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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어릴 때 겪은 실화들 1

title: 메딕오디2019.06.04 10:50조회 수 50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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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는 눈팅만 하고... 예전에 가입했었다가 탈퇴하고 재가입 한 후엔 

 

거의 유령 회원으로 다른 카페에 퍼와지는 글만 보다가 제대로 된 글을 쓰는 건 처음이네요.


작년에 제가 판에 올린 글을 오유에 퍼왔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도 아마 삭제했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매년 여름이 되고 공포글이나 영화가 유행하기 시작하면 저는 제가 겪은 예전 일들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글 재주는 없지만 슬그머니 써봅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쓸께요. 

 

 


어릴 때는 귀신이 보였음. 

그게 어느 시점 부터 점점 안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조금 감각만 예민할 뿐 일반인과 다를 것이 없음.

나는 귀신에 대해서는 유난일 정도로 겁이 너무 많음. 

귀신이 점점 보이지 않을 무렵부터 귀신에 대한 겁이 커졌음.

오히려 귀신이 보일 때는 그게 일상이라 몇몇 빼곤 딱히 무섭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보이던 것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니까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음.

분명히 있던 걸 봤는데, 그럼 보이지 않는 지금도 곁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그 불안감이 정말 지금도 가끔 너무 크게 느껴짐.

기척이 있는데 여전히 보이지 않을 때. 

그것만큼 소름끼치는 일이 없는 것 같음...

아무튼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것이 없어서 소소하게 예전 이야기들을 풀겠음.

 

1.

어릴 때 내가 주로 본 귀신들은 이게 귀신인지 사람인지 구분이 안 가는 귀신들이 대부분이었음. 

딱히 흉측한 모습을 한 귀신도 없었고 

그냥 살짝 주파수가 안 맞는 노이즈가 조금 낀 화면에 나오는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들이라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귀신이랑 사람을 구별을 못했었음. 

귀신에게 말을 건다던가 그런 소소한 일들이 많았음.

사실 너무 어릴 때라 자잘하게 생각나는 것은 많이 없지만, 이건 여전히 확실하게 기억이 남.

유치원에 다닐 때, 아니 그보다 더 어릴 때.. 

음 지금 아이들도 가는 지는 모르겠는데 나 때는 선교원 다음에 유치원을 가곤 했음. 

아마 선교원에 다닐 때 즈음이니까 5~6살 즘인 것 같음.

그 당시 우리 친가는 오래 된 한옥을 살짝 개조한 집이었음. 

그래서 명절날 친가에 가면 대청마루에서 사촌언니 오빠와 뒹굴면서 놀곤 했음. 

대청마루 구석에 이불장 같은 것을 놔둔 것이 있었는데 친가에 갈 때마다 왠 할아버지 한 분이 거기 앉아 계시곤 했음. 

항상 인상을 찌뿌린 채로 무언가에 노한 표정으로 앉아 계시며 친척 어르들을 눈으로 훑곤 했었음.

사촌 언니 오빠들과 놀 때도 쭉 계셨는데 

왜 때문인지 언니 오빠들이 그 할아버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한번도 볼 수가 없었음.

다들 명절에 친척집에 가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제사아님? 

그건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기에 어르신들이 제사 준비를 하고, 

제사가 시작됐을 때에도 그 할아버지는 안방으로 가시긴 커녕 항상 그 곳에 앉아 계셨음.

그 당시엔 내가 너무 어렸던 터라 마냥 할아버지의 표정이 무서워 피해다니기만 했지,

왜 그곳에 계시며 제사에 참여하시지 않는 걸까 에 대한 의문은 가지지 못했었음.

그리고 친가가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가고, 나도 어느 정도 머리가 굵어 진 후 귀신과 사람을 구별하고 

또 왠만하면 귀신과 얽히지 않으려 하다보니 어릴 때 그 할아버지는 점점 내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음.


그러던 어느날, 중학교 1학년 즈음인가... 

어떤 일이 있어서 아부지, 나, 할머니, 동생. 이렇게 셋이 무당집을 가게 됐음.

무당집에 가게 된 이야기는 나중에 풀던지 하겠음. 

암튼 처음 가 본 무당집의 숨이 턱턱 막히는 그 느낌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음. 

