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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단편 모음 15 모텔이야기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4.09.30 21:36조회 수 175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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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얘기하나 풀어봄

 

 

 

 

 

 

 

 

 

 

일단 배경을 설명하자면 
우리 커플은 사귄지 4년이 됐고 철저한 인도어파라서 
19금껒 하자마자 데이트장소는 무조건 모텔이었음.

잉야잉야 하자는게 아니라 
어디 걸어다니고 나가서 사먹고 그런게 너무 귀찮아서..-_-;;;; 
맨날 모텔가서 씻고 티비로 무한도전 재방보고 
배고프면 분식 시켜서 먹고 그게 데이트...ㅋㅋㅋ

여튼 주로 대실이었고 외박 가능한 날은 숙박을 했는데 
그날은 숙박을 한 날이었다능.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 
작년 여름 8월 말쯤이었고 밤 10시가 넘은시간이었다며

나랑 남친은 티비를 보다가 채널;;문제로 서로 싸웠고 
사소한게 크게 번질때가 있잖냐능 서로 소리지르기까지 하다가

결국 남친이 화가 나서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버렸다능

근데 옷만 입었다 뿐 지 가방은 고대로 두고나갔길래 
난 지가 나가봤자 어딜 가 하고 금방 올거라고 생각했다며 
원래 싸우면 패턴이 그랬그등..

근데 남친이 꽤 화가 났는지 1시간이 넘어도 안오는겨. 
난 이미 화가 풀린 상태에서 좀 걱정이 돼서 
자존심을 접고 전화를 걸었다능. 
남친 바지주머니에 핸드폰이 들어있었거든.

그리고

신호음이 가고 남친이 "여보세요?" 하는 순간

누가 방문을 노크하더라능.

 

난 누구지? 싶어서 남친하고 통화를 계속 하면서 
한쪽 귀에 전화기를 댄 채로 현관으로 갔다능

그리고 누구세요? 하니까 문 밖에서 "나야..." 하는거야 
왠 남자목소리가..

순간 딱 든 생각이 아 문밖에 이새끼가 지금 
내남친 흉내를 내면서 날 해코지하려는구나 하고 딱 상황파악이 되더라 
수화기너머에선 진짜 남친이 계속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고있고;

내가 대답을 안하고 굳어있으니까 문밖에 사람이 
"많이 화났어? 화풀어라" 이러는거야

헐 그때 ** 소름이 쫙;;;;;


바로 체인하고 문 잠긴거 확인하고 문에서 저만치 떨어져서 
남친한테 빨리 오라고, 빨리 오라고 그거외에 암말도 못하고 
덜덜 떨고있었다능

남친은 모텔 건물 밑에서 담배피고있다가 올라왔는데 
그남자는 그전에 내가 문 안열어 주니까 **..인지 뭔지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가버리더라능.


나중에 남친하고 서로 말을 맞춰보니

나랑 싸우고나서 밖에 나와서 남친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그당시 모텔이 9층이었음) 그 모텔 청소하는 청소 카트있잖아 
거기다가 수건을 잔뜩 싣고 어떤 청소부 남자 두명이 같이 서있더래

별 신경 안쓰고 기다리는데 남친 친구한테 전화가 온거야 
그래서 남친한테 모하냐, 나와라 그랬대 
남친이 나 지금 베이리랑 모텔와있는데 둘이 싸웠다구 
홧김에 아 나 오늘 그냥 집에 가버릴까봐 막 이랬다는데 
남친생각엔 그 청소하는 사람들이 그말을 들은거 아닐까 한대.


만약에 내가 계속 자존심세워서 
남친한테 전화 안하고 버팅겼으면 
진짜남친인줄알고 문열어줬을수도 있지 않았겠냐능;;

모텔와서 경찰에 신고하고 그러면 우리가 모텔 간게 
부모님들께도 알려질수있고 별로 좋은일은 아닌거 같아서 
신고까진 안하고 넘어갔지만

지금도 우리커플사이에서 간간이 회자되는 공포스릴러 이야기.. 
남친이 거기에서 '자존심을 작작 챙기자' 라는 교훈을 끌어내곤함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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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없지

 

 

 

 

 

 

 

 


예전 수업시간에 저희 국어 선생님이 들려주신 그 분의 경험담입니다.

