤, 저는 어떤 일을 계기로 심각함을 느껴버렸습니다. 어느 날

 

밤이었고, 저는 침대에 아내와 나란히 누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침대 안 쪽 벽 가까이에서 자고, 저는

 

수시로 화장실을 갈 수 있게 침대 바깥 쪽에 누워 자고 있었죠. 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왠 할머니가 제 오른쪽

 

귀에 대고 엄청난 괴성을 지르는 겁니다.

 

 

 

'일어나!!!!'


 

 

저는 순간 고막이 나간 듯 귀가 멍멍하여 벌떡 일어났습니다. 제 귀에 소리를 지른 할머니는 온데 간 데 없고,

 

아내는 너무 잘 자고 있더군요. 아, 정말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저는 정말로 안 방을 꺼리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거실과 서재에서 지내다가 어쩌다가 안 방에 들어가 잠이라도 자게 되면,어김 없습니다.

 

(밤이고 낮이고). 잠만 들만 하면 할머니가 제 귀에 대고 소리를 질러 대고 욕을 해대는 통에 돌아버리겠더군요.

 

그래서 결국, 아내에게 말을 했습니다. (할머니가 잠을 깨운다는 것만이야기 했습니다). 아내는 담담하게

 

대답하더군요.

 

 

 

'나도 그런 일을 겪은 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것 같더라.느낌이'


 

 

제가 아내에게 털어 놓은 이후부터 일은 아내에게도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엄청나게 아픈

 

적이 있었습니다. 뭘 잘 못 먹었는지 장이 꼬이고 배가 부풀어서 응급실 실려가기 직전이었는데,아내가 쓰는

 

전기매트 위에서 등을 지지며 계속 버텼죠. 이러다 말겠지 싶어서.... 밤새 끙끙 앓고 아내가 간호를 해 주었습니다.

 

제가 잠을 자야하니 불은 껐고, 아내는 옆에서 자다가도 일어나서계속 제 상태를 체크해 주었죠. 저는 밤새

 

아팠습니다. 다음 날, 저는 그나마 상태가 호전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그제야얘기를 하는 겁니다. 내용인 즉,

 

아내가 제 옆에서 간호하다가 쿵쿵- 소리가 나서 잠이깼답니다. 무슨 소린가 하여 저를 보니, 제 배 위에서 왠

 

처녀가 널 뛰듯이두 발로 제 배를 콩콩 밟고 있더라는 겁니다. 제 배를 신나게 밟고 튀어 올라서 자기 머리가

 

천장이 쿵쿵- 찍히더라는 겁니다. 아내는 그 자리에서 기절할 뻔 했는데, 막상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앓고 있고...

 

무슨 소리라도 내면 처녀가 자길 쳐다볼까봐 그냥있었답니다. 너무 너무 신나게 제 배위에서 널을 뛰어 대는 것이

 

기가막힐 정도였다는 겁니다. 저는 그 여자에 대해서도 아내에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아내는 자기가 본 처녀를

 

묘사 했는데, 딱 제가 본 그 여자더군요.... 와, 그 얘기까지 들으니 이 놈의 집이 정나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안되겠다, 이거 빨리 집 내놓고 이사가야겠다.... 결심을 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낮과 밤을 의도적으로 바꿔서

 

생활 했습니다. 낮에 자고, 밤에 일하든지 놀든지.. 아니면 되도록이면 밖에 나가서시간을 보내고..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죠. 아내는 괜히 이 일을 부모님들께 얘기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희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곤궁한 상태였기에, 현실적인 고민이 더 컸습니다. (일이 유난히 안 되는 시기였습니다). 처갓집이 당진

 

시골이었고,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일요일 마다성당에 가서 처가 부모님들과 미사를 했습니다. 제가 냉담 중이긴

 

했지만, 그래도 천주교 세례도 받아서 거부감은없었죠. 결혼식도 성당에서 올렸으니 뭐... 하루는 거기 시골

 

성당에 새로 오신 젊은 신부님과 미사가 끝나고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어쩌다보니 저희 집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팔목에 거는 묵주를 축성하여 저와아내에게 선물로

 

주시더군요. 효험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은 편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더군요). 저희

 

부부는 집 때문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세수 할 때 빼고는 묵주를 팔에서 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왠 걸.... 전처럼 그런 일이 없는 겁니다. 재미있게도, 안 방에는 기웃거리지 않는데 거실, 주방 이런 곳에서소음이

 

내더군요. 그릇을 땅땅 치고, 커튼을 신경질적으로 흔들고, 의자를 들었다 놨다...어쨌건 방에는 절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소음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다행이었습니다. (저희가 얼마나 시달렸으면, 뭔 소리가 나건 말건

 

방에서잠을 잘 수 있는 것에 행복을 느꼈겠습니까). 그러다가 제가 방송국에 잠시 들어가 드라마 작업을

 

할 일이 생겼습니다. (별로 원치 않던 일이었습니다. 단지, 생활고를 면하려 했던 거죠. 저는 영화 작가인데,

 

드라마를해야 하는 상황이 오니 참 괴로웠습니다). 어쨌건 저는 몹시 바빠지기 시작 했습니다. 집이 외곽에

 

있다보니 차 편이 없어서, 저는 차를 끌고 출 퇴근을 했습니다. (드라마 대본 쓰는 일이 워낙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서 거의 매일 출근 했네요). 제가 주로 이용하던 도로는 봉담 과천 고속화도로였습니다. 당시, 방송국

 

보다는 강남 학동역 부근에 있던 드라마 제작사로 출근을 했었는데요. 아침에 출근 했다가, 새벽에 잠깐

 

눈붙이고 다시 출근 하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날도 밤에 들어왔다가 새벽에 다시 출근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짜증이 많이 나 있었죠). 그런데.... 운전을 하다가 룸미러를 보니 뒷자리에 그 할머니가

 

앉아있는 겁니다. 순간, 잠이 확 깨더군요. 그 할머니는 제가 잠들만 하면 귀에 대고 일어나라고 소리

 

지르던... 아무렇지도 않게 뒷자리에 앉아서 차창을 보는 그 할머니는 뭐가 화가 났는지 계속 궁시렁 대고

 

있었습니다. 안방에 못 들어오니 차에 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게 말을 거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뭐가 그리 화가 났는지 계속 궁시렁 대는데,보통 사람 처럼 운전 하는데 자꾸 거슬렸습니다. 저는 순간

 

화가나서 혼자 마구 소리쳤습니다.


 

 

'에이, 씨! 진짜!한 두 번도 아니고 차에 까지 타서 뭐 하는 거야?! 계속 이럴 거야?!무서운 사람 데리고 와서 혼 좀 내 줘?!'

 

 

 

하니까, 그 할머니가 한다는 소리가,


 

 

'그래! 계속 이럴 거다! 니네 이 집 사는 동안 내가 그냥 계속 괴롭힐 거야!'

 

 

 

이러는 겁니다. 저는 그냥 기가 막혔습니다. 그렇게 두손 두발 다 들고 저는 운전을 했고, 양재 쯤에 가니

 

없더군요. (양재 ic에 볼 일이 있어 내리신 듯...;;;) 매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새벽이나 밤에 차를 몰아 출근

 

하는날이면 반복적으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주로 말하는 내용은, 이것들이 나를 이런 대접을 하냐는

 

둥... 내가 거진 줄 아냐는 둥... 누군가에게 서운함을 불평하는식이었죠). 분명한 건 저와는 모르는 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일은 2년의 전세 계약이 끝나가는 동안 계속 있었습니다. 더 짜증스러운 것은 전세

 

계약이 끝나고도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거의7개월을 그 집에서 더 살았다는 거죠. 저희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들의 괴롭힘은 극에 달하여, 제 아내는 난청이 생겨서 이비인후과를다니게 되었죠.

 

(둘 중 한 사람은 절대 집에 혼자 못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경제적으로 곤궁하고 일이 잘 안 풀려서

 

심한 우울증이 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제가 혼자 있다가 나쁜 생각도 하게 되었죠. 다행히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아내 덕분에 잘 이겨냈지만 말입니다. (그 집의

 

기운이 워낙에 우울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국 2년 6개월의 최악의 시간을 잘 이겨내고 저는 용인으로

 

이사왔습니다. 이사온지도 꽤 되었네요. 집에 대한 부분이 워낙 신경쓰여서 이사가기 전에 철학관 하시는

 

아는 분께 여쭤봐서,이사갈 동네 까지 가이드를 받았습니다. 제가 용인이 잘 맞는다고 하여 이사를 했고,

 

(아파트 동, 호수에 숫자 5가 들어가면 좋다고 하여 이잡듯 뒤져 이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집에 이사왔을때의

 

그 포근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따뜻한 기운이 넘치고, 볕이 무지하게 잘 들고, 밤에는 죽은 듯이 잡니다.

