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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14 친절하지마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4.09.30 21:36조회 수 1137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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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친절하지마

 

 

 

 

 

 

 

 

초등학교 6학년 시절, 저는 한창 중학교 입시 대비해서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영어공부를 위해 학원을 늦게 다니기도 했습니다. 영어회화와 문법 학원으로 당시에는 하버드학원, 지금은 젠아이 학원이라고 이름을 바꾼 곳에 다녔었지요. 

그 날도 어김없이 한 밤 8시쯤 넘어서 영어회화 강의를 듣기 위해 초등학교 골목길을 지나 학원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필!!! 초등학교 앞 골목길 사거리에서 당시 초등학교6학년치고는 컸던 저(당시 168) 보다 머리 두세 개는 더 커 보이는 중고딩 형아들이 단체로 몰려 있더군요. 불안한 마음은 바로 그대로……. 한명의 형이 오더니 친근하게 있는 대로 털어 놓으라고 하더군요. 하필 그날 학원비까지 가방에 있던 상황인지라 저는 그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주머니에 있는 당시에는 컸던 3천 원가량을 순순히 넘겨주며 이것뿐이라며 주머니를 뒤집었습니다. 그 양아치도 굳이 3천원을 얻었는데 더 뒤져보기 싫었던지 순순히 보내주더군요. 

다들 아실 겁니다. 삥을 뜯기고 나면 한편으로는 3천원으로 넘어가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왠지 자존심이 상하는 느낌과 순간 흥분했던 마음과 안도했던 마음이 교차하면서 머릿속이 매우 혼란스럽고 감정이 불안정해져있는 그 순간을 말이죠.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 데 갑자기 뒤에서 봉고차 한대가 다가옵니다. 봉고차 앞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매우 어여쁜 아가씨 한분이 "얘, 너 어디 가니? "라고 묻더군요. 저야 예쁜 아가씨가 물어보니 그냥 순순히 하버드학원 영어강의 들으러 간다고 대답했죠. 그러자 그 아가씨가 '어 그래? 나 거기 강의하는 강사인데 지금 학원가는 길이니까 데려다 줄게. 타!'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안 그래도 방금 전에 깡패에게 걸렸던 지라 사람 하나도 안 지나는 으슥한 골목길 혼자 가는 것보다야 선생님 차타고 가는 게 좋겠다. 라는 생각에 생각 없이 봉고차 뒷문에 타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뒤통수는 탁 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왜 여기서 100m도 남지 않은 거리에 있는 학원에 굳이 봉고차로 태워주려고 하시는 거지???' 

사실 그 장소가 아파트에 가려있어서 그렇지 조금만 가서 모퉁이만 돌아 길만 건너면 학원인 거의 다다른 곳이었습니다. 굳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원에 왜 차를 태워주려는 건지 의심이 가더군요. 

하지만 다들 아실 겁니다. 아무렇지 않게 타려던 행위를 멈추고 갑자기 안탄다고 하면 괜히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실례인 것 같고. 또는 만약 유괴범이라 하더라도 갑자기 안타려고 하면 강제로 데려갈 것 같고. 그리고 또한 설마 이렇게 연약한 여자 혼자 뭘 하겠어? 하는 생각.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설마 내가 유괴가 된다고??? 유괴는 남의 이야기지." 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큰 용기를 내어 다시 뒤돌아서며 안탄다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조수석의 여자만 보일 뿐 운전석도 컴컴해서 아무것도 안보였고 열린 뒷문속도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였기 때문에 뭔가 이건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결정적으로는 제가 그 학원을 1년 동안 다니면서 그 여선생을 본 기억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안탄다고 하니까 자꾸 봉고차가 천천히 제 뒤를 쫒아오며 '왜 태워주려는데 안타려고 그러냐고' 계속해서 말하더군요. 저는 끝까지 ' 그냥 안탈래요. 여기서 가까우니 그냥 갈래요' 라고 말했지만 말이죠. 

그러더니 점점 여자가 막 왜…….숨죽이는 목소리로 악을 지르는 느낌????으로 '아 왜 안타냐고 빨리 타.' 라는 식으로 막 윽박질렀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때 진짜 이 차를 타면 죽겠구나. 이러다 저 뒷문 속에서 누군가 튀어나와 날 강제로라도 잡아가겠구나 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찰나!!!