저희 선생님은 남자 분 이신데도 얼굴이 좀 곱상하달까, 다소곳하게(?)생기셨고 체구도 남자치고는 왜소하신 편이라 첫 인상이 좋게 말하면 온화해 보이고 나쁘게 말하면 만만해 보이는 그런 분이십니다.

어느 날, 선생님이 새벽까지 친우들과 격한 우정을 다지시다 수업준비 할 게 있어서 먼저 빠져나오셨답니다.

택시 구하기가 힘들 시간대라 10분여를 방황하다 가까스로 한 대가 앞에서 멈췄는데, 선생님이 **동 괜찮으세요? 하니까 꼭 무언가를 가늠하듯이, 잠깐 선생님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랍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셨대요.

선생님은 한창 장거리 손님 태울 시간에 자기 목적지는 15분 달리면 도착하는 거리라 태울까 말까 고민했던 거라고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조수석에 탔답니다.


그런데 탄 지 1분도 채 안 돼서 택시기사 분들 프로필 같은 게 붙어 있어야 할 자리가 그냥 휑하니 비어있다는 걸 깨달으셨답니다.

선생님이 그 공백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까 기사 아저씨가 먼저,

"아 그거요. 오늘 저녁에 어떤 손님이 그 위에 커피를 쏟아서요. 너무 보기 흉해서 그냥 치웠어요."

이러더니 대뜸,

"아, 그러고 보니 커피 있는데. 드실래요?"

하더랍니다.

선생님은 좀 이상한 기분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택시범죄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라는 인식이 강해서였나, 크게 개의치는 않았답니다.

그것과는 무관하게 선생님이 선천적으로 커피를 못 드시는 체질이라 감사하지만 커피를 못 마신다고 거절하니, 기사 분이 아무렇지 않게 녹차나 식혜도 있다면서 운전석 옆에 놓인 무언가를 뒤지더랍니다.

거기에 마침 신호가 걸려서 차가 멈추니까 기사 분이 아예 몸을 틀어서 뭘 뒤적뒤적 하는데, 찾는 게 안 나오는지 계속 "어? 어? 왜 없지? 이상하다. 어?" 이 말을 반복하더랍니다. 선생님은 그냥 웃으면서 됐다고 했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뒤적뒤적, "왜 없지? 없을 리가 없는데." 이것만 반복하더라는 겁니다.

계속 찾는 게 안 나오니까 이 분이 점점 말투가 난폭해지고 동작이 커지더니 이윽고 말에 욕설까지 섞이기 시작했답니다.

"아 씨*, 왜 없어!"

선생님은 점점 기분이 이상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조수석 옆문에 손을 가져갔고, 그 순간 신호가 바뀌었답니다. 근데 그러거나 말거나 기사 아저씨는 계속 욕설을 내뱉어가며 뭘 뒤지고만 있고, 뒤차에서는 빵빵 경적을 울려대기 시작했습니다.

경적 소리에 번쩍 정신이 든 선생님은 택시비를 뿌리듯이 집어던지고는 그냥 문을 열고 도로로 뛰쳐나왔답니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등 뒤에서 "있다! 있어야지!" 하는 소리가 들렸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답니다.

기사 아저씨가 들고 있는 건 녹차나 식혜 같은 게 아닌, 굉장히 육중해 보이는 웬 공구였답니다.

선생님은 힘이 풀리는 기분에 정신없이 도로를 가로질러 달려서는 근처에 있던 편의점으로 들어가 룸메이트한테 전화를 걸었고, 룸메이트가 올 때까지 편의점에서 떨고 있었답니다.