 

꿈도 안 꿀 정도로요. 다행히 그 집에 살던 존재들이 따라오지 않았는지, 정말 일도 잘 풀리고 기분도

 

좋습니다. (경제 사정도 좋아지고요). 재미있는 것은, 제가 그 집을 빨리 나가고 싶은 탓에 세입자가

 

들어오자마자 최대한 서둘렀는데요. 1년 쯤 살다가 차 트렁크에서 그 집 살림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무려 1년이 지나서..;;;;) 작은 상자에 그 집에 있던 가스오븐 손잡이(뜨거운 철판을 꺼내는)와 욕실 마개를

 

발견 해서 얼른 가져다 주었죠. 세입자는 만나지 못하고 경비실에 맡겼습니다. 그냥 맡기기 뭐해서, 미안한

 

마음에 집들이용 티슈 세트에 편지를 써서 경비실에 맡겼죠. 그리고 차를 끌고 아파트 단지를 나오는데,

 

저는 헉 소리를 냈습니다. 아파트 단지 정면에 굴다리 하나가 있는데, 그 너머 언덕에 공동묘지가

 

보이더군요. 2년6개월을 살면서 한 번도 못 봤는데, 분명히 묘지였습니다. 평소에 안개가 많아서 못 봤었나

 

봅니다. 오싹하고 기분 나빠서, 저는 얼른 차를 몰아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곤 다시는 그 집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명절에 본가인 수원 영통에 들렀다가 처갓집 당진으로 갈라치면 비봉IC를

 

지나가곤 했는데, 그때 마다 늘 꺼림칙 하더라고요. 그리고 두 달 인가 있다가 아내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저희가 전에 살던 집에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 아줌마였습니다. 세입자는 이사를 가려 하는데, 집주인이 번호를

 

바꿨는지 연락이안 된다고 했습니다. (집주인이 다단계 하는 아줌마라서 저만 만나면 자꾸 사발을 푸는 통에

 

전화 번호를 지웠었는데,그 아줌마가 제 번호를 가지고 있었는지 카카오톡에 뜨더군요). 저는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해서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저희 아내는 내심 궁금했는지 세입자에게 넌지시 물어봤답니다.

 

왜 이사가시냐고. 그랬더니 그 아줌마가 그러더랍니다.

 

 

 

'집에 귀신이 있어요'


 

 

저희만 본 건 아닌가 봅니다. 사람이 기가 허하면 그런 것들에 시달린다고 하는데.... 그런 걸 떠나서 나쁜 집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희 부부는 정말로 고통을 받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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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1

 

 

 

 

 

 

 

 

본격적으로 덥기 시작하네요...

여름하면 생각나는 대표음식 몇개있져

.. 수박 아이스크림 미숫가루?ㅋㅋ

근데 저는 가장 맛있고 즐겨먹었던게

보리차..것도 살짝 살얼은거...목마를때 시원한 보리차로 목축이고 살얼음 하나깨서 먹으면

머리가 띵하면서도 정말 맛있었는데ㅋㅋㅋ

여튼 이거랑 이야기랑은 상관이 없고

중학교시절 여름 이었네요...지금은 20대 후반이네요 ㅠ.ㅜ

땀뻘뻘흘리면서 집으로 쫄래 쫄래 오니 옆집아주머니 와계시더군요...

울엄마의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

나 "엄마 내왔따아~~~~~~"

엄마 "어여 온니라(어여와 이런뜻)..아줌마 한테 인사안하나.."

나 "가방풀고 할라캤다..ㅋㅋ아줌마 안녕하세요..."

아줌마 "오야..배고플낀데 밥무라 어서"

엄마 "어떡 씻어라

부엌에 가면은 반찬 다 올려져 있으께 니가 밥만 퍼다 무"

나 "아르떼이~"

저는 밥먹는 와중에 두분이 무슨 대화를 그렇게 재밌게 하시는지 입은 씹고 있으면서도

귀는 연신 거실로 향했죠...

밥을 거의 마시듯이 먹고..보리차로 입가심하고 거실로 나와 선풍기 앞에 앉았죠....

선풍기를 강으로 해놓고 얼굴을 가까이 하고선 "아~~~"하고 소리질러댔습니다...

엄마 "가시나 시끄럽다.. 가가 씻그라..지지부리 하이 해가 있지말고
(해석하면 지저분하게 있지말고 입니다ㅋ) 

혼차 선풍기 다 막고 있노..."

나 "알았따아...쫌만 있따가 씻으께~~"

그러면서 점점 두분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등에 간간히 소름이 돋게 됩니다.

그때부터 들은 이야기가...

어머니가 지금 60대 중반이신데 (저는 늦둥이입니다ㅋ) 

어머니 어렸을때 기이한 일이 많았나봐여

형제도 많았던 터라 먹고 살 방법이 마땅치 않아

다들 뿔뿔히 타향살이 하며 우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한테 돈붙여 드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집에 오고그랬나봐여

젤큰이모께서 일주일에 한번씩 오셨는데

그날 본집에 오는 날이라 마중을 갔답니다...

원래 항상 외할머니 혼자 가시다가 저희 엄마가 하도 바람쎄고 싶대서

같이가자고 조르셨답니다..“가시나 마..집에 있지..만데 고생할라꼬..”

그래도 저희 엄마는 좋다고 히죽히죽 웃으시며 따라나섯답니다..

토요일날 일이 끝나면 항상 7시쯤 이었는데...본집에 오면 9시정도? 였다합니다

그때 울엄마의 나이는 지금 이야기속 저의 나이보다 어렸습니다..

그니깐 초등학생쯤?...항상 계곡위의 다리끝에서 기다렸는데....

그날은 9시반..10시가 되어도...큰이모께서 나타나지를 않으셧답니다...

아무리 여름이었지만.. 시골이었던 터라 점점 바람도 거세지고...

바람때문이라기 보다는 한기 같은게 느껴졌데요...외할머니도 저희 엄마도 오들오들

떠시다가... "안되겠다 너거언니 안올모양인갑다 가자.."

그러시곤 두분은 돌아섯답니다...그때 저 반대편 다리 끝에서 

"엄마...엄마...내왔다" 라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더래요..

작지만 또렷한 소리였데요.외할머니는 흠칫 놀라셨고..........

우리 엄마는 깜짝 놀라서 큰이모께서 오신줄 알고 외할머니 보고 

언니 왔는갑다 이렇게 말씀하실려고 했는데 외할머니 표정이 정말 안좋으시더래요

그리곤 하시는 말씀이 "야..야..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재이"

하곤 저희 어머니 손을 꼭 움켜 잡으시곤 침착하게 걸으시더랍니다...

할머니는 경험상 알고 계셧겠져..큰이모가 아니라는 것을...

엄마는 첨 겪는 일이라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저러시나..하며 갸우뚱했지만

직감상으로 할머니의 어두운 표정에서 느낄수 있었대요..뭔가 위험하구나...

한걸음...한걸음..땔때마다...

"엄마아!! 엄마아!!!"

너무 급하게 뒤에서 부르더래요...

울엄마는 순간 큰이모가 정말 맞지 않겠냐는 의문을 가지면서...뒤돌아보려고 하는데

외할머니께서 꼭 잡은손을 확 잡아 당기시고는 

"야야..불러도 대답하지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그라이.."

엄마는 그저 멍한 상태..할머니는 굳어버린 표정..그렇게 두분은 손을 잡은상태로 

집방향으로 한걸음한걸음 때셧다고 합니다....

한걸음 걷고 있으니 또뒤에서 "엄마 !!!" 또 한걸음 때니 "엄마아!!!!!!!"

나중엔 악이 섞인 목소리 같았다고 했습니다...다리에서 멀어질때마다 그목소리는

점점 커졌고...처음에 작게 들리던 그소리는 나중되니

산중에 울려퍼졌다고 합니다...안돌아보면 안될정도로 가슴이 조여왔답니다

저희 엄마는 결국 그렇게 신신당부하시던 외할머니의 말을 어겨버립니다....

뒤를 돌아본거죠...기이한것을 한동한 멍하니 바라보셧고..

그와중에 다급하게 외할머니가 소리치시는 것을 들었다고 하셧습니다...

"얼른 고개돌리라 퍼뜩!!!!" 말은들리는데 몸이 말을 안듣더랍니다...

어느순간 기억이 없어지셨고...

그리고 깨어났을땐 집이었다고 햇져...

새벽이었는데 할머니는 오들오들 떨고 계셧고...