저 멀리서 아주머니 한분이 쇼핑을 하고 오시는지 장바구니를 들고 오시더군요. 저는 도저히 달리지는 못하겠어서 달리듯 걸어서 그 아주머니 곁으로 갔죠. 그러더니 봉고차는 말없이 저를 지나가더군요. 

만약 제가 그 차를 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이 사건의 장소는 바로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 창경초등학교 앞 골목. 즉 창경초등학교와 세라믹아파트 사이에 있는 골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정확한 장소를 밝히는 바는 이 근처에 사시고 계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었을 때 유괴는 자기와는 전혀 동떨어진 장소에서 동떨어진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유괴는 어렸을 때만 조심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24살의 청년 때도 다른 수법에 당할 뻔 했습니다. 

오랜만에 오후 수업이 휴강이라 일찍 끝나고 자취방에 돌아오던 중 한 할머니가 애타게 저를 부르더군요. 그래서 다가갔더니 할머니가 '청년, 우리 집 다리미가 고장이 났어. 고칠 수 있겠어?' 라고 하시더군요. 저야 당연히 못 고치니까 전파상이나 근처 전자상가에 한번 가보시라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그 할머니는 끝까지 '청년이 고쳐줘. 그냥 청년이 우리 집에 잠깐 와서 다리미 어떤지 좀 봐줘. 고쳐줘.' 이러시던 군요. 저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할머니께서 힘드셔서 아무나 붙잡고 계속 말씀하시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그 집에 가도 제가 고칠 방도가 없기 때문에 저는 안 되겠다며 그냥 웃으며 가려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저에게 이건 유괴다. 라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 청년~ 이 할매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말고 좀 도와줘~~" 

생각해보세요. 정상적인 할머니 생각으로 청년이 못 고쳐드리겠다고 떠나면 아 저 청년이 능력이 없거나 귀찮거나 해서 가는 가겠구나 생각하지 할머니가 의심이 가서 그냥 간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어렸을 초등학교시절 들었던 그 아가씨도 똑같은 소리를 했습니다. '선생님 나쁜 사람 아니야. 학원까지만 데려다 줄게' 라고 말이죠. 절대 이런 소리 하시는 분 말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저는 갑자기 등골에 소름이 돋아서 길을 건너고 뒤를 돌아보니 할머니는 어디론가 가고 사라지셨더군요.

항상 조심해야 하는 건 '유괴는 남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에게 과도한 친절행위는 자신을 위협하게 만든다.' 라는 겁니다. 사실 세상이 삭막하다고 어려운 분 도와주시는 착하신분……. 문제는 그런 것을 악용하는 자가 세상에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조심하세요들, 절대 남의 이야기 아닙니다. 


 

이 사건은 충북대학교 수의대길 내려와서 설봉탕 건너편에 있는 크라운 제과점이나 그 옆 골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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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문

 

 

 

 

 

 

 

 

 

저는 올해 21살 된 남성입니다.


이 일은 3년 정도 전의 일로,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제가 마음을 바꾸게 된 사건입니다.

이야기는 저희 아버지가 꾸신 악몽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꿈자리가 뒤숭숭하셨는지 잠꼬대를 하며 꿈을 꾸다 잠에서 깨어나시곤 했습니다.

마침 그 때 저는 시험 기간이었기에 밤을 새고 공부를 했는데, 아버지의 잠꼬대가 너무 무서워서 공부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꿈을 하루 이틀 꾸는 것도 아니고 매일 같이 그러시다보니, 저는 궁금해져서 아버지꼐 여쭤 봤습니다.



아버지의 말로는 어떤 기이한 생물과 싸우는 꿈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매번 괴물의 형태는 다른데도, 비슷한 곳에서 정체 모를 큰 검은색 문으로 아버지를 끌고 가려는 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께서는 왕년에 권투를 하셨던지라 매번 괴물에게 승리를 거두셨다고 하시더군요.



