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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귀동냥귀신이야기13- 혼불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6.04.07 10:40조회 수 859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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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누웠다가

스팸 문자에 눈이 번떡!

 

세상에!

바둑이가 어쩌고

바카라가 어쩌고!

고래는 왜 자꾸 잡으라고 난리인지!

 

새벽에 스팸문자 보내시는 분들!

이빨에 고춧가루 끼고 머리 비듬 충만할때

헤어진 전 여친 만나길 빕니다.


일어난 김에 한편 쓰고 갈께용.

 

 

 

 

-시작-

 

 

 

오늘은 혼불에 대한 이야기야.

 

우리 친구들도

혼불에 대해서

한번쯤은 들어본적이 있겠지?

 

전래동화나 민담같은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소재거리니까.

아주 낯선 이야기는 아닐꺼야. 그치?

 

너무 식상한 이야기라서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래도 공통된 소재라도

사람마다의 경험은 저마다 다를수 있으니까. 부끄

오늘은 그냥 담담한 옛날이야기 듣는다 생각하고 읽어줘.

 

 

 

 

 

이건 내가 국민학생때 이야기야.

전편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깡촌 시골에서 살다가

국딩 4학년으로 올라가는 무렵에

읍내로 전학을 왔지.

 

농촌에서 더는 먹고살게 없다고 판단한 부모님은

과감하게 농삿일을 접고

읍내에 조그마한 가게를 하나 내서

장사를 시작하셨지.

 

부모님들이 젊고 부지런하고 붙임성이 좋아서

장사는 빠르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갔고

동네분들과도 하나둘 안면을 트며

이방인이던 우리가족은

봄볕에 눈녹듯이 아주 빠르게

그 동네의 일원으로 정착하게 되었어.

 

우리 가게 옆에는 슈퍼가 하나 있었거든.

그 슈퍼가게 큰아이가 나랑 동갑이어서

그집이랑 우리집은 특히 잘 어울리고 그랬어.

 

응답하라 1994 드라마보면

저녁에 먹을거 만들면 반띵해서 옆집 가져다 주고

가져다 주러갔다가 옆집 반찬 얻어오고 ㅋㅋㅋ

우리 엄마가 바쁘면 걔네 집에서 밥 얻어먹고

걔네 엄마가 바쁘면 우리집으로 우르르 몰려오고 ㅋㅋㅋ

옛날 생각나네... 만족

 

암튼, 그 슈퍼랑 우리는 시간이 갈수록 많~이 친해지게 되었어.

특히나 그집은 아들만 줄줄이 셋인지라.

아줌마가 나를 어어어어어어엄~~청나게 예뻐하셨다고 ㅋㅋㅋ파안

엄마 심부름으로 뭘 사러 가면

그냥 빈손으로 보내는 법 없이

자잘한 불량식품 같은 과자를 들려줬기에

나에게 그곳은 파라다이스였지.

 

하루하루 사는게 너무 행복해서

요리하는 엄마 옆에서 개다리춤을 추기도하고

정말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고

어깨춤을 덩실덩실 췄던 기억도 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어.

아마 여름방학 한 중간정도였던것 같아.

 

항상 여름이 그렇듯

쪄죽을것 같은 날씨에 하루하루가 고되던 날들이었지.

특히 그날은 너무너무너무너무 더워서

도저히 집에 있을수 없던 날이었어.

그시절 에어컨은 부잣집 거실에나 달려있는 물건인지라

언강생심 꿈도 못꾸고

 

유일한 문명의 ♥♥란,

집안에 딱 한대있던 선풍기 였는데.

날이 너무 더우면 선풍기 바람도 완전 끈적끈적...

 

나는 살기위해서 집 밖으로

어그적 어그적 걸어나갔지.

밤이 늦도록 엄마 아빠는 한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가게문을 닫을 기미가 안 보였기에..

슈퍼 앞 평생에 걸터 앉아서

촉촉해진 눈으로 아줌마가 나를 볼때까지

유리문 안쪽을 힐끔힐끔 거렸어 ㅋㅋㅋㅋㅋㅋ

 

역시나 사랑하는 나의 아줌마는

"우리 땡땡땡이 마실나왔구나"하면서

시원한 하드를 두개 집어서 평상으로 나오셨지.