외할머니는 다시 저희 엄마를 눕히시면서 

"오늘 본거는 다 잊어묵어뿌래이" 하시더랍니다..

다음날

저희 어머니는 그다음 상황을 직접 외할머니께 듣지 않고 

옆집할머니와 외할머니가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금 이야기속의 저희엄마와 옆집아줌마가 나누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저처럼 말이져....

외할머니는 저희 엄마가 뒤를 돌아보고 멍한상태로 정지되었길래

얘가 홀렸구나 싶어 소리지르시다가 쓰러지기 전에 바로 들쳐 엎고 뒤도 안돌아보고

신발이 벗겨지도록 미친듯이 집으로 달리셧답니다...

집에 도착할쯤 할아버지께서 집밖으로 막 달려 나오시더랍니다...

“머꼬 이거..아와 기절했노?” 저희 할아버지는 엄마를 받으셔서 안으셨고

외할머닌 터덜터덜 기운빠진 발걸음으로 집으로 들어와 물한모금 퍼드시곤

가쁜숨을 몰아쉬시는데 외할아버지께서 하시는말씀이 “너거(외할머니랑 엄마)

나가고 아차싶던데 큰아 어제편지왔었어 못온다고 내말해준다 카는기

내에~주말마다 오던기 아오이끼네(늘오던게 안오니깐) 주머니에 편지넣어놓코

난도 삼통 까묵었뿟네..너거 쪼매 있다 들어오겠지 싶었는데 한참을 아와가 

걱정이 되가 막 뛰나가던 참이였어 밖에서 무슨일 있었드나? 으잉?“

하셨답니다.. 저희 엄마가 들으신건 여기까지구요

그때 저희 엄마가 본건 무엇이엇을까 라고

이야기를 들으며 의문을 품는 도중 보신것을 묘사하셧습니다...

뒤를 돌아봤더니 큰이모는 없고 까만색 옛날 할아버지들이 걸쳐입는 

길다란 한복같은걸 걸쳐입고...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무엇인가가 다리위에 서잇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머리는 어깨까지 오는 산발이었고..신발은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고 합니다...

얼굴은 머리카락으로 덮여 입만 보였는데 그입에선 큰이모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내며

"엄마,,엄마,,"소리를 내는데 가히 그 모습이 매우 기이해 

넉을 놓을수 밖에 없었다고 하셧습니다...

그리고 춤을추며 한걸음씩 한걸음씩 외할머니와 엄마 쪽으로 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가까워 질때마다 엄마를 찾는 목소리는 커졋고 다급하게 들렸다고 합니다..

덩실덩실 여유로운듯 춤을추는데 입은 매우 다급한 목소리를 내는것을...

상상하고 있자니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엄마가 묘사한 모습을 도화지에 그림그리듯 머릿속으로 하나하나 그리고 있을때

그때 엄마가 등짝을 쫘악 하고 쳣습니다...저는 너무놀래서 "어우!!!!!!!!엄마아!!!!!!"

하고 소리 쳤습니다 ㅋ

저는 아픔보다 그이야기에 너무 집중해서 놀라버린거죠

엄마 "씻는다미 언제 씻을끼고..어떡가서(얼른)씻그라..옷갈아입고

테레비 보든지 드가가 숙제하든지..

와 얼빼고 앉아있노...비키라 선풍기 바람안온다"

나 "알았따아.....쪼옴...."

아줌마 "학교서 공부좀 하나..우째되노(깔깔).."

엄마 “아이구..00엄마..야 일찌감치 공부는 손놨다..”

아줌마 “머..그럴까봐..아직 어린데..시간지나봐야알지..

나 "엄마 내 씻으께에~~~~!!!!"(본인은 공부라면 할말이 전혀없음 ㅋ
참고로 여자임 ㅋ)

욕실에서 물정말 작게 틀어놓고 문열어놓고ㅋㅋ조심조심 씻으며

다시 거실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됩니다...


그리곤 저희 엄마는 아가씨가 되어서 이기이한 것을 한번더 보게 됩니다..

요기까지 쓸께영...일단 쓴거 보고 반응좋으면 또 올리든가 할께요...

아니 반응안좋아도 ..시간이 많아서 ㅋㅋㅋ 또쓸꺼에요...ㅋㅋㅋㅋㅋ


여름이라 음식드시는거 조심하시구요

쓰다보니 잡다한 대화가 더 많은거 같네용.ㅋㅋ

우리 무서운 이야기 많이 공유합시다아~~

읽느라 수고하셧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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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2

 

 

 

 

 

 

 

안녕하세요 잘지내셨졍

전편에서 추천수 보고 너무 놀랬습니다...

원래는 짧게 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기억이 기억의 꼬리를 물드라구요..

저희 어머니 설명하시던거 고대로 옴겨놓긴 했으나 느낌은 반의반도

못옴겨놨는데 그래도 재밌다는 분들보면 저는 그저 송구스럽네요..ㄳ드리구요 

죽일놈의 시간은 남아도는데저희 어머니 말씀대로 깨을바자서(게을러서)

쓴다 쓴다 하는게 늦어버렸습니돵 ^^

쓰기전에 이것이 과연 정말 있었던 일일까...무책임하게도 딱히 드릴말씀이 없어서 참......

읽으시는 분들은 그저 제귀를 의심하십시요..

각설하고




첫번째 들었던 이야기보다 두번째 이야기가 어머니께서 설명하시는 스펙이 장난아니셨습니다..

씻으면서 간간히 봤을땐 엄마의 설명도 무서운데 모션까지 더해져서 흠찟흠찟 놀랐었는데..

그러나 글로써 그 무서움을 다 전해드리지 못할것 같은 섭섭한 아쉬움을 미리전해드림과

더위가 좀 물러났으면 하는 바램과함께...

두번째 이야기 이어갑니다...

방에 들어와 슈퍼맨처럼 초스피드로 옷을갈아입고

욕실로 씻으러 갑니다.

앞전의 이야기 보다는 상황 묘사가 훨씬 없고 주로 대화식으로 이어갑니다..


엄마 "(쫑알 쫑알 쫑알) 그래가 나갔따카이"

아줌마 "저녁때 되가?"

엄마 "어..밥묵고..내 밑에 밑에 동생이랑 나갔찌"


그일을 겪은 어머니는 마치 꿈을꾼것 마냥 일상생활로 돌아오셨고 그때 봤던 그 기이한 것은

까마득히 잊고 지내셨죠...세월이 지나 형편이 나아지자 뿔뿔히 타향살이 하던 몇몇 이모들과 삼촌들은

집으로 들어오셨고 어머닌 어엿한 숙녀로 자라셨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겪은 기이한 체험의 

계절은 초봄이었답니다....바람과 물이 아직은 찰때이지요.

초처녘에 밥을먹고 심심하셨는지 저녘 마실을 나가셨답니다.

아마도 아가씨가 되고나니 자꾸 어디 놀러는 가고싶으신데 마땅히 갈곳은 없고 그래서 마실을 나가신듯해요?(제추측)

넷째 이모와 함께 동네 이래저래 한바퀴 돌고 (순찰?ㅋㅋ)나니 시간이 많이 됐다싶어...

이제 집으로 들어가시려고 설렁 설렁 발길을 돌리셨답니다...

그일을 겪은후론 다리고 머시기고 일체 저녁에는 집밖에 나오질 않으셨는데

세월이 지나니 까맣게 잊은것이지요..점점 현실에 눈을뜨게 되고...

그 문제의 계곡위 다리에 또다시 지나치게 되셨답니다..

아무생각없이 저희 넷째이모와 수다를 떨며 건너는 도중 그 추운 겨울에 누군가

씻는소리가 들려서 깜짝놀라셨답니다... 넷째 이모가 저희 엄마보고(저희 엄마는 셋째이십니다)

넷째이모 "흐? 니야(언니)저밑에서 누가 씻는갑다..."

그리고 잠시후......

첨벙첨벙소리와 함께 도깨비불 같은게 두개가 공중에 떠서 엄마와 이모쪽으로 서서히 오더랍니다...



그것이 점점 가까워 지는데 ...................



자세히 보니 사람 두명이었고 이웃집 내외분이셨다고 합니다...

저희 엄마와 넷째이모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도의 숨을쉬며

엄마 "아줌마 아저씨예.. 깜짝놀랐잖아예..."

아줌마 "아이고 00집 딸래미들 아이가.."

엄마 "예..ㅎㅎ 근데 와 여서 나와예?"

아저씨 "마누라캉 내캉 원래 일끝내고 나면 이리저리 한바꾸 돌고 여서 

이바구 까미(이야기하며) 손발좀 적시다 가니라..."

