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자취방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2019.11.29 14:19조회 수 1534댓글 0

    • 글자 크기


내가 처음 입사했던 회사에서 3년을 근무했어.

 

대기업이었던지라 복지도 좋았고 급여도 나름 만족할만한 수준이였지.

 

업무도 많이 익숙해지고 내 밑으로 후임도 들어오고 평생직장으로 삼아야겠다 싶었던 3년차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어.

 

그 '집' 때문에..

 

 

 

그때가 한참 대기업들이 경기도쪽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붐이 일던 시절이였어.

 

우리 회사도 그 여파로 분당쪽으로 사옥이전을 했고 몇몇 부서만 서울에 남게 되었는데

 

난 애석하게도 전자의 경우로 이전을 해야했지.

 

 

처음 한달동안은 서울 - 분당 출퇴근을 했는데..

 

야근을 하거나 회사 근처에서 회식을 하면 지하철이 끊겨서 택시를 타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더라고.

 

근데 택시비가 어마어마한거야..ㅜ

 

회사 휴게실에서 잔적이 있을 정도로 말이야.

 

 

큰맘을 먹고 생활터전을 분당으로 옮겼고.. 그래서 가게 된게 그 '집'이야..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면이 큰 유리창이였어.. 블라인드가 있는..

 

그리고 침대와 티비, 에어컨이 있고 침대 맞은편에 싱크대와 붙박이 냉장고, 세탁기가 있는 그런 구조였어.

 

당시만 해도 참 좋은 옵션이었고 그만큼 월세가 비싸서 내 월급을 사이버머니로 전락하게 만드는 그런 오피스텔이였지.

 

화장실에 샤워부스도 따로 있었어..( 깨알 자랑 미안.. )

 

 

그리고 입주 조건으로 도배도 새로 해준다고 하고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그집'에 들어가게 된거야..

 

처음 며칠간은 짐정리도 해야되고 회사 업무도 많았고 이래저래 이상함을 못 느끼고 지나갔어.

 

그런데 잠을 자도 자도 계속 피곤하기는 했었어.

 

그냥 내가 좀 지쳤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게 화근이 될 줄이야

 

그땐 몰랐지.

 

 

 

그집에선 거의 매일밤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렸던 것 같아.

 

잠을 자면 항상 새벽마다 한번씩 깨고 그렇게 잠을 못자니 출근해선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고 

 

업무능력도 떨어져서 상사한테 깨지고 실수를 반복하고 생활리듬이 점점 망가지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하루는 몸이 너무 안좋아서 조퇴를 하고 집에 와서 현관문을 열려고 열쇠를 꽂았는데 방안에서 소리가 들리는거야.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 도둑인가 싶어서 냅다 문을 열었지.

 

텔레비젼이 틀어져 있더라고..-_-..

 

 

내가 깜빡하고 틀고 간건가 싶어서 끄고 생각을 해보니까..난 티비를 튼 기억이 없는거야.

 

찝찝했지만 애써 내가 튼거라고 자위하고 그 사건을 넘겼는데

 

지금 티비는 센서가 움직임을 감지해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잖아.

 

근데 그때는 그런게 없어서 틀고 자면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켜져있고 그랬거든

 

분명히 보다가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면 꺼져있고

 

샤워하고 나와보면 내가 작동시킨 것도 아닌데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고..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났어..

 

 

게다가 내가 신발이 좀 많은 편이기도 하고

 

남이 쓰던 붙박이 신발장에 내 신발 넣어놓는게 싫기도 해서 새로 신발장을 샀는데..

 

퇴근하고 외출하려고 신발을 찾으면 신발이 없는거야..

 

분명 신발장에 넣어놨는데..

 

그래서 보면 붙박이 신발장에 내 신발이 들어가 있고 그렇더라고..

 

그때가 여름이기도 했지만 전기요금이 삼십만원 넘게 나온 적도 있었어.

 

난 회사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월세에 대한 부담으로 더워도 선풍기에 의지해서 살았는데..기가 막히더라.

 

 

 

그래서 관리실에 이야기해서 전기 점검도 나오고 그랬는데.. 아무 문제가 없대..

 

내가 사용한 키로와트대로 전기요금이 나온 거라고 하더라.

 

누전되는 곳도 없고....

 

이쯤되니.. 나 말고 딴사람이 침입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출근하면서 얇은 종이를 현관문 밑쪽에 끼워넣고 출근을 했어

 

(이건 데스노트라는 만화책에서도 나오더라.거기 주인공은 샤프심을 이용했던 것 같아.)

 

그리고 퇴근해서 보니까 그대로 있는거야.

 

 

 

 

악몽은 점점 더 심해졌어.

 

처음엔 창문에 귀신이 서 있는 꿈을 꿔서 창문 근처에 가는게 싫어졌는데

 

그 다음엔 화장실에 있는 귀신 꿈을 꿨고 

 

그다음엔 현관문 앞에서 날 쳐다보는 귀신 꿈이였고

 

마지막엔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내려다보는 꿈까지 꿨으니

 

꿈이 점점 진화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그집' 에서 내가 편히 쉴 공간이 사라지기도 했지.

 

 

그러다 쉬는날 본가에 가서 부모님께 사실대로 얘기했어.