 

덕분에

아줌마랑 나는 나란히 평상에 앉아

아이스께끼를 입에 물고

사이좋은 단짝 친구마냥

먹는것에 매진하고 있었어.

 

부연설명을 하자면.

상가건물들 라인에서 차도 하나를 건너면

일반 가정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동네가 있었어.

 

골목골목으로 양옥집들이 빼곡하게 즐비해서

밤이되면 집집들 창문에서 새나오는

노란 불빛들 때문에

가로등이 켜지지 않아도 밤하늘이 밝아보였지.

야경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 시골이다보니

그런 풍경 마저도 아름답게 느껴진달까.

 

그래서인지 날이 더운 날이면

오다가다 그 평상에 앉아서

동네 어른들이 수박을 먹다가도

화투를 치다가도

으레 그 경치좋은 곳을

한번씩 쳐다보곤 했다니까.

 

아줌마랑 나는

하드를 쪽쪽 빨면서

그 경치를 감상하고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저~ 멀리에서 노란불빛이

흔~들, 흔~들 거리는 거야.

마치 가로등이 부서진채로

공중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나는 지금은 시력이 나쁘지만

그 시절 좌우 시력 2.0이었기에

망원경 부럽지 않은 눈썰미를 지녔단 말이야.

 

그래서 아줌마 옆구리를 콕 찌르며

"아줌마, 저게 뭘까용?" 물어봤지.

 

그랬더니 아줌마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응? 저게 뭘까"

아줌마는 잘 안보이는지 고개를 갸웃갸웃 하시더라고.

 

그런데 그렇게 애써 보려고 할 필요없이

정체를 알수없는 불빛은 점점 이쪽으로

가까워 오더라고.

 

그 불빛은

바이킹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듯

추~울렁, 추울렁,

공중에서 아래로 훅 내려왔다가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위로 휙 올라갔다가

아 맞다, 바로 그네처럼

공중에서 위아래 댄스를 추며 이리로 오고 있었어.

 

아줌마랑 나는 거의 넋이 나간채로

멍- 하니 보고만 있었어.

그 불빛은 여유롭게 지붕이랑 지붕을 넘어

점점 우리에게로 가까워지고 있었지.

 

그러던 중에,

아줌마가 나직히

"저건 혼불이다"

라고 하시더라고.

 

나는 그때 혼불이 뭘 의미하는지 잘 알지도 못했는데

혼이라는 소리에 정말,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왜냐면 그당시에 토요미스테리나 이야기극장 같은

프로가 유행이어서

혼이나 영혼이나 귀신이나 처녀가 들어간 단어는

좋을게 없다는 상식정도는 있었거든.

 

그 혼불이라는 것은

담장이랑 전신주 사이 정도의 공간에서 움직였는데

한번 출렁 일 때마다 집 한채를 건너뛰는듯

속도가 무척 빨랐어.

 

내가 설명을 자세하게 해서

속도감이 잘 안느껴지겠지만

아줌마랑 내가 그 혼불이란것을 목격하고

사라지는데 까지는

30초 정도도 안되었을꺼야.

 

혼불은 우리가 있는 곳 까지 오게되었고

머리위로 지나가는 혼불을 보려고

고개를 거의 꺾다싶이 해서 올려다보았는데

와 정말

그때 그 장면은 아직까지 잊혀지지가 않아.

 

지금으로치면 마치 CG로 만든 불꽃처럼

투명하다고 해야하나?

일반 촛불이나 불꽃들은 새빨갛고 노랗고 그러잖아

그런데 혼불은 멀리서는 노란색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거의 레몬빛에 가까우면서도 투명하더라니깐.

그러면서도 둥근 형태로 이글이글 거렸는데

신기한건

둥근 불덩어리 뒤로 길~게 꼬리같은게 있더란 말야.

 

그러니까 마치 정자처럼!

정자 꼬리가 꿈틀꿈틀 대는것처럼 말야.