아줌마 "우리사 머 원래 여 자주 나오이끼네 (나오니까) ... 그렇다 치도 너거는 우짠일이고..?"

엄마 "저희 저녘묵꼬 심심해가 마실 나왔써예" 

물이 아이까 마이찰낀데(물이아직차가움) 안추부예(안추워요)?

아줌마 "여 한겨울에도 와가 잠깐슥 손발 적시다 가는데..모..

너거 끼리만 이래 다니노 위험하구로.."

엄마 "저희는 아줌마 아저씨 따문에 시껍했어예..ㅎㅎ ..더 있다 가실라꼬예?.."

아저씨 "어언지(아니) ..인자 드가야제..저저 우리랑 같이드가자 너거끼리 가면 위험하다..."

그때 저희 넷째이모께서 급제안을 하셨답니다...

넷째이모 "니야 내 모 묵고싶다..."

엄마 "아까 밥묵고 나왔잖아.."

넷째이모 "몰라, 입이 심심해죽겠따...우리쪼매만 여서 기다맀다 동이오빠야 오면

(동이는 저희 큰외삼촌이십니다.저희 넷째이모보단 오빠죠.)

꼬시가꼬 맛있는거 사달라 캐가 같이드가자...니야도 어자피 돈읎다 아이가..."

엄마 "지금 이시간에 돈있으봤자 맛있는기 어디파노..."

넷째이모 "몰라..그냥..집에 드갈라카이 왠지 아숩잖아"

저희 엄마는 잠시고민 하시다가 넷째이모의 급제안에 곧 동의하셨답니다...

엄마 "아저씨 아줌마 죄송한데 먼저들어가이소..저희는 동이 기다릿다 같이 드갈랍니더..."

아저씨 "너거끼리 안위험하긋나...괜찮겠나?"

아줌마 "머스마는 머 혼자와도 괜찮은데 처녀둘이 이래 놔뚜고 갈라카이 맘이 안핀해서 그렇지"

엄마 "괜찮심더..^^인자 저희도 다컷으예.."

그때 아줌마 아저씨께서 불을 한개씩 들고 계셨는데...

(저희 엄마가 착각하신 도깨비불 ㅋㅋ나무에 불붙여서서 손전등마냥 가지고 다닌거)

그중하나를 주시며 이거 가지고 있다가...혹시나 눈에 이상한게 보이면 이걸로 인정사정없이

휘둘러라 하셨답니다...(제생각인데 그냥 주위가 어두우니 장난식으로 말하며 한개 주신듯 합니다)

그 한개를 받아가지고선 아줌마 아저씨께 인사치례를 하고

"아줌마 아저씨 조심히 가이소~~"

그리곤 다리에서 기다리기 시작하셨답니다..

그때까지도 어렸을때의 끔찍했던 다리위 경험은 쌔까맣고 잊고 계셨답니다...한치의 의심도 없이.....

묶인 대화내용을 끊어서 쓸려니..힘들군요.마치대본같구려 ㅎ

여쨋뜬 두분은 기다리는 와중에 넷째이모께서 입이 심심하셔서 그러셨는지 연신 엄마께

무언가를 조잘조잘 떠드셨다고 합니다...넷째이모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간간히 추임새도 넣어주시면서

그렇게 다리 끝에서부터 끝까지 왔다갔다 하시며 이야기를 하셨다합니다...

그런경험많죠 .. 여자끼리는 팔짱끼고 이야기하다보면 계속 같은자리 뱅글뱅글 맴돌게 되는거....

그렇게 이야기 하던 도중............

"니야 그래가 있짢아...그머스마가..(조잘조잘)"


첨벙...첨벙....첨벙.....


"니야도 보면 알잖아 좀 아가 으리하다 아이가"


첨벙....첨벙...첨벙.....


저희 넷째이모의 조잘거리는 수다소리에 간간히 섞여 들리는 물소리...............................

엄마 "니 잠시만 입다물어봐라....."

넷째이모 "와...?"

엄마 "저거 들리나?"

넷째이모 "모가???"

엄마 "잘들어봐라.기지바야..저물소리..."

넷째이모 "모르겠는데....?기양 물흘러가는소리 아이가????"

엄마 "니귀에는 저소리가 흘러가는 소리로 들리나??...누가 씻고 있잖아.....!!!!!"

넷째이모 "아줌마 아저씨 아이또(아직) 안갔나?"

엄마 "미칫나...아줌마 아저씨가 간다카고 저밑으로 다시 씻으러 가게;;;..............."

넷째이모 "그면 누가 다른 사람이 씻고있겠찌..."

엄마 "일단 니 주디 다물고 있으라이...잠시만 있다 입띠바라(말해)..."

그리곤 얼마있지 않아 저희 넷째이모의 귀를 확신시켜주듯한 또렷한 소리가 들렸답니다.

그소리는 들을수록 우렁 차지더랍니다.

첨벙첨벙....

그리고 이어지는 말소리.....................

"아이구 시원하다..아이구 시원하다.........."

넷째이모 "봐라...사람이제..와 도깨빈줄 알았드나? "

엄마 "...물이아이까이도 마이 찰낀데이시간에 여서 씻는 사람이 

우리동네에 그래 많단말이가?????희안하다 참말로"

넷째이모 "근데에...목소리가 좀 요사스럽긴 하다"

그리곤 다시 넷째이모와 대화를 시작하시려다가 고개를 다리밑으로 획 돌렸답니다...

시야에 뭔가 들어왔기 때문이겠죠...다리 밑으로....그씻는 사람이 희끄무레 보이더랍니다...

저희 엄마는 한참 동안 그것을 지켜보았답니다.그 모습이 선명하지 않더랬죠...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다리를 약간 구부리셨답니다.등은 숙이고 눈은 위로 최대한 치켜뜨고 그것이

혹시 동네 사람일까 싶어 온집중을 다하여 보던중

엄마 "야! 니...저거 보이나?..."

넷째이모 "어...근데 자세히는 안빈다....."

엄마 "까치발들면 비나 숙이야 비지(보이지)"


넷째이모는 아이에 엎드리셨다고 합니다....


엄마 "저게 모꼬.............................."


그리고 두분은 그 형체를 알아보기 위해 대화를 일절 중단하고 숨소리도 아끼셨답니다....

물 소리를 점점크게 내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데...

아뿔싸....

그건 저희 어머니께서 어린시절에 보셨던 그러니까

앞전에 이야기 해드렸던 그것이었답니다....

까맣고 잊고 사셨답니다...기억에서 사라진줄 아셨답니다....

기이했던 그모습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 였답니다....

그것은 먹이라도 발견한듯이 신나게 몸에 물을적시며

어머니와 이모쪽으로 점점 다가왔다고 합니다....

넷째이모님은 털썩 주저앉더니 엉덩이로 슬금슬금 뒷걸음 치시더랍니다...

씻는모습은 앞전에 설명드렸던 까만색 긴한복(할아버지들 입으시는거)

그걸 걸치고는 그 위에 연신 차가운 물을 끼얹으며 머리도 감더랍니다

정말 시원해서 내는 목소리가 아니라 악이받친 목소리로 들으라는 듯이.. 

"아이고 시원하다...아이고 시원하다"를 반복하며 다가오더랍니다.

그옛날 첫째이모의 목소리를 흉내내던 기이했던 모습이 동시에 떠올랐다고 하십니다...

손으로 물을퍼서 옷위에 끼얹으며 "아이고 시원하다.." 하면서 가까이 와있고...

머리에 물을 끼얹으며"아이고 시원하다.."하면서 또 가까이 와있고

두가지 행동을 반복하면서 점점 가까이 오더랍니다.


손은 머리카락 사이에 집어넣은채 이윽고 물밖에 올라와서 가만히 서있더니...




달달달달달 떨면서 넋빠진 어머니와 이모가 있는 다리쪽으로 오더랍니다.....(지도 춥긴 추웠나 부죠?ㅋㅋ)

너무 가까워진 거리..관찰하기 싫지만 눈에 보이는건 어쩔수 없으셨겠죠.

내얼굴은 입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듯 얼굴반을 덮고있는 젖은 머리카락.. 

그리고 머리카락 사이로 집어넣은 앙상한 손가락,목은 거의 없다시피 했답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갓 그리기 시작할때 얼굴다음에 목빼고 몸통바로 그려놓은 그림처럼... 

그 괴기 스러운 모습을 보고있자니 오줌보에 힘이 풀리셨다 합니다..




