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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귀동냥귀신이야기10 - 이름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6.04.07 10:38조회 수 945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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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휴

저는 지금 몹시 우울하답니다. 통곡

홈플러스 장보러 갔다가 핸드폰을 잃어버렸거든요.

ㅜㅜ  다시 찾을수 있을지. 이미 마음을 비우고

다락에 짱박아둔 옛날 핸드폰이나 찾아 보렵니다.

그래도 글은 써야하기에 컴퓨터를 켰어요. 안녕

여러분은 저처럼 물건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요.

 

 

 

-시작-

 

 

오늘은 이름에 관해서야.

 

내 이름은 조금 특이한 축에 속하는 편이야.

보통 사람들은 이름이 대게 두글자 잖아.

그런데 내 이름은 세글자야.

그러니까 성까지 더하면 총 4글자가 되겠지.

 

요즘은 이름을 좀 특이하게 짓는 트렌드가 있어서

내 이름정도야 뭐, 애교에 가깝지만

내가 태어난 그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생각하자면

그건 뭐 거의 혁명에 가까웠어 ㅋㅋㅋㅋㅋㅋ 음흉

 

외자인 이름은 더러 있었을 테지만

이름을 길게 한다는건 매우 드문 일이었지.

그것도 내이름은 버터냄새 폴폴나는

서양식 이름이거든.

 

그래서 초면인 사람들에게 이름을 말하면

거의 열명중에 8명 정도는

"혹시 세레명 이세요?"라는 질문을 받거나

"와 정말 이름 특이하네요"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거나

"와 이름은 정말 이쁘네요"..........

..............버럭

이름만 이쁘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우 나빴어

 

학교 다닐적엔 신학기만 되면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어머나, 땡땡땡(내이름) 손들어봐~ 얼굴좀 보자"

할 정도로 범상치가 않았다구.

 

이름이 특이하다 보니 사는게 피곤했지.

여성여성스런 예쁜 이름과 정반대인 외모탓도 있었지만

이름이 항상 튀다보니 별거 아닌거에도

주목을 받았고, 내 성격상 그런 관심이

큰 부담으로 찾아왔거든.

 

그래서 나는 항상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내이름을 지은 장본인(아빠)에게

제발 부탁이니 개명을 해주면 안되냐고

국민학생 때부터 대학생때까지 줄기차게 때를 썼지만

아빠는 대꾸도 안해주셨지.

 

내 이름이 더 싫은게

쓸때없이 특이한것도 있지만

이름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야.

남들이 "와, 이름 좋네요. 무슨의미에요?"라고 물어보면

ㅇ_ㅇ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해야 하는

딸래미의 심정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으신거지..

 

도대체 왜 내 이름을 그렇게 지은걸까.

그리고 그정도 지겹게 때를 쓰면

진지하게 고려해서 바꿔줄만 하는구만

왜 안바꿔 주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나는 내 이름에 불만이 많았어.

 

그러던 중, 난 내 이름에 얽힌 비밀을 최근에 알게 되었지.

 

나는 명절 전전날 시댁에 들렀다가

명절 당일날 아침일찍 친정에 내려가거든.

추석이든 설이든 항상 그런 패턴이야.

왜냐면 나는 외동이기 때문에 다른 형제가 없어.

아버지가 성묘를 혼자 갈 수는 없잖어.

비록 딸이지만 내가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나랑 남편이랑 같이 성묘를 가지.

 

성묘라고 해봤자, 예전에 우리가 살던 시골집으로 가기 때문에

차타고 슝-슝- 달리기만 하면 되니까 엄청 편해.

예전 우리가 살던 시골집 뒷마당을 넓혀서 그곳에

가족 납골묘를 만들어 놓았거든.

(예전에 한참 가족 납골묘가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지.)

 

그리고 우리가 설던 그 옛집에는

우리 아버지의 사촌 형님이 살고 계셔.

우리 할아버지의 동생. 그러니까 나에게는 작은할아버지겠지?

그 작은할아버지의 아들이시래.

그러니까 우리 아빠와는 사촌이고, 나에게는 큰아빠가 되겠다.

 

우리 할머니가 그곳에 사셨는데 돌아가신 후로

시골집은 한동안 빈집이었는데

마침 그분이 오갈데가 없었고

딱한 사정을 들은 집안 어른들이

그 집에 기거하도록 거처를 마련해 주었다는 거야.