사실 정확하게 그 때 내가 왜 그랬는 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동생은 어떻게든 신방(?)에 가지 않으려고 땡깡을 부렸고 난 한바탕 혼이 났음.

결국 아직 어린 동생은 밖에서 기다리고 나만 아부지에게 끌려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됐음.

근데 그 곳에서 내가 어릴 적 기억 속에 묻어뒀던 어릴 때 본 할아버지의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음.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무당아주머니가 했던 이야기 때문이었음.


애초에 다른 목적이 있었던 방문이라 그 목적에 대해서 상담을 받고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와 할머니의 대화를 들으며 나는 그 할아버지 생각이 났음.

조상중에 제사를 못 지내주는 조상이 있지 않느냐는 무당 아주머니의 말에

할머니가 6.25전쟁 때 조상님 무덤 몇몇을 잃어버렸는데 어느 분이 어느 분인지 몰라서 아직까지 제사를 못 지내 드리고 있다고. 


그 대화를 듣는 순간 그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왜 그렇게 노한 표정을 하고 그 곳에 앉아계셨는지 조금 알 것 같았음. 

아마도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잘 모르지만 조상님 중 한분이 아닐까 싶음.

 

 


2.

내가 본 귀신 중 가장 선명하고, 동생과 함께 봤던 귀신이 하나 있음.

아마 그 때가 2002년 즈음일거임. 

월드컵을 치루는 년도라 온 국민이 들떠 있을 때의 초 여름 주말. 

우리 집은 온 가족이 달콤한 늦잠에 빠져있었음.

근데 갑자기 천지가 울리는 듯 한 큰 소리로 '쿵!!!!'하는 소리가 나는 거임. 

나란 여자, 한번 자면 업어가도 모르는 여자임. 

그런 내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날 만큼 큰 소리였음.

온 가족이 그 소리에 놀라 다들 거실로 뛰쳐나왔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나는 무슨 일 인가 싶어 베란다로 나가 밖을 바라보았음.

 

요즘 생긴 신식 아파트는 내가 안 살아봐서 잘 모르겠는데...

많은 아파트들의 아파트 호수 적인 부분이 옆에서 보면 

────┐    ←요렇게 튀어나와있잖음?
────┘

 내가 살던 호가 3-5호였는데 우리 호가 적힌, 저 튀어나온 곳에 왠 여학생이 떨어져있는 게 아니겠음..?


피가 낭자하거나 그러진 않고 엄청 온전한 모습으로 떨어져 있는데,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눈을 돌리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어무니가 오셔서 이런거 보면 안된다며 눈을 가려주셨을 때가 되서야 나는 베란다에서 나올 수 있었음. 

여학생은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교복이 뭐였는지 아직도 확실하게 기억이 남. 

녹색 체크무늬 조끼에, 마찬가지로 녹색 체크무늬 교복 치마.

805호에 살던 여학생이었는데 주말에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자살을 한 거였다고 함. 

주말인데 왜 교복을 입고 있었는 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음.

후에 이런저런 소문들이 단지내에 돌아다녔지만 그 학생 부모님은 얼마 안되서 이사를 가셨나? 

그래서 정확한 내막은 아무도 모르는 듯 했음.

아무튼 어릴 때 부터 귀신이 보이긴 했지만 눈 앞에서 사람이 죽는 건 처음 봐서 너무너무 무서웠음.

그리고 당시 나는 정말 순수한 중딩이였던지라...ㅋ...곧장 방에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 쓰고 기도를 했음.

나란 여자.. 2n년 평생 단 한번도 종교란 걸 가져본 적이 없는 여자임. 

근데 그 당시에는 너무 무서워서 그냥 기도를 했음.

예수님부처님천지신명님 다 찾으면서 기도를 해본 게 그 때가 처음인 것 같음. 

기도 내용은 대충


'언니가 언니 스스로 선택한 거니까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좋은데로 가세요.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언니 좋은데 가서 행복하게 사세요.

하느님예수님부처님천지신명님 언니 좋은데 갈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이런 내용이였음.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 당시의 나는 정말 너무 진지했었음. 

울면서 기도했으니 말 다했잖음..ㅠㅠ...

이불 뒤집어 쓰고 펑펑 울 정도로 진지했었음.