그리곤 천천히 입을띄더니.....그입에서 나온소리는


"들어와서 내머리좀 감겨도....(킥킥킥킥킥킥킥)"


"내머리좀 감겨도....(킥킥킥킥킥)머리좀 감겨도...."차분하게 말하며 기분나쁘게 웃어대더니


나중엔 머리좀 감겨달란 소리가 점점빨라지더랍니다...


"들어와서 내머리좀감겨도 .......머리좀감겨도... 머리좀감겨도 머리좀감겨도 머리좀감겨도..."


전편이야기에서 안돌아보면 안될정도로 가슴이 조여왔었다고 했었죠..그것처럼


그목소리를 듣고있자니 싫어도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압박감이 밀려오더랍니다.


쉴새없이 바쁜 그것의 입모양..




그러더니...





"머리좀 감껴도오!!!!!!!!!!!!!!!!!!!!"하고

나중엔 악을쓰며 소리 소리를 지르더랍니다..

...벌써 넷째이모는 정신줄 놓으셨고 엄마는 오로지 살아야 한다는 일념하에 아저씨께서 주고가신

불방망이를 그것앞에다 마구 휘드루시며 목이 쉴정도로 외치셨답니다...


"훠이 훠이...물러가라..물러가라아!!!!!!!!!!" 



그렇게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여....

저희 엄마가 정신을 차리 셧을땐 횃불은 이웃집 아주머니 손에 들려있고

(불방망이가 아니라 횃불이 좀더 가깝겠네요)

외할아버지께선 엄마를 마구마구 흔드시며 한쪽뺨을 계속 때리시더랍니다.....

"정신차리라!!!!!! 정신차리라...!!!!!!!"

저희 외할머니께선 등도 정말 아프게 몇차례 때리셨답니다.....

외할머닌 축처진 저희 엄마를 부축하고 넷째이모는 외할아버지 등에 업힌 채로 

횃불을 든 이웃집 아주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 오셨답니다....

(요부분의 아주머니와 앞부분에서 횃불을 주시던 아저씨의 아주머니와는 다른분이신 모양입니다)





바로 고다음날은 어머니도 그렇고 넷째이모도 그렇고 집밖으로 꼼짝도 못하셨답니다...


큰외삼촌 "누부야(누나) 괜찮나? 둘이서 내기다리다가 머 이상한거 봤 "

엄마 "그래! 니 쫌 일찍좀 댕기라. 요새 와 만날 술이 떡이 되가 집에 늦가오노.."

큰외삼촌 "....미얀타........"

엄마 "됐따마 그기 니탓도 아이고 연이(넷째이모) 한테가서 맛있는기나 사주라 어제 기양 집에 

들오기섭섭다 캐가 니한테 맛있는기나 얻어먹자 카미 기다릿는긴데.." 


그일이있고 이틀 사흘이 되어도 그것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답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는 그날일에 대해서는 당체 아무말씀도 없으시길래..

차라리 아주머니 한테 가서 그때 상황을 물어보는것이 낫겠다 싶으셔서 아주머니 집에 찾아가셨답니다..

아주머니 집이 엎어지면 코닿는 데였는데..벌건 대낮인데도 몇걸음 걷는게 그렇게 무셔우셨답니다


엄마 "아주무이 저왔어예.."

아주머니 "오야,오야..벌씨로(벌써)나왔노. 안그래도 내가 들리볼라 캣디..

돌아 댕길만 하나? 동생은 좀 괜찮고?"

엄마 "아적까지는...내나 동생이나 좀 그렇네예..식사는 하셨어예?"

아주머니 "내사 일찌감치 묵었지. 니는 머좀묵었나..안묵었으면 상좀 내주고..

엄마 "아니라예 괜찮아예...집이 바로 코앞인데 집가서 묵으면 되지예 밥생각도 영없고"

아주머니 "대접이 하고파도 마땅히 내놓을 찬(반찬)은 없고,

밥잘챙기묵고 댕기라 삐썩야문것도(마른것도)보기안좋다" 

엄마 "아주무이 딴게 아이고예..저......제가 그날일좀 물어볼라꼬예..

제가....그날.....머.....머우야고..."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이

그날 아는 집에서 보리튀긴거(뻥튀기?) 가져가라고 해서 가지러 가신김에 

수다좀 떨고 오신다는게 시간이 원캉 많이 되어 부랴부랴 나오셔서 다리쪽으로 갈려는 찰나였답니다.

누가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길래 목소리가 낮익어서 후딱 달려가보시니 

저희 넷째이모는 다리에 퍽~퍼질러지셔서 허공에 넋놓고 앉아계시고 저희엄마는 고함을 고함을 지르시며

허공에다가 방망이를 막~ 휘두르시는 광경이 매우 당혹 스러우셨답니다.아무리 흔들어도 정신못차리고

저희 엄마가 아주머니 등뒤에다가 계속 방망이를 휘두르며 소리를 지르니깐 아주머니 눈에는 안보이는데

진짜로 등뒤에 뭐가 있나 싶어 등이 시리고 무서우시더랍니다.

그래서 큰일났다 싶어서 어머니댁으로 쫒아가셔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모시고 오셨답니다. 





아줌마 "..시껍했겠다 시껍했겠어..완전홀릿뿐네.. 그기몬고?"

엄마 "(허허) 몰래(몰라)..구신인동(귀신인지) 도깨비인동 .."

아줌마 "아이구 섬찟하다....근데 내는 어릴때 구신도 구신이지만은 범 그기 그래 무섭드라카이"

엄마 "아 그래 ..우리아부지가 범보고 한번 시껍하신 적이 있그든" 






'범? 범이 어쨋길래..'





'근데 범이 모지..호랑이?..'




'아왜 얘기를 안해...'




'...왜이래....조용하지.....'




고개를 들었을땐 저는 심장이 멎는줄 알았습니다.....



저희엄마가...거울로 저를 쳐다 보고 계셧습니다...



엄마 "니 머 엎드리가 세민때에(세면대)에 물받아놓고 절하나?"

나 ".............어............아니................?"

엄마 "씻으러 간기 내도록 세민때에 엎드리 있으이 안카나...

물 빨리 잠가라 수돗새 마이 나온다 물을받아가 쓰지 틀어놓고 쓰노(잔소리4절 생략)"

그렇습니다...저는 물틀어놓고 첨엔 좀씻는듯하다가 그이후론

아이에 세면대에서 씻는 자세로 어머니이야기에 온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던 겁니다...

허리를 들었을때 뽀깨지는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엄마 "얼른 씻고 나온느라..아줌마 화장실가야된다.."

아줌마 "막내 다 씻었나..아줌마 화장실좀 가자 "

나 "네~~다 씻어가요~~~~"

엄마 "00엄마..우리 출출한데 국시(국수)좀 끼리(끓여)묵으까?

아줌마 "좋지...마 나이 드이까 국시가 최고다...위에 부담덜가고이...소화잘되고....

막내 니도 국시 물래?"

엄마 "금방 밥뭇는데 머...자는 아이 국시맛 모린다... 라면같은기나 좋아하지 "

아줌마 "(깔깔)그래 어릴때는 원래 라면같은기 땡긴다"


어머니는 부엌으로,아줌마는 제가 나온욕실로, 

저는 제방으로 들어가 존슨씨네베이비 로션만 대강 쳐바르고 거실로 조용히 나옵니다.

곧있음 '범'(호랑이) 이야기를 할테니깐여..

눈은 티브이를 손은 티브이볼륨을 줄이며 귀는 부엌으로 집중시킵니다.

곧 시작 되겠지?....흐흐...


어머니께서 총 네가지 이야기를 아주머니한테 하셨는데 세번째와 네번째는 연관되므로 합을(?)

짜보겠습니다.

비오나요? 여기는 오다가 좀 그쳤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덥겠죠?

에어컨 트니깐 춥고 선풍기 트니깐 뜨신바람 나오고...에효...

맛있는거 많이들 드시구용~~~

읽느라 너무 너무 고생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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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3

 

 

 

 

 

 

 

지금이순간, 가장 무서운건..

나이가 한두살 들어갈수록 늘어가는 걱정거리 들입니다.

두번째 이야기를 쓰고나서 뒤돌아 한숨자고 두숨자고 세숨자고 일어나니 만사가 

영~귀찮아 지는것이었습니다.

단 한명이 보더라도 그래도 마무리는 지어야 겠기에..

일단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아줌마 " 요새는 국시 무도 소화가 안빠르데이.."

어머니 " 커피 한잔 무까?"

아줌마 " 내가 커피 태우꾸마.."