여기까지만 해도 저는 그냥 특이한 꿈을 꾸셨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일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반찬 공장을 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반찬 공장에서 반찬을 사서 장사를 하시는 스님 한 분이 계십니다.

스님이신데도 불구하고 아내와 자식이 있고, 술과 고기를 즐기시는 파계승 같은 분이랄까요.

철학원도 하셨고, 종종 기도하러 산에 한 달이 넘게 들어가 계시기도 하는 특이한 분입니다.



어느 날 그 스님이 아버지와 술을 마시겠다며 저희 집에 찾아오셨습니다.

저희 집이 좀 작다 보니 저는 부모님과 한 방을 썼었습니다.

그런데 그 스님이 방에 들어오시더니 대뜸 [아니, 여기 자리가 너무 안 좋은데? 여기서 자면 안 좋은 꿈 꾸지 않나?] 라고 물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하셨던 것인지 [악몽은 무슨? 난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어!] 라고 넘기셨습니다.

하지만 스님은 끝까지 마음에 걸리셨던지, 술을 다 드시고 돌아가시면서 부적을 쓴 후 숱을 탄 물에 녹여 아버지께 마시라고 건네셨습니다.

아버지는 은근히 악몽이 신경 쓰이셨던 것인지 드시더라구요.



신기하게도 아버지는 그 날 이후로 악몽을 꾸지 않으셨습니다.

문제는 그 대신 제가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죠.

제 꿈은 조선시대가 배경인 꿈이었습니다.



저는 인육시장에 아기를 유괴해서 팔아 넘기는 범죄자였죠.

꿈 속에서 가정 집에 몰래 들어가 갓난아기를 훔쳐 오는데, 갑자기 아이의 어머니가 눈을 떴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그 어머니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아기를 인육시장에 팔아 치우는 것도 살인임은 틀림 없지만, 어쨌거나 직접적인 살인은 처음이었던 저는 기분이 나빠져서 아기를 인근 개울가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고쳐 먹고 성실한 나무꾼이 되어 속죄하며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이나 지났을까요?



저는 팔도의 모든 산을 돌아다니며 나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는 어쩐지 눈에 익은 산에 오게 되었습니다.

오싹한 기분이 들어 돌아 가려는데, 눈에 개울가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그 사건이 갑자기 기억나며 알아차렸습니다.

이 곳이 그 곳이구나!

불길한 예감에 저는 도망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한 곳을 맴도는 것 마냥 그 개울가로만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지친 제가 숨을 헐떡거릴 무렵, 눈 앞에 갑자기 물에 팅팅 불은 아기의 익사체가 나타나고 온 몸이 멈췄습니다.

그리고 개울에서 그 아이의 어머니가 나와서 제 손목을 덥석 붙잡았습니다.



[같이 가자... 너무 외로워...]

그 여자에게 손을 끌려가 하반신이 물에 잠길 무렵,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몸을 반대 쪽으로 휙 비트는 순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꿈이 너무 생생해서 섬뜩하기까지 했지만, 평소 귀신을 믿지 않았던 저는 그냥 다시 잠을 청했죠.

그리고 저는 또 다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저는 용케 개울가에서 벗어난 것인지,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마음이 가는 무당이 있었습니다.

백옥 같이 하얀 피부에 색기가 넘치는 이목구비를 가진, 마치 유혹하는 것마냥 아름다운 여자였습니다.

저는 그 무당에게 사정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이야기를 듣고 힘을 내라며 저에게 음식을 권했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에 덥석 음식을 집어 들고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넋을 잃고 계속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파란 도포를 입은 선비 한 분이 나타나 제 팔을 붙잡았습니다.



[당장 그만 두시오. 그것을 먹으면 안 되오!] 라며 말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시하고 계속 먹었죠.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모든 세상이 느리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눈은 빠르게 돌아가는데, 귀에선 멍하게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선비는 여전히 걱정스런 눈빛으로 먹지말라고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눈을 돌려 무당을 봤는데, 무섭기 그지 없게 무당은 눈알이 튀어나오도록 눈을 치켜뜬 채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무당의 뒤에 검은색의 큰 문이 열렸고, 무당은 제 손목을 잡고 그 문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까 개울가에서의 꿈이 생각나 온 힘을 다해 몸을 뒤틀었고, 다행히 그 방법이 통해 극적으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꿈에서 깨니 온 몸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빴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너무 피곤했던지라 저는 다시 잠을 청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꿈의 무대가 현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는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집으로 오는 골목길 허공에서 엄청나게 큰 검은 문이 활짝 열리더니, 마치 진공 청소기처럼 저를 빨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는 물리적인 힘이라 저항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허공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라 꼼짝 없이 죽는 것이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아버지가 저를 깨우셨습니다.