그리고 한 일이주가 지났나, 

평소에는 잊고 살다가도 집을 오갈 때 마다 그 튀어나온 곳을 의도적으로 보지 않으려 노력하던 때였음. 

아침에 등교할 때는 괜찮음, 하지만 학원 갔다가 하교할 때는 진짜, 

집으로 가기 위해선 무조건 그 아래를 지나가야하니까 공포로 인한 스트레스가 엄청났던 것 같음.

그러던 날, 

저녁 7~8시가 되어서 어무니가 늦은 저녁을 준비하시는데 

찌게에 넣을 두부가 없으셨는지 놀고있던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셨음.

가뜩이나 무서워서 왠만하면 해지기 전에 꼬박꼬박 집에 들어가던 때였는데,

너무너무 무서워서 동생을 데리고 심부름을 같이 가게 됐음.

당시 14층에 살고 있었던 지라 엘리베이터가 14층에 올라와 땡- 하고 문이 열리고, 

동생과 망설임 없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그 날 따라 엘리베이터 안의 분위기가 너무 음습한거임.. 

당장 귀신이 튀어나온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그런 분위기였음.

차갑고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뭔가 촉이 좋지가 않았음. 

동생도 그걸 느낀 건지 우리는 서로 말 없이 눈치만 살피고 있었음.

엘리베이터 층은 한층 한층 내려가고..

13,
12,
11,
10
,
,
8....... '땡!'

천천히 내려가던 엘리베이터가 8층에 땡 하고 섰음.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열리는데 동생과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음.


몇일 전에 본 그 죽은 여학생이 스르륵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음.


그 전까지만 해도 귀신을 그렇게 가까이, 선명하게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음.

여학생이 떨어졌을 때 피를 흘리거나 하지 않아서 인지 정말 너무 멀끔한 모습으로 스르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음.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왔다면 진짜 사람인 줄 알았을 거임.

흡사 공포영화에 나오는 귀신처럼 스르르.

말 그대로 스르르 엘리베이터에 올랐음.


정말, 동생과 나는 미치는 줄 알았음. 

난 오른쪽 벽 귀퉁이에, 동생은 왼쪽 벽 귀퉁이에 붙어서 

둘다 양쪽 손잡이를 손에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붙잡고 놓을 줄 몰랐음.

여학생은 우리 앞에, 엘리베이터 문 바로 앞에 서 있었음. 

그런데 여학생이 자꾸 힐끔힐끔 몸을 틀면서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지는 거임..

진짜... B1층으로 내려가는 그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줄이야.

우리 아파트의 구조상 1층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가스벨브관 같은 것이 있어서 1층을 B1층이라고 불렀음. 

내가 살던 호가 3-5호라고 했잖음? 

우리 호수 입구 바로 맞은 편에는 몇발짝 떨어지지 않은 곳에 경비실이 있었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경비실이 보이는 구조.


영영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학생과의 동행은 엘리베이터가 B1층에 도착하면서 끝나게 됐음.

B1층에 땡! 하고 문이 열리자마자 나와 동생은 그 순간 마라톤 스퍼트를 하는 것 마냥 

그 여학생을 통과해 순식간에 경비실 앞까지 다닫았음.

갑자기 나타난 우리들의 모습에 놀란 아저씨의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숨을 돌리던 우리는 다시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음.

분명 그 여학생은 엘리베이터 문 바로 앞에 있었는데, 

문이 열리고 여학생이 먼저 나가야 우리가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우리는 여학생을 통과해서 밖을 나와버린거임.

사람일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음.

나와 동생은 현실도피를 하기 시작했음, 사람일 것이다, 사람이여야만 한다. 

우리가 나가기 전에 나갔는데 우리가 서서 잠깐 잠을 잔거다 라며 온 아파트를 뒤져서 있을 리도 없는 그 여학생을 찾아 헤맸음.


그리고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님...

그 여학생 귀신은 여러모로 나에게 생전 처음이라는 단어를 안겨준 여학생임.

 

나머지는 반응보고 쓰겠음...ㅎㅎ...
오늘도 일하고 와서 기분이 몹시 좋지 않은 고로.. 이만 총총총..ㅠㅠ...


출처 : 오유, 우유속에퐁당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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