어머니 " 앉으있그라..막내야 들어와가 설거지 하고 커피좀 태아라"

아줌마 " 아이고 마 티브이 보고 놀게 나따뿌라(내버려둬)"

어머니 " 자꾸 자꾸 시켜야 저거 어마이(엄마) 힘든줄 알지"


'늘 그래왔지만, 솔찍히 내가 젤 만만하긴 하지..'

죽도록 귀찮았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수 있다는 두근거림에

경쾌한 발걸음으로 부엌에 들어갑니다.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라고들 많이 이야기 하는데...

진짜 호랑이가 담배필 만큼 사람과 행동이 비슷한 적이 있었나 봅니다.

믿거나 말거나 ^^

계절은 여름이었고..잠을자도 자도 물위에 떠있는 것 마냥 몸이 나른하여

외할아버지 께서는 마르지도 않은 목을 축이시려 몸을 일으키셨답니다..

이때는 다시 저희 어머니가 어릴적으로 돌아갑니다..문제의 다리위 경험을 했던 그시절로...






어머니 " 돌아가실때도 을매나 힘들게 돌아가싯는지...

돌아가시고 한 10년까지는 계속 꿈에 나오드라카이 "

아줌마 " 난도(나도) 우리아부지 돌아가시고 한동안은 내도록 꿈에 나오데..

자는데 느낌이 이상해가 눈을 이래 떠보면 허리숙이시고 뒷짐지고 

나를 너무 무섭게 내려다보고 이래가 결국 벽에 걸린 사진 치웠뿌써.."

어머니 " 그래도 딸아들 구별 안하고..막내 저거 태어났을때 얼마나 이뻐했는동.."








옛날집들은 거의다 그러하듯이 어릴적 저희 어머니집도 초가집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집에 사셨답니다.. 방한칸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넷째이모 저희엄마 막내외삼촌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 잠을청하고 있던중(다른이모와 삼촌들은 출가중) 

부시럭 거리는 특별한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모를 육감이 어머니를 깨우더랍니다.

눈을떳을땐 혹시 꿈이 아닐까 하여 눈을 비비적 거리시며 외할버지께 초점을 맞추려 노력하셨답니다.

어머니의 시야가 선명해질때 눈에 들어온것은 외할버지께서 방문앞에 앉으셔서 

땀을뻘뻘흘리시며 방문에 대고 초로 원을 빙빙 그리고 계셨다 합니다.

잠에서 갓 깨신 어머니는 외할버지의 그런 행동이 기이하기만 하셨더랬죠.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만 계셔야 할듯해 숨을 죽이고 외할버지를 계속 응시하셨다 합니다.

그것도 잠시잠깐이지요..

나중되니 목이마르고 발에 쥐가나고 어지럽고 작은볼일까지 마려우셨다 합니다..

이거말을 해야할것 같긴한데 외할버지의 너무 진지한 의식같은 행동에 

차마 쉽게 입이 떨어지질 않으셧답니다.

어찌 쥐가 나는 발이라도 풀어볼려 몸을 요리 조리 움직이시던중 

달빛에 비치는 창호지 문 밖에는 ..그러니까 외할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문밖...

에는 사람이 다소곳이 앉아있는 형상이 보이더랍니다.

문밖의 형상 머리 윗부분에다 초를 천천히 돌리고 계시는 외할아버지..

발에 쥐가 나는 것보다 더큰일이 벌어지고 있는거 같아

고통스러움도 잊으신채 그 광경에 몰입하셨다합니다..

한참을 돌리니.. 문밖에 그것이 일어서더랍니다.

삐걱 삐걱 .. 마루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방문바로 앞 마루를 왔다갔다 하더니 다시 방문앞에 멈춰서더니 갑자기 엎드리더랍니다.

아래로 엉금엉금 기어 내려가는 느낌..

그것의 다음 행동은 시야에서 차차 흐려졌고..

그와 동시에 외할아버지는 초 돌리는걸 멈추셨다합니다.

방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촛농....

눈에 보이진 않으니 소리로 동태를 파악해 볼려고 하셨다합니다..

여기 저기 무언가를 질질 끌고 다니는 소리...

흙을 살살 파는 소리...

흙위를 사박 사박 밟고 다니는소리..

분명 일어설때와 걸을때는 허리를 꼿꼿히 세우는것이 영락없는 사람이었는데

땅에 내려가서는 사박사박 걷는 소리가 짐승 소리마냥 발소리가 여러개 였다 합니다..

그렇게 얼마간 마당을 돌아다녔을까요..

다시 방문앞 마루위로 올라설때는 사람이 걷는것 마냥 허리를 세우고 걸어오더랍니다.

아까전과 같은 모양으로 다소곳이 앉더랍니다.

근데 어머니의 느낌에는 그것이 뒤돌아 앉아있는 느낌이 아니라..

외할아버지와 마주보고 앉아있는 느낌..

외할아버진또 뒤질세라 초를 그것의 머리쪽에다 문에대고 빙빙 돌리시더랍니다.

한참을 돌리고 있으니 그것이 팔을 한짝 들고 손으로 창호지를 살살 긁더랍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것의 뜬금없는 행동에

양반다리를 하고 초로 원을 그리시는 외할아버지는 

파르르 떨리는 팔과 함께 엉덩이가 흠칫, 들썩거리셨답니다.

어린 저희 어머니의 눈에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저렇게 집밖만 돌아다니다 가겠지

이런느낌이었는데..집안으로 까지 침입할려는 느낌이 들자 순간 고요하던 심장이 요동을 쳤답니다.

맨첨엔 손가락 한개로 살살 긁어대던 소리가 손가락 여러개로 문을 긁어대니

서걱서걱 대는 소리로 바뀌었답니다. 이때는 한기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알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걱정이 턱하니 밀려오더랍니다.

얼마안있음 뚫릴텐데..듣고있는 저까지 그때의 상황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한번씩 숨소리가 간간히 들렸는데 그소리는 짐승소리마냥 거칠었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저희 어머니가 깨셨다는걸 눈치채셨는지 뒤도 안돌아보시고

"퍼뜩 눈감고 자그라" 하시며 조용히 말씀하셨답니다.

어머니는 덜렁 누워 억지로라도 눈을감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셨을까요..

방안을 죽 훓어보시고 옆에서 아무일 없다는듯 

너무나 평온히 잠들어 있는 나머지 식구들을 한번 보셨답니다.

그것이 자리를 뜬후에도

날이 밝아 왔음에도 

외할버지께서는 방문앞을 묵묵히 지키고 계셨고

어머니는 횡한 천장만 멀뚱히 쳐다보고 계셨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어머니는 끝까지 보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것의 모습은 외할버지만이 보셨을겁니다.

다만 다음날...창호지문에는 손톱자국이 여러개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저희 막내 외삼촌 꼬꼬마 시절 동무들중 한명이

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있을 때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한명뿐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저희 어머니가 처녀때로 돌아와서..

시기는 봄이였고 ....

막내외삼촌 저희 어머니 이렇게 두분하고 동네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 삼삼오오 모여..

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집을 나서기전 정상가까이 있는 큰바위 쪽까지 절대 가지 말라는 외할머니의 신신당부와 함께...

근데 그렇게 설명해주셔도 아나요..어디가 어디인지..

뿔뿔히 흩어져 산을 타던중 막내외삼촌은 저희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턱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그곳..아마 외할머니께서 신신당부 하시던 그곳이었나 봅니다.

막내외삼촌은 큰 바위를 낑낑대며 오르고 있었고 저희 어머니는 신나게 꽃도꺽어보고 나물도 캐시다가..

횡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같이왔던 사람들과 너무 멀어졌음을 늦게 아시곤...

막내외삼촌이 궁금하여 고개를 들어 위를 보셨더랬죠.

작은 바위에 발을 딯고 큰바위에 매달린채 한참동안 내려오지도 않고 올라가지도

않으시는 막내외삼촌이 이상하여...그 쪽으로 다가가시던중..

막내외삼촌의 바지아래로 흐르는 소변줄기를 보셨답니다. 

뭔가 이상한것을 보셨던거겠죠..

바위를 탈줄 모르시는 어머니는 그저 밑에서 이제그만 내려오라고 다그치셨고

막내외삼촌은 요지부동이셨답니다.

몇분이 지났을까요..스스로 정신을 차리셨는지 눈물콧물 빼시며 엉금엉금

내려오시더니..

어머니 꽃따고 나물따던 그자리에서 잠시잠깐 앉아계시다가 벌떡일어서시며

"누부야 당장내리가자 당장 안카면 죽는데이"

그말이 너무 다급하고 절박하게 느껴져서 둘은 그저 뒤도 안돌아 보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냅다 달리셨답니다.

삼촌의 말인즉슨.. 