 

불덩어리가 이글이글 거리면서 

밤하늘을 슉슉 날__닐 때마다 

길고 가는 불꼬리가 잔상을 남기며 뒤따르더라고.

 

정말 순식간이었지만

그 혼불이 내 머리위를 지날때는

시간이 멈춘것처럼

그 이미지 자체가 머릿속에 환하게 각인된 느낌이야.

 

불은 불인데

손을 뻗어서 붙잡으면

하나도 뜨겁지 않을것 같은 기분도 들고.

 

순식간에 그것은 우리 머리위를 휙- 지나갔어

반대편 도로로 건너가서

혼불이 사라진 방향을 보았는데

그 사이에 사라지고 없더라고.

 

파파팍- 빛나던 폭죽이 꺼진후에

감도는 적막감 처럼

밤하늘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고요하기만 했는데

아마 그런 느낌은 1초도 안되었을꺼야.

그런데 그 순간 정말 말도안되게

갑자기 너무나 고요했어.

 

혼불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아줌마랑 나는 아주 호들갑을 떨며

부둥켜안고 깡총깡총 뛰면서 난리 부르스를 쳤어.

 

아줌마는 혼불을 몇번 본적이 있다고 하셨어.

그러면서 내게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아마도 누군가 돌아가셨거나

며칠내로 누군가 죽을거라는 거야.

 

그말에 내가 입이 떡 벌어져 있자

아마도 남자분이 돌아가셨을 거라고.

혼불에 꼬리가 저것처럼 길~게 나있으면

남자 혼이 날아간거고

꼬리가 짧으면 여자혼이 나간거라는 거야.

 

그리고

혼불은 특이하게

꼭 누군가 한명이상은 목격하게 된다는거야.

 

대게는 가족들이 보게되는데

가족들이 일이있어서 놓치게 되면

동네를 빙빙 돌아서

한명이라도 꼭 보게끔 한다네?

 

왜그런데요?

라고 물었더니

 

혼불은 사람이 죽어서 나오는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죽기 며칠전에 먼저 빠져나간다는거야.

 

그러니까.. 가족들이 죽음을 받아드리고

체념할수있는 준비 기간을 준다는 것이지..

동네 사람들이라도 보고

알려주라는 의미인것 같다고..

 

암튼.

그날은 내 인생에서 혼불이라는걸

처음 목격한 날이었기 때문에

잠이 제대로 올리가 있나.

 

그당시는 탐구생활이라는게 있었거든.

ㅇ_ㅇ 요즘 초딩들은 잘 모르겠지만...

방학마다 주어지는 짜증나는 미션이랄까.

탐구생활 중간에 호기심을 풀어봐요-

뭐 그런 비슷한 코너가 있었는데

거기다가 혼불에 대해 썼단 말이여.

 

그랬더니

개학하고나서 숙제 검사하던 선생님이

완전 썩은미소를 연방 날리며

김땡땡땡이,  테레비에서 본걸

실제 이야기로 쓰면 안된다고.

아이들 앞에서 짜증내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참.

내 최초의 억울한 경험이라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찌릿

 

아, 마무리는 이게 아닌데.

암튼.

 

그 다다음날엔가

우리엄마가 이야기 해줬는데

실제로 앞 동네에서

아저씨 한분이 돌아가셨다고 했어.놀람

 

그당시에는

요즘같이 살기 좋은 시대가 아니어서

암에 걸리면 수술해도 거의 가망이 없던 그런 시대였거든.

종합건강검진 이런게 드물던 시대라.

암튼, 암에 걸린 환자분이 계셨는데

우리가 혼불을 목격한지 정확히 이틀 되던날에

돌아가셨다고.

 

쬐끄만한 시골 동네니까

누구네 집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는건 시간문제.

슈퍼아줌마가 혼불 봤다고

가게 들르는 사람마다 이야기를 해줬더니

옴마야, 누구네집 오늘내일 한다드만 거긴갑다 하며

쯧쯧쯧, 상치루겠고만~ 했는데

진짜로 돌아가셨다는 거야.

 

와..

나는 그때

인간은 죽은 다음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가.?

이런 철학적인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 되었지.

 

 

 

 

어때.

오늘은 별로 무섭진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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