저희한테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그냥 가로질렀다는 게 더 무섭다며 웃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셨지만, 그래도 바로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안 좋은 일을 당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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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화장실

 

 

 

 

 

 

 

 

 


저는 26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제가 올해 초봄 즈음에 겪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방배동의 한 핸드폰가게에서 일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만 두고 다른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있던 매장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었는데, 화장실에 가려면 옆 건물의 화장실에 가야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기위해서 그 화장실을 빈번하게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1층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그곳은 오래되고 남녀공용이라 2층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은 그 2층 화장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통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 전화로 다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에는. 특히 다투는 경우에는 주변을 신경 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날도 남자친구와 통화하다가 다투었는데, 1층 화장실이 잠겨있어서 어쩔 수 없이 2층 화장실로 갔습니다. 두 칸 있는 화장실 중 왼쪽 칸에 들어갔고,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투던 중이라 문도 잠그지 않고 통화에 집중했습니다.

한참 통화를 하고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 통화를 하면서 저 사람 나가면 나도 나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화를 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게 있었습니다. 결국 신경이 쓰여 통화를 마쳤는데, 분명 그 사람이 들어온 소리는 들었는데 나간 소리를 듣지 못한 겁니다.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말이죠.

그 때부터 다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척하면서 계속 통화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혼자 떠든 거죠. 그러면서 밖의 누군가에게 계속 집중했습니다. 보이진 않지만 그 사람은 숨을 죽이며 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문아래 아주 조그마한 틈으로 아직 있는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어서 엎드린 자세로 숨죽이며 계속 통화하는 시늉을 하며 보았습니다.

그 순간 진짜 소리 지를 뻔 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고 바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틈사이로 보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그 사람의 눈이었던 것입니다. 그 사람 역시 숨죽이며 그 틈사이로 저를 몰래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 눈이 마주친 거죠.

심장이 터져 나갈 것 같았지만, 잽싸게 핸드폰을 진동으로 바꾸고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매장전화번호와 함께 사장님을 불러달라는 메시지를.

문자를 보내고 사장님이 오신 건 정말 1, 2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몇 십 년 같았습니다. 절 부르시는 사장님 목소리를 듣고서야 저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사장님한테 들었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였는데 품안에 뭔가 숨기며 당황한 모습으로 나가더랍니다. 정황을 잘 모르시는 사장님은 제가 무슨 일이 났나, 저만 찾기에 급급하셔서 그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소름이 끼칩니다. 아직도 그때 그 남자의 눈빛을 잊지 못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아무리 낮이어도 인적이 드문 화장실은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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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나

 

 

 

 

 

 

 

 

 

 

 

 

약 4년 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겪은 일입니다.

아마도 방학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은 다들 일을 하기 때문에 아침에 나가서 모두 저녁 늦게 들어옵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저녁 6시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들 일 나가시고 없으니 휑하니 텔레비전만 켜있었습니다.

출출하던 참에 전에 만들어 먹고 남은 핫케익가루가 생각나 핫케익이나 만들어먹으려고 부엌으로 갔습니다.

프라이팬을 꺼내서 씻고 있는데, 언니가 부엌으로 얼굴을 배꼼 내밀더니 "뭐해?" 하고 물었습니다.

"응~ 핫케익 해먹으려고. 언니도 먹을래?"

언니에게 물었지만 대답이 없었습니다.

"싫음 말고~ 나 혼자 다 먹어야지."

프라이팬을 마저 씻으며 혼잣말을 하는데,
순간 전 멈칫하며 씻고 있던 프라이팬을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집엔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잠이 덜 깨서 헛것을 보았나보다 하고 다시 언니가 있던 부엌문 쪽으로 고개를 돌려봤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언니가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까처럼 고개만 배꼼 내밀고 무표정하게 뭐하냐고 묻던 언니가 이제는 저를 보며 비웃듯이 웃고 있었습니다…….

전 너무 무섭고 소름이 끼쳐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습니다.

1분여동안 언니와 눈이 마주친 채로 멍하게 서 있다가,
다리가 확 풀려 주저앉는 순간,
언니의 얼굴은 웃는 모습 그대로 서서히 반쪽으로 사라졌습니다.