큰 바위위로 얼굴을 쑥 올려 보니

동굴이 하나있었는데 그 앞에 동굴입구만한 큰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았더랍니다.

그리고 입구만한 바위 위에는 어른이 입을법한 옛날 한복 윗도리 하나가 턱하니 올려져 있었는데

한복은 피투성 이었답니다..이때는 저희어머니가 처녀때이니 한복시즌은 한물간때였습니다.

그주위에 작은 바위도 몇개가 있었는데 그 바위 위에도 피칠한 한복이 몇개 있었답니다.

일부러 피칠을 해놓은거 같은 느낌도 들더랍니다.

경계..다가오지 말라는 그런..경고?

그 이야기는 저희 어머니 막내외삼촌 입에서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의 귀에 들어갔고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의 입에서 동네 어르신들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 ..그근처에 오지말라꼬 그래놓은기지 싶은데..."

" 범이 한짓 아이겠나?"

라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함께 막내외삼촌은 저희 외할머니께 호되게 야단을 맞으셨답니다.

"그 깊은데 까지 드가지 말라 안카드나..이유가 다 있어가 하는말 아이가"

그리고 다큰 막내외삼촌께서 어린애 마냥 떨면서 이런말을 하셨답니다.

"그 바위 위에 얼라들(어린애들) 옷도 몇벌 있었는데

우리 어렸을때 같이 놀던 애들중에 한명 사라졌다 캤는 아 있었잖아

혹시 그아도 우리 아까 갔던 거기서 사라졌는거 아이가?"



열심히 커피를 태우고 설거지를 하며 이제껏 들었던 어머니의 이야기들을 머릿속으로 천천히 그려보니

마치 딴세상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몽롱했었죠.

내가 살고있는 이세상에 저런 일도 일어날수 있는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퍽퍽했습니다.





아줌마 " 커피 너무 달다 ㅋㅋ 그래도 잘마싯데이 막내야.

오늘 너거 집에서 이것저것 마이도 주서묵었네."

어머니 " 머 짜다락(마땅히 많이) 대접한것도 없는데.."

아줌마 " 괜찮다. 내일 저녁때 우리집에 너거 아저씨랑(우리아빠) 온느라..

우리 아저씨랑(아줌마남편) 같이 두류치기(제육볶음?)에 술 한잔하자.

좀있으만 너거 아저씨 오시겠다.."

어머니 " 갈라꼬? 좀 더있다 가지 와.."

아줌마 " 너거 아저씨 퇴근할때 내 마주치면 이때까지 너거집 있었다고 안좋아한다.

그나저나 얘기 들은거 때매 잠다잤다. (깔깔)

막내 니도 낼 고기 묵으러 온느래이~"

어머니 " 멀뚱하이 서있지 말고 아줌마 가는데 인사하그라.."

나 " 안녕히 가세요.."


어머니는 아줌마를 현관 문까지 배웅하시곤 욕실로 향하시며...

"방에 드가가 흰빨래거리 갖고 나온느라 락스에 좀 치대자."

어머니의 명령대로 흰빨래거리만 욕실로 갖다 드리고 

나머지는 세탁기에 넣었습니다..

사부작 사부작 빨래를 하시는 어머니의 입밖으로 구슬픈 노랫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습니다.

'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마음처럼 마무리가 잘되지도 참 쉽지도 않습니다..

몇줄되지도 않는 글로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다니 ..죄송하구요.

앞으로 살면서 무서운일을 겪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종종 올리겠습니다.

미숙한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 수고하셨습니다.






















외할아버지 " 당신자나?"

외할머니 " 안직 안자예... 와예?"

외할아버지 " 그날 내 한숨도 못잣다 카는날..

잠을자도 자도 물위에 떠있는 것 마냥 몸이 나른하고

목도 안마른데 목을 축일까..소변을 볼까 카다가..............."


요강을 가지고 들어 오시려고 문을 빼꼼히 여는데 마당 마루에 

어떤 이상한것이 자기집 마루마냥 턱하니 들어누워 있었답니다..

도둑놈이 머 훔칠려다가 마루위에서 잠이 들었나 싶어 얼핏보시니..

몸에 털이 수북해 저것이 짐승이구나 하셨지만 

얼굴을 하늘쪽으로 살포시 돌리자 달빛에 비친

그 얼굴은 사람과 짐승을 섞어 놓은듯한 요상한 형태에 눈살을 찌푸리셨답니다.

손발도 일반 짐승처럼 넓적하지 않고 가늘었답니다.

누워 있는 폼이 곱게자란 처녀마냥 움직일때도 그렇고 자태가 처연스럽고 얌전하니 고왔다구요. 

왠 처자가 이밤중에 쓸쓸히 마실나왔냐고 착각하실 정도 였답니다.

그 묘함에 한동안 살짝 넋을 놓으셨는데...

그것이 누워있는 채로 하늘을보다 그요상한 얼굴을 외할아버지 쪽으로 스윽~ 돌리더랍니다. 

동시에 외할아버지 고개가 같이 기울어 지셨답니다. 둘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거죠.

그리고는 그것이 웃으면서 입을 사악~벌리는데 이빨이 사람이빨처럼 가지런하지 않고

촘촘했답니다. 그것을 보자 자연스레 외할아버지도 입이 사악하고 벌어지셨답니다.

(행동하는것을 점차 따라하게 만들어 넋을 빼놓나 봅니다)

머리를 기울이고 입을벌리신채 그것과 마주보며 웃는 표정을 짓는 외할아버지를 생각하니 섬찟했습니다.

갑자기 획하고 일어나길래 깜짝 놀라셔서 아차 싶어 얼른 문을 걸어 잠그셨답니다.

일어나는 폼이 꼭 달려들것만 같은 느낌 때문이셨답니다.

그때부터 정신없이 성냥을 우르르 쏟아내 초에 불을 붙이셨답니다.

동네에서 어떤 어르신이 혹시 범같은것이 보이면 뒤통수에 대고 초로 

빙글빙글 돌리라고 하시던 당부 때문이었죠.


외할아버지 " 아이 꼬리가 있으마 분명히 짐승인데 내참...살다살다 별 희안한걸 다본다"

외할머니 " 아이고..마 잊아뿌소..자꾸 생각하마 머합니꺼"

외할아버지 " 또 찾아 올까 싶어 카는기지..내생각에 범 범 카는기 그기지 싶어.."


외할버지께서 그것을 보신 몇일후 다 잘려고 옹기종기 누워있는데..

외할머니께 하시던 말씀이었답니다..

그시절의 범..그냥 단순한 짐승의 일종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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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4

 

 

 

 

 

 

 

작년이었나 기억도 잘안나는데

아마 이맘때쯤 이었을꺼에요. 이야기속으로 라는 제목으로 세편정도의 실화를 썻던 사람입니다.

다시 여름이 찾아왔군요. 인사가 늦었네요. 잘들지내셨는지요?

서론 다자르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참고로 요번 이야기는 사투리가 없습니다.


본인: "참 저번에 오빠 친구 압쥐 얘기 해준댔잔아 해줘~.. 응?"

오빠: "아 대문귀신...근데 자꾸 그런얘기 하면 귀신이 옆에와서 지얘기 하나 싶어 슥~찾아온다?"

본인: "...아그래도 해줘봐"









제가 아는 오빠의 친구 아버지 이야기인데요...오빠 친구 아버지께서 그러니까 그냥 쉽게 어르신이라도 해

두겠습니다. 이 어르신께서 어느날 희안한 꿈을 하나 꾸셧다고 합니다.

그 꿈속으로 들어가볼까요..

어르신께서 꿈속에서도 잠을 자고 계셨다고 합니다.

집 구조는 마당이 있고 방문이 창호지로 되어있고 대문은 철문으로 되어있는 그런 시골집..

잠을 자는데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창호지로 된 문을 열고 신을 신으시고

마당쪽을 보다가 깜짝 놀라셨다고 합니다. 하얀색의 깨끗한 한복을 입은 할아버지가 대문앞에 바짝붙어

계셨다고 합니다. 등을 보인채루요. 말을 걸기 위해 등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간 어르신은

"누구...십니까?..." 라고 하자......슥~~~~~~~~~ 몸을 돌리시는데..

어르신의 아버지 셨습니다.

반가움 보다는 소름이 먼저 돋으셨겠죠. 표정이 무척이나 근엄하고 무서우셨다니깐요...

이때 대문의 반대편 즉 바깥대문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있었는데...

어르신께서 이소리 때문에 깨어나신거니까요..

소리가 어떻냐면 두손으로 철문을 긁는 소리였다고 합니다..

주전자 뚜껑으로 칠판을 긁는 느낌아시져? 그정도로 까지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분명히 두손으로 박박박박 하고 철문을 긁는 소리였답니다.