그래서 명절에 성묘하러 가면

큰아빠를 뵙게 되었어. 의례적으로 말이야.

 

내가 엄마에게 듣기로는 큰아빠란 분은

원래 자식도 있었고 부인도 계셨는데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냥 홀로 되셨다고 하더라고.

나중에는 사업이 실패해서 알콜 중독이 심하게 오셨다나봐.

한마디로 의지를 상실한 폐인이었는데

재기해 보겠다고 시골로 오셨다면서

만나면 인사 깍듯이 하고 살갑게 굴라고

나에게 신신 당부를 하셨지.

 

그래서 성묘를 하러 가는 길이면

엄마가 항상 전이며, 고기며, 갈비며, 과일이며...

두 보따리씩 챙겨가지고 큰아버지 드리라고 막 그러셔.

그런데 큰아버지는 내가 살갑게 인사도 드리고

반찬 꺼내서 "이거 제가 정리해 놓을께요~"

없는 애교를 떨라치면

아주 그냥 썩은미소를 날리시며

"됐다" 하고

슝- 등돌리곤 밖으로 가버리시는 분이었지.

 

그런게 한해 두해 반복되다 보니

나도 그냥 데면데면 인사만 할 정도의 사이가 된거야.

 

암튼. 올해 명절도 별 기대없이 성묘길에 올랐지.

그런데 올해는 우리 꼬맹이(아들. 3살)가 제법 커가지고

시골에 간다는것 자체가 너무 좋더라고.

 

시골에 도착해서 큰아버지께 인사드리고

간단히 성묘하고 우리는 시골 마당을 두런두런 살피고 있었지.

큰아버지는 그런 우리를 멀찍허니 거리를 두고 담배를 태우시더라고.

우리 아빠가 큰아버지 곁으로 가서

인사치레로 요즘 어떠시냐, 술은 좀 끊으셨냐 건강은 어쩌시냐

말을 붙이시는게 들렸어.

그런데 대뜸 큰아버지께서

"야, 너는 왜 하필 이름을 비슷하게 지어서

볼때마다 사람 눈에서 눈물을 뽑냐.

그것들도 컸으면 나도 저런 손주가 셋은 있었을텐데"

하시는거야.

 

나는 제법 멀찍히 떨어져 있었는데도

그 말을 귀신같이 알아듣고는

아, 저건 뭔가 있다 있어. 싶어서

바로 아빠에게 달려가서 도대체 뭔말인지 캐묻고 싶었지만

아빠의 표정이 너무 씁쓸하기도 하고

큰아빠의 눈가가 붉어지는걸 보고는

아는척 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빠에게 꼬치꼬치 묻기 시작했지.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

내 이름이 누구 따라지은거냐.

큰아버지 말씀은 뭐냐.

촉새처럼 따따따 물어봤더니

아버지가 하는 말이

"너 그럼, 아빠가 이야기 해주면

다시는 이름 바꾼다 어쩐다 소리 안할 자신있어?"

하시더라고.

 

진짜. 와.

안그래도 명절 내내 이름 바꾸고싶다고

시위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딜을 거시나 싶어서

포기할까 했다가

내가 또 궁금한건 못 참는 성미인지라

알겠다고 빨리 말해달라고 졸랐어.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 그냥 안들을껄 그랬어.

 

그 큰아버지한테는 원래 두명의 딸이 있었다고 해.

큰아버지도 예전에는 엄청 건실한 사장님이었고 능력이 좋으셨데.

정말 똥꾸멍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자수성가한,   

말 그대로 개천에서 태어난 용이 되어서

집안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그런 인재였다고 해.

 

당연히 보통 아버지들처럼 딸들을 아주 많이 귀여워 했는데

남다른 감각이 있으셨는지

딸들의 이름을 꽤 특이하게 지어셨데.

예를 들어서) 줄리아. 아리아. 이렇게

연년생 딸 둘의 이름을 줄리아. 아리아. 라고 지어서

정말 공주 부럽지 않게 따복따복 예쁘게 키웠는데...

 

ㅜㅜ 그 딸들이 9살인가 8살인가 될 무렵,

사업이 너무 바쁘고 일손은 부족하고 해서

애들을 신경쓸 겨를이 없어서 여름방학시즌에는 시골 본가에 보냈다나봐.