그리고는 하시는 말씀이 [너 도대체 무슨 꿈을 꿨냐? 옆에서 자는데 네가 섬뜩한 목소리로 웃으면서 "나랑 같이 가자..." 라고 말하길래 놀라서 깨웠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3번이나 비슷한 꿈을 꾸고 나니 너무나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비슷한 악몽이 저를 덮쳤고, 아버지는 전의 그 스님에게 상담을 하셨습니다.



스님은 우리 집에 오시더니 휘리릭 달마도를 한 장 그리시고는 방에 걸어두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리고 너무나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저도, 아버지도 악몽을 꾼 적이 없습니다.

도대체 그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버지는 싸워서 이기셨고, 저는 겨우 저항만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 검은 문으로 끌려 들어갔다면 지금쯤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동안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저마저 귀신을 믿게 된, 너무나도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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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 정체모를 인연
 
 
 
 
 
 
 
저는 이름 모를 어떤 할아버지와 꽤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와 처음 만난 것은 약 7년 전, 그러니까 제가 중학교 1학년 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까지 쭉 가평에서 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구리시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당시 3월은 3월이 아니었습니다. 입학식 당일에는 눈이 발목 높이까지 쌓였고 그 후로도 몇 번 크게 눈이 왔었지요. 날씨는 당연히 추웠고요. 가뜩이나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저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감기까지 걸려 여러모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집과 중학교 사이에 거리가 걸어서 약 20분 정도 됐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때라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 건 생각도 못해봤고, 때문에 늘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을 타고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언덕길은 짧기는 했으나 꽤 가파른 경사였습니다. 거기다 날은 영하에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죠. 학교가 끝날 즈음에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 저는 어지러움을 억지로 참으며 그 언덕길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정말 죽을 맛이었지만 거기서 바람을 쐬고 있느니 차라리 빨리 집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그 때가 생생합니다.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볼이 터질 것 같았죠. 눈알마저 시려워지자 저는 눈을 감고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로 빨리 집에 가자, 빨리, 빨리. 이런 생각을 하며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위가 몹시 따뜻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가 어떤 상가 안에 들어와 있더군요. 정말로 평범한 상가였습니다. 양 옆으로 자그마한 가게들이 나있고 사람들은 걸어 다니거나 가게에서 뭔가를 사는 그런 곳이었죠. 상가의 양 끝에는 유리문이 있었고 사람들은 거기를 통해 이 상가를 드나드는 듯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구리시 사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은 굉장히 황량합니다. 그 너머 꽃길은 술집이나 노래방이 즐비하지 큰 상가는 없죠. 더군다나 제가 보았던 그 상가는 구리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처음 보는 장소였습니다.

헌데도 저는 그 곳이나 그 곳에 있는 저 자신이 이상하단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열이 나서 괴롭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저는 앞에 보이는 유리문을 향해 걸었습니다. 이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상가를 벗어나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그 때 누군가 제 팔을 낚아챘습니다. 보니까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저를 잡아 질질 끌고 가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약 70대 정도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셨는데 얼굴은 화가 난 듯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위에는 소위 말하는 깔깔이라는 누런 패딩 점퍼를 입고 계셨고요.

저는 무섭기보단 너무 당황스럽고 아팠습니다. 제 팔을 잡아당기는 할아버지의 팔 힘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도저히 70대 노인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이 할아버지 뭐가 그리도 화가 나셨는지 온갖 쌍욕을 저에게 퍼부으시더군요. 정신 나간 년. 여기는 왜 왔냐. 등등.