손톱이 좀 있다면 그냥 한손으로 오므려서 벽을 긁어도 소름돋는데 어르신은 어땟을까요..

이때 어르신의 아버지 되시는 그 할어버지 께서 

"나가지마!! 절대로 나가지마..열어서도 안돼고 나가서도 봐서도 안돼!! 지금부터 6일 동안이다.

그사이에 나가면 절대안된다!!" 하시더랍니다.

이모든게 꿈입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신 어르신은 '하..참..생각할수록 희안한 꿈이구나..

예삿꿈이 아닌거 같은데...'라고 생각하시곤 일단 가족들이 깨어나면 얘기나 해두기로 하셨답니다.

어르신의 가족들은 모두 걱정했죠. 나가지 말아라 보통꿈이 아닌거 같다. 일같은거 생각하지말고

일단 집에만 있어라 등등..어르신도 한몇일은 안나가셨다구요. 그러다 낮에야 별일 있겠나 싶어

낮에는 밭일좀 하시고 일찍 들어오시고 하셨답니다. 5일째 되던날이었나..새벽이었습니다.

저같으면 일주일동안 죽은채로 방안에만 있겠습니다. 제가 아직 덜 성숙해서 그러나 몰라도....

이 5일째 되던날 어르신께서 새벽에 일하다 돌아오신다는 상황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섬찟하고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여츤 밭에 잠깐 다녀오신다고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 하고 밖으로 

기어이 나오셧습니다. 죄송스런 말이지만 이 나오시는 자체가 섬뜩할뿐입니다.

어르신께서 집을 등지고 좀 나오셔서 밭쪽으로 걷다가......이상한 것을 보셨는데

어떤 하얗고 눈이 부쉴정도로 빛이나는 조그마한 달덩어리? 그게 산쪽에서 부터 천천히 내려오더랍니다.

산쪽에서 내려올때는 정말 작은 홀씨만했는데 밭쪽으로 다가오면서 점점 커지더랍니다. 

어르신은 굳은 채로 그냥 보고 계셨고..

이쯤이면 됐다 이런 기세로 어르신 쪽으로 오면서 팡~ 하고 터지더니 감쪽같이 사라지더랍니다. 

'머지..저게..머저런게 다있지..살다 살다 저런걸 다보네..' 하시며

대충 밭일을 마무리 하시고 돌아오시는 길이셨답니다.

낮에도 밭길은 유난히 길어 보이는데 새벽이라 더하셨겠지요. 

발길을 집으로 천천히 옮기시는데 희안한 것이 어르신께서 한걸음 때시면

저~ 뒤에서 한걸음 쫒아오는 느낌이 들더랍니다. 무언가가..

별거 아니겠지~ 하시며 한걸음 걸으시면 또 저~~뒤에서 살금~하고 따라오는 느낌이 드시더랍니다.

세발자욱 걸으시곤 확실히 느끼셔서 뒤로 획~하고 돌아봤더니 ...

아무것도 없지요~~

'뭐가 있구나..뭐가 있어..'

이번엔 빠른걸음으로 걸었더니..뒤에서도 촥촥촥촥 빠른걸음 으로 따라오는 느낌이 드셨답니다

천천히 걸을때보다 빠르게 걸으면 가까워 진다는걸 느끼셧답니다.

그때부터 어찌해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 정신이 혼미 해지셨다구요.

다시 천천히 걸으시니깐 또 뒤에서 사박사박 천천히 따라오고 빠르게 걸으면 촥촥촥 빠르게 따라오고

어르신은 '이러다 정말 내가 미쳐버리겠구나..죽겠구나.' 하는생각이 드셧답니다.

그러다 한가지 발견한 것이 가까워 질때마다 그무언가의 모습이 어슴프레 보이더랍니다.

둘사이는 점점 가까워 지고 있구요.....

한 한시간 동안을 그러다 적응이 되시니 이젠 무서움 보다 궁금증이 더 커져버리셔서 

그래 죽을땐 죽더라도 날따라 오며 괴롭히는 니놈 얼굴 한번 봐야겠구나

싶어..그 상황에서도 나름 머리를 쓰셧답니다. 내걸음이 빠르면 니걸음도 빨라지니..

뛰 어 보 자!! 뛰다보면 아주가까워 졌을때 획 돌아보면 니놈 얼굴이 선명해지겠지 하시며

미친듯이 뛰셧답니다. 저~멀리 집대문이 보이실때쯤 딱 멈추셧답니다.

어르신의 예상이 맞았던 게지요. 


어르신의 뒷덜미에 그 무언가의 콧대가 닷더랍니다..

등골이 서늘하셨답니다. 어르신의 뒤통수 바로 뒤에 그 무언가가 바짝 붙어있는겁니다.

색..색...색...하며 콧바람이 어르신의 귓볼로 전해져 오는데 이부분 듣다가 졸도 하는줄 알았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빠딴엔 더 무섭게 해주려고 제 등뒤에서 귀신 흉내내며 뒤통수에 콧바람 부는

흉내를 내던데 정말 경기 일으키는줄 알았습니다.

어르신께서 너무 빨리 달리니 그 걸음을 주체못해 어르신과 몸이 닿아 버린거겠죠.

이제 얼굴을 보시려고 고개를 옆으로 아주 살짝 돌리셨습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신채로

어르신 본인의 어깨로 눈을 가져갔더니 아까보다는 아주 선명하게 그렇지만 뚜렷하지 않은

눈코입이 보였답니다. 그리곤 획~하고 돌아보셨는데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이제 집앞이니까 조금만 더 힘내서 빨리 들어가자고 맘먹고 집을향해 등을 돌리는 순간

그것이 어르신 바로 코앞에 얼굴을 바짝 대고 있더랍니다.

그모습을 보는 순간 그냥 영락 없는 귀신이었는데..어르신께서 심장멎는다는게 이런걸 보고

심장 멎는다는구나 이런생각이 드셨답니다.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무당들이 굿할때 입는 그런 한복? 밑에는 하얀색 치마였고 위에는 알록달록한 

색동 저고리를 입고있었고 눈코입 다 달려있었는데 말로 잘 형용할수 없을정도로 희안하게 생겼다고

했습니다. 일단 처녀귀신들 처럼 머리가 길고 단정했으며 이마가 아주 넓으며 눈은 찢어져 동자가 콩알보

다 작은것이 입은 이쑤씨개보다 얇고 작다고 표현 하셨답니다. 그 얇은 입술로 무언가를 조잘조잘 거리며

아저씨게 말하고 있었답니다. 이표현을 하자면 무서움이 확 사라지겠지만 굳이 하고 싶은데..

햄스터들 먹이주면 입을 아주 빠르게 오물오물 거리잔아요 그것보다 훨씬 빠르게 왓다갔다 입을 움직이더

랍니다. 손도 가만두질 않았다구요. 우리 불안할때 사람들이 두손을 맞대고 손가락끼리 다닥다닥하듯이 

..그채로 어르신 앞에 서서 그러고 있으니 어르신은 바로 넘어가셨고 집에오신 뒤로 끙끙 앓아누우셨는데

그날 꿈을 꾸셨답니다.

이번에도 벅벅벅벅 소리가 나서 마당을 나서보니 어르신의 아버지인 그 할아버지께서 

대문을 막아서고 계시더랍니다..

그리곤 대문 밖에서 손으로 대문을 벅벅긁으며 

"하루 밖에 안남았는데!!

하루 밖에 안남았는데!!!!!!!!!"

하며 그 귀신이 들어올려고 용을 쓰더랍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대문앞에 딱 서서 "나가지마라 ...나가지마라" 라며 근엄하게 말하고 계셨고

그꿈을 꾸고 하루가 지나가고 앓으시던 어르신은 씻은듯이 나으셨답니다.

한동안 집밖은 나가지 않으셨구요...















본인:"그게 끝이야? 허무한데.."

오빠:"응..근데 있잔아 우릴지켜주는 조상은 반드시 있다는거야"

넌 조상신 같은거 안믿는 편이잖아"

본인:"응....좀...."

오빠:"근데..만약에 새벽에 정말 조용하다가 누가 현관문에 대고 손톱으로 벅벅벅벅

긁으면...어떨까?ㅋㅋ"


보다가 빠뜨린 부분 수정하고 오타 미처 발견못했을 수도 있으니 말씀해주셔요~



오빠가 서서 그 귀신흉내 낼때 정말 기절하는줄 알았습니다.

제가 글주변이 없어서 그 무서움을 반의 반도 옴겨놓지 못했네요.

또다른거 있으면 가지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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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웃대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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