그 본가가 우리 시골 옆동네고.

큰아버지 어머니께 좀 봐달라고 보내놨는데

여름은 사업하는 사람만 바쁜게 아니고 농삿일은 더 바쁘거든.

어른들이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어린것들 둘이서

저수지에서 물장난치고 놀다가 한명이 물에 빠진거야..

동생이 먼저 물에 빠지자, 그걸 구하겠다고

겨우 한살많은 언니가 구하러 갔다가 둘다 죽어버린거지.

 

그런 비극적인 일을 겪고 나니까

큰아버지는 사는 이유를 상실하게 되었고

부인은 집을 나가셨고. 사업은 접게 되었다고 해.

그리고 알콜과 도박에 빠지셔서 말 그대로 패가망신의 길을 걷게된거래.

 

ㅜㅜ

그 딸들이 살아있었다면, 나에겐 언니가 되겠지?

그 언니들 이름이 줄리아, 아리아 라면

내 이름은 달리아 정도가 되겠네.

줄리아. 아리아. 달리아.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아, 쟤네는 셋이 자매인가 보다 오해할만큼

이름이 돌림자처럼 비슷해.

 

들으니까 기가 막히더라구.

"아니, 아빠는 생각이 있어?

왜 돌아가신 언니들이랑 이름이 비슷하게 지어놨어"

버럭 화를 냈더니

 

그런게 아니고

그 언니랑 나랑 나이 터울이 세네살 밖에 안났데.

집안에서 제일 성공한 형이고

그 형이 사랑하는 딸들 이름을 예쁘게 짓는걸보고

우리 딸도 저렇게 지으면 좋겠다, 싶어서

따라 지었다는 거지.

설마 그렇게 죽을줄 누가 알았겠냐는 거야.

 

그래서 큰아버지는 나를 볼 때마다

죽은 딸들이 많이 생각이 났겠지 싶어.

올해 설날같은 경우는, 우리 아들을 보고는

손주 생각도 났을테고.

 

이야기를 들을땐 몰랐는데

곰곰히 곱씹어보니 마음 한구석이 많이 서글프더군.

그런데 아버지의 다른 한마디에

서글픈 감정이 쏙 들어갔지 뭐야.

 

-그래서 아빠가 너 물가에 못가게 한거다.

너는 물가에 가면 무조건 죽는다고.

언젠가 절 짓는 곳에 할머니가

크게 시주를 한적이 있었는데(교회다니기 전, 고모 때문에)

그곳 큰스님이 말하길,  

이 아이는 데리고 가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물에 가면 이 아이는  멀쩡한 배도 뒤집혀서 죽고  

물가에 길을 걸으면 파도가 와서 데려갈수 있으니까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땅만 밟게 하라고 그랬다- 는 거야.

 

실제로 나는 이 나이 먹도록 수영을 배운적도 없고

누군가 가르쳐 준적도 없어.

심지어 우리 엄마가 섬에서 자란 섬처녀인데도

나를 데리고 한번도 물가에 간적이 없고

피서는 무슨 피서야.

외가에 가서도 바다에 들어갈라치면

아빠가 용가리 처럼 콧김 씩씩 불면서

"죽고싶냐!!!" 이러면서 쫓아오기 바빴거든.

그때는 정말 우리 부모님이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것도 같더군.

 

줄리아. 아리아 그 언니들이 죽었기 때문에

아빠가 느끼는 가책이 만들어낸 걱정이었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지금껏 잘 살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지.

나를 데려가려고 기다리고 있다는 귀신들이

그 언니들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이제 그런것들은 의미가 없잖아.

 

그후로 한동안 나는

이름이 어쩌고 저쩌고 마음에 안든다는 말은 못하게 되었어.

아빠도 근 30년 가량을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테니까.

 

참. 그 후에 집안 행사가 있어서

큰아빠를 다시 뵐 기회가 있었지.

그때는 우리 아들을 못 데리고 갔었는데

"손주 잘 크냐"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손주 잘 크고 있다고. 다음 추석때 꼭 같이 가겠다고" 했더니

엄청 좋아하셨어.

 

 

 

 

오늘 이야기는 별로 무섭진 않지.

ㅜㅜ

내 핸드폰 잃어버린게 나는 더 무섭다.......

 

안뇽. 오늘은 여기까지.

 


출처 네이트판 헤이브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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