할 수 있는 반항은 다 해보았지만 아무리해도 할아버지의 손에서 벗어 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사람하고 세게 부딪히게 됐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날만큼 세게 부딪혔죠. 할아버지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지만 그 사람한테 너무 미안해서 고개라도 꾸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거기엔 웬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창백하다 못해 파랗게 보이는 얼굴에 검은 목폴라, 검은 코트. 무엇보다 섬뜩했던 건 그 남자가 저를 보며 히죽 웃던 모습입니다. 그 남자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제 뒤를 쫓기 시작하더군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더 화가 난 것처럼 큰 소리로 욕을 지껄이면서 아예 뛰는 것처럼 빠르게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상가 끝에 다다르자 할아버지는 유리문을 벌컥 열었고 저를 바깥으로 밀치며 다시는 여기 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바닥에 바로 엎어졌고 너무 아프고 괴로운 나머지 잠깐 정신을 잃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제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간에 쓰러졌다더군요. 오토바이 한대가 바로 제 앞을 지나치려했는데 제가 앞으로 엎어지면서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고 하더군요.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저는 가위는 눌려도 꿈은 꾸지 않는데요. 그 날은 유난히 선명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 앞에서 누가 손을 흔드는 게 보였습니다. 바로 그 할아버지였습니다.

부모님이 차를 세우자 할아버지가 버럭버럭 화를 내며 차문을 열고 저를 포함한 가족들 모두를 차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헌데 아버지가 기어코 차를 타고 가야한다며 억지를 부리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저한테 오늘 절대로 너희 아버지가 차를 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꿈에서 깼는데 기분이 정말 묘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리려 했지만 하필 그 날 아버지가 지각을 하시는 바람에 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고, 아버지는 급히 차를 타고 회사로 향하셨습니다.

학교에 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셨다고. 앞차가 화물트럭인데 거기에 싣고 가던 물건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8주를 입원해 계셨는데 의사 말로는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아버지한테 그 꿈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그런 걸 왜 이제 이야기 하냐며 혼 난 게 기억납니다.

마지막 일화는 최근의 것입니다.

작년 겨울 부모님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나시면서 약 5일 정도 저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날밤은 친구들을 불러서 놀다가 밤을 세고 그 다음날 저 혼자서 잠에 들었죠. 지금은 꿈이라고 말하지만 당시엔 그게 꿈인지도 몰랐습니다. 무작정 목이 말라서 거실로 나갔는데 그 할아버지가 마루에 딱 버티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를 붙잡더니 물도 못 마시게 하고 다시 방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그러더니 문을 잠그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문을 열어선 안 된다고 엄포를 놓으시더군요. 저는 영문도 몰랐지만 그래야할 것 같은 불안함에 사로잡혀서 일단 문을 잠그고 구석에 앉았습니다.

이윽고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주 정중한 노크였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어머니 목소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문을 안 여니까 아버지 목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더군요. 정말로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문을 열라고 재촉하는 가족, 친구들의 목소리.

공포에 시달리던 저는 엉엉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날까지 쭉 이모네 집에서 머물렀고요. 만약 그 때 문을 열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저를 세 번씩이나 도와준 그 할아버지는 아직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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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3달 전쯤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친구 4명과 함께 종로 숭인동에 술을 마시러 갔었습니다.

완전히 떡이 되도록 마신 후 슬슬 헤어지려던 때, 저와 집 방향이 같은 친구 놈이 토를 한다고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나머지 3명은 먼저 집으로 돌려 보내고, 저는 그 녀석을 겨우 진정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하철도 끊긴 시간이었던데다 술을 마신채로 운전도 할 수 없어 일단 근처 피씨방에서 밤을 새기로 했습니다.

일단 피씨방에 들어서긴 했지만 딱히 할 게임도 없었던터라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슬슬 잠이 쏟아지길래 옆을 봤더니 친구는 이미 잠에 빠져 있더군요.

저 역시 그대로 엎드려 잠을 좀 청하기로 했죠.

그런데 거기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주택가에서 아까 먼저 보냈던 친구 중 한 놈이 택시를 타고 가고 있는데, 뒤에서 검은 자동차 하나가 계속 따라오는 겁니다.