 

부모님도 깨방정 떨던 내가 자꾸만 말라가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는지 용하다는 무당집에 가서 부적을 써오신거야.

 

처음엔 이런 걸 왜 써왔냐고 안가져간다고 퉁명스럽게 얘기했는데

 

내 몸이 너무 힘들고 회사는 다녀야겠고 해서 받아가지고 왔어.

 

엄마는 부적을 현관문 앞 벽지에 붙이라고 하셨어.

 

 

집에 와서 부적을 붙이려고 보니까.. 현관문 앞 벽지 그 부분에 뭐가 있는거야.

 

처음 벽지를 붙일 땐 초배지를 붙이고 그 위에 벽지를 붙이지만

 

원래 벽지가 있는 상태에선 그냥 그 벽지 바로 위에 새로운 벽지를 붙이거든.

 

근데 그 부분만 벽지가 아닌 다른 게 보이는거야.

 

이게 뭔가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부적이더라.

 

 

 

X자 모양으로 교차되게 붙여져있던 부적이 벽지 속에 있었던거야..

 

내가 부적을 붙이려고 풀을 바르니까 덧대져 있던 부분이 비춰보이면서 부적이 보인거지.

 

상황이 그렇게 되니까 부적이고 뭐고 그 집에 더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 몸무게는 이미 정상체중 이하로 내려간 지 오래였고

 

하루에 세네시간 자는 걸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거든.

 

부모님도 이참에 좀 쉬고 이직을 하는게 어떠냐고 하셨고

 

사실 월세도 너무 비쌌어.

 

뱁새가 황새 쫓아가려다 가랭이가 찢어진 격이였지.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까 한시도 '그집'에 있기 싫어지더라고..

 

다음날 회사 출근해서 사직하겠다고 부서장님께 말씀드렸는데

 

( 민망하지만 그때 내가 정신을 놓고 다녀서 부서내에서 사고친 건이 몇 개 있었어..)

 

별다른 말씀없이 처리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다른 부서에서 후임이 오고 한달동안 인수인계하고 난 퇴사했어.

 

 

그 한달동안 본가에서 출퇴근을 했어..

 

비록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왕복 네시간쯤 걸렸지만 집에서 자니까 잠도 잘 잤고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어서 그런지 몸무게도 조금씩 늘어갔어.

 

 

부동산에서는 내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날때까지 월세를 내야 한다고 했는데

 

내가 통사정해서 두달치 월세를 내고 복비를 미리 주고 간다는 선에서 합의가 됐지.

 

그리고 이삿날.

 

친구들 몇을 불러서 내 짐을 빼고 있는데 갑자기 친구중 하나가 소리를 지르면서 날 부르는거야.

 

가서 보니까..붙박이로 있던 신발장에 또 내 신발이 들어가 있더라.

 

이게 왜 또 여기있나 싶어서 신발을 꺼내려는데 친구가 그게 아니고 자기가 꺼낸 걸 보라는거야.

 

 

그래서 친구가 보고 있는 걸 봤는데...

 

신문지에 곱게 싸여져 있는 어떤 뭉치 같은거야..

 

그래서 그게 뭐냐고 좀약 아니냐고 하면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손톱' 인거야..

 

 

5mm정도 되는 손톱이 수십개는 넘게 잘려져서 신문지에 싸여져 있었어.

 

우리 둘 다 경악했지.

 

 

그렇게 난 퇴사를 했고 이사를 했어.

 

부동산에 그집 스토리에 대해서 물어봐도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어.

 

그 '손톱'은 내가 이사하면서 잘 버리고 나왔고

 

그 이후로 나도 다시 미친식욕을 되찾고 몸무게도 정상으로 돌아왔지.

 

 

내가 '그 집'에서 도대체 뭘 겪을건지.. 이유가 뭔지..알 수는 없었어.

 

 

 

 

 

관련 댓글 : 

 

손톱이라...누군가 양밥을해논 거네요 저주같은 거예요 

 

그 집에 무슨 사연이 있나본데 부동산에서 모른다면 집주인이 입단속을 잘 했나 봅니다 참 재수없는 일을 겪으셨네요

 

 

양밥이란.......

 

본디 액운을 쫓거나 남을 저주할 때 무속적으로 취하는 간단한 조치를 뜻하는 말로, 

 

상례에서도 각종 속설과 믿음에 따라 앰땜하는 풍습이 있다. 

 

예컨대, 발인하는 날 상제들은 관을 들고 방의 네 구석을 향해 관을 세 번씩 올렸다 내렸다 하며 인사를 한 뒤에 문을 나선다. 

 

이때 관을 방에서 상여가 있는 밖으로 옮길 때, 도끼나 톱으로 문지방을 살짝 찍거나 자른 뒤에 관을 들고 문지방을 넘는 풍속이 있다. 

 

또한 문 밖의 댓돌 앞에 바가지를 깨는 것은 

 

죽은 이가 나쁜 귀신이 되어 다시는 문지방을 넘어 집 안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믿음에서 비롯한 양밥 

 

곧 액땜인 것이다.



    • 글자 크기
처녀무당의 예언 (by 노인코래방) 반지하 계단밑을 항상 청소 해야 하는 이유 (by 노인코래방)
댓글 0

댓글 달기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