저는 부엌에 주저앉은 채로 아무것도 못하고 10분을 있었습니다.
그 후 정신 차리고 핫케익이고 뭐고 내동댕이친 채,
바로 방으로 들어와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혹시나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언니에겐 아무 일이 없었고 바쁘지 않아서 집에 일찍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전화를 끊은 뒤, 아직까지도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억지로 잠을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날 들은 이야기 인데, 그 날 언니가 집에 오는데 저희 집 대문 앞에 제가 앉아있더랍니다.
언니는 제가 아까 그 일 때문에 무서워서 자길 기다리고있나하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언니는 추운데 밖에서 왜 이러고 있냐며 얼른 들어가자고 했는데, 제가 아무 말 없이 쭈그리고 앉아서 땅을 짚고 있었답니다.

아무리 가자고 해도 가질 앉자 언니가,
"들어오기 싫으면 마라~ 거기 있다가 또 나 닮은 귀신 나올라~ㅋㅋ"
이러고 혼자 들어갔답니다.

그런데 웃으며 방으로 들어오던 언니는 갑자기 놀라며 가방을 떨어뜨렸다고 합니다.
분명히 밖에서 만났던 제가 방안에서 곤히 자고 있던 것입니다.

놀란 마음에 언니는 저를 깨우려고 했지만 아까 일도 있고해서 제가 더 무서워할까봐 깨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그 이후에는 그런 일을 겪지 못했지만,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치고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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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 지옥

 

 

 

 

 

 

 

 

 

제가 첫 걸음마를 떼고 아장아장 걸어 다닐 무렵의 일입니다.

변변한 재산 하나 없이 시작했던 결혼생활에, 딱히 배워놓은 기술도 없었던 아버지는 급한 대로 택시 일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택시 일이 으레 그렇듯 수입은 그렇게 크지 않았지만 가장으로서 직장을 구하고 나니 숨통이 조금 트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무렵 집안에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제가 시도 때도 없이 벌레(심지어 모기, 파리까지도)만 보면 경기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멀쩡하던 아이가 이유도 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입에 거품을 물고 넘어가니 걱정이 되어 온 병원을 가도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그 소식을 들으신 큰어머니께서 평소 알고 지내시던 여스님 한분을 소개시켜 주셨는데, 이 스님께서 저를 보시고는 백마의 피로 어른 키 절반만 한 큰 부적을 써주셨다고 합니다.

그 부적을 액자에 넣어 벽에 걸고 일주일이 지나자, 벌레만 보면 경기를 일으키던 제가 신기하게도 손으로 벌레를 퍽퍽 잡으며 놀더랍니다.

그 이후 몇 년이 지나, 아버지는 다른 종교를 믿기 시작하셨습니다.(분쟁의 씨앗이 될지도 모르니 종교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 외가 쪽이 대부분 그 종교이고, 아버지도 당시 연달아 사고가 나는 등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서서히 그 종교에 의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업용 차량이다 보니 사고가 한번 나면 집안 경제에 큰 타격이 가는 게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개 종교들이 그렇듯 타 종교를 동시에 믿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집안에서 타 종교의 흔적을 없애는 것이 좋다는 말에, 아버지는 고민하시다가 그 부적을 태워 없애버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 아버지는 평생 잊히지 않을 무서운 꿈을 꾸셨습니다.

꿈속의 아버지는 집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선녀처럼 예쁜 여자가 들어와 아버지 앞에 앉더랍니다.

놀란 아버지는 '아줌마는 여기 올 자리가 아닌데 왜 왔느냐, 어서 나가라'며 소리쳤는데, 싱긋 웃기만 하고 나갈 생각을 않더랍니다.

그 웃음이 순간 너무나도 소름끼쳤던 아버지는 여자의 팔을 낚아채 문 밖으로 끌어내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안 나가려고 버티는 힘이 장사보다 더했다고 합니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힘을 내서 확 밀쳐내는 순간, 여자가 잡고 버티던 문틀을 놓치면서 그 곱던 얼굴이 악귀로 서서히 변해가더랍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던 그 악귀의 형상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하십니다.

쫓겨나면서도 끝까지 노려보던 그 핏발 선 눈초리에 숨이 멎을 듯…….

이후 명절에 큰집에서 아버지는 그 스님이 이미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선 '스님이 써주신 부적을 태워버리고, 거기다 변절까지 했으니 화가 나서 악귀를 보내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덕을 많이 쌓으신 스님께서 그런 형상으로 나타나셨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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