그리고 친구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그 검은 차에서 친구를 납치하듯 태워서 끌고 가는 겁니다.

깜짝 놀라 잠에서 깼는데 곤히 자고 있던 옆자리의 친구가 헉헉거리면서 깨있었습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우리는 그 즉시 피씨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까 꿈에 나왔던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반응이 없는 겁니다.

불안해져서 전화를 계속 했고, 다행히 친구는 택시 안에서 자고 있었던지 곧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급하게 뒤에 혹시 검은 차 하나 따라오고 있지 않냐고 물었죠.

그런데 친구 말이 뒤에 검은색 오피러스가 따라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바로 장난 치는 거 아니니까 아무 말 하지 말고 택시에서 내려서 바로 사람 많은 쪽으로 뛰라고 했죠.



다음날 친구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자기가 내리자마자 뒷차에서 덩치 큰 남자 2명이 내리더니 자기를 미친 듯 쫓아왔다고 합니다.

친구는 다행히 근처 편의점으로 내달려서 겨우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후 종로 경찰서에 신고하고 나서야 알게 된 일인데, 그런 식으로 사람들을 납치한 후 중국의 지방 소도시나 어촌으로 인신매매하는 집단이 있어 수사 중이라 하더군요.



만약 그 때 제가 피씨방에서 그 꿈을 꾸지 않았더면 지금 친구가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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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1박 2일
 
 
 
 
 
 
 
 
더운 여름, 에어컨 없는 작업실을 피해 전 더위를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땐 24시간 개방 롯데리아에 가서 작업을 하곤 합니다. 한창 작업하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여대생들이 떠든 이야기를 옮겨봅니다. (그 여대생의 시점으로 쓰겠습니다.)

저는 올 여름, 친한 오빠들과 친구 등, 8명이 펜션을 빌려 1박2일 여행을 갔습니다. 펜션은 넓은 방이 두개 있었고 시설이 깔끔했음에도 유난히 싼 숙박비 때문에 다들 만족하며 짐을 풀고 놀기 시작했어요.

펜션에서 밤늦게까지 먹고 마시고 놀다가 일행 중 4명은 지쳐 옆방으로 잠을 자러 갔습니다. 남은 저를 비롯한 네 명은 다른 방에서 계속 떠들고 노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자러 들어간 언니 중 한명이 천천히 엉금엉금 기어 나오더군요. 그러더니 방문과 현관문 사이에 놓인 냉장고에 머리를 쿵쿵쿵 박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쿵쿵쿵 박더니 다시 자던 방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갔습니다.

잠이 덜 깬 건지, 그 꼴이 우린 너무 웃겨서 깔깔 거리며 웃었는데, 점차 아무도 웃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방으로 기어들어간 언니가 다시 천천히 기어 나오더니 또 냉장고에 머리를 쿵쿵쿵 박고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쿵쿵쿵…….

점차 우리는 무서워져서 그 언니를 깨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언니를 일으켜 세워 억지로 잠을 깨웠습니다. 그랬더니 정신을 차린 언니가 마구 울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울더니 우리가 놀고 있는 방구석에 자리를 잡고는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우린 괜히 오싹하기도 하고 기분도 묘해져서 더 놀 기분도 들지 않아 다들 그 방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잠을 청했고요.

다음날,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궁금해져서 그 언니에게 어젯밤에 왜 그랬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언니를 비롯해, 옆방에서 잠을 자던 4명의 친구들까지 전부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 친구 중 한명이 천천히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옆방에서 자던 언니를 비롯한 일행 4명은 전부 동시에 가위에 눌렸답니다. 그리고 4명이 동시에 어떤 머리를 산발한 여자 귀신을 봤다더군요.

그 여자귀신은 네 명을 천천히 둘러보더니 결정했다는 듯, 그 언니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질질 끌고 갔다고 합니다. 그 언니는 당연히 끌려가지 않으려고 저항하다 냉장고에 머리를 쿵쿵쿵 박았고, 냉장고에 걸려 귀신이 머리채를 놓치면 언니는 다시 방으로 도망갔다가 다시 끌려나오길 반복했다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세 명은 가위에 눌린 채 언니가 귀신에게 끌려 다니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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