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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군시절 gop에서 겪었던 이야기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6.05.24 13:13조회 수 1019추천 수 5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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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지도 꽤 됬고 군대에 관련된 기억은

거의 잊고 살았습니다.


뭐 기억나는게 있다면 


말년병장때 재밌었던 일,

좋았던 추억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밤에 


군대 gop 다큐를 보니

그시절 겪었던 일이 생각나더군요.


그때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반말로 하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내가 전입된 부대는

gop 경계근무를 담당하는 부대였다.


그래서 이 부대에 전입한 병사는

대부분이 gop에 투입됬다.


그래도 gop에 투입하기전

병사들을 분류 했는데


인성검사나 건강검진등을 통해 


관심병사,몸이 아픈 병사는 gop

투입 명단에서 제외됬다.


하지만 


꼭 정신이 멀쩡하고

몸이 아픈곳이 없다 하더라도


gop 험준한 산악지형에 가면

모두들 몸 구석구석 성한곳이 없었다.


네발로 걷다시피 하는 gop의 가파른 계단 하며


부족한 수면시간,

매일 이어지는 고단한 작업 


늘 반복되는 일상,

바뀔것 없는 풍경은 


우리들의 정신을 더욱더

피폐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근무 인원마저 적어서

주간근무를 나갔던 인원이


그날 후반야 근무에 투입되기도 했고 외출,

외박은 당연히 나갈수 없고


휴가도 한달에 3-4명

정도 밖에 나가지 못해 


사실상 섬에 고립된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gop에 면회도 생기고 보상휴가도

많이 줘서 괜찮겠지만


그래도 힘든건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여튼 우리는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조금만 더 버티면 gop에서 내려간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런 생활을 못이겨

힘들어하는 병사도 있었는데


그를 a라 칭하겠다.


이것은 a에 대한 이야기다.


a는 처음 gop에 투입했을 때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늘 밝게 웃고 대화도 잘했다.


근데 투입한지 두달가량 지나니 a는

어느새 완전히 변해 있었다.


어느날 


a와 같이 근무를 나갔던 동기녀석이 


a가 이상한것 같다며 말을 꺼냈다.


"a 저새끼 약간 이상해진것 같다"


"뭐가 이상한데?"


"내가 어제 저새끼랑 같이 근무를 나갔거든?"


여기서 부터는 a와 동기간의 근무중 있었던 대화다.


"김oo 일병님"


"왜?"


"총알이란게 참 신기하지 않습니까"


"뭔 소리야"


"어떻게 이 조그만한게 사람을 죽일수 있는지.."


이러면서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고 했다.


새벽 달빛에 비춰 히죽이며 웃는 a의 모습을 보니


완전 또라이 처럼 보였다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a의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넘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a와 같이

근무를 나갔던 선임들도


a가 이상하다며 한결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이oo 상병과 a는 후반야 근무를 나갔다.


한참 근무를 서다 대기초소에 들어가서 잠깐 쉬게 됬는데

(대기초소:겨울철 해가 늦게 떠서

근무가 긴 후반야 근무자들을 위해
근무중 10분 정도 잠시 쉴수 있게 마련한 초소다)


이oo 상병은 잠시나마 눈좀 붙일겸 잠을 잤다고 했다.


근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떠서 a를 바라보니


a가 자신의 수류탄 주머니에서 수류탄을 꺼내 


만지작 거리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게 보였다.


그 광경을 본 이oo 상병은 바로 a의 수류탄을 빼앗고


그자리에서 온갖 상욕을 한후 구타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a의 방탄을 때리며 훈계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 이oo 상병은 이 일을 소대장에게 보고했고


몇번이나 a에 대한 이상한 얘기를 들은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보고한후 중대장과 a는 면담을 갖았다.


그리고 중대장은 조금만 더 시간을 갖자고 한후 


a를 관심병사 리스트에 올리고 


그날 부로 a는 실탄과 수류탄을 지급받지 못하고


공포탄만 지급 받은 채 근무에 나갔다.


그래도 a와 같이 근무를 나간 선임들은 모두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박oo 병장과 a가 같이 근무를 나갔다.


한참 근무를 서다 소변이 급해진 박oo 병장은 급하게 밖으로 뛰쳐나가


잠시 소변을 보고 초소로 들어왔다.


그러자 a가 박oo 병장의 소총을 들고 멍하니 서있는걸 봤다.


여기서 뭐 그깟 소총 들고 있는게 뭐가 문제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gop 특성상 실탄을 지급받아 근무를 하기에


실탄이 장전된 상태이고 안전장치만 풀면 바로 격발을 할수 있었다.


그걸 본 박oo 병장은 a에게서 자신의 소총을 빼앗고


a를 다그치자 그제서야 a가 무릎을 꿇으며 죄송하다고 빌었다.


그래도 그게 불쌍했던지 박oo 병장은

보고까진 안하고 자신의 선에서 마무리 했다.


그리고 이일을 마지막으로 


한달정도 지나자 a는 점차 정상으로 돌아온것 같았다.


전과 다를것 없이 밝게 웃었고 대화도 잘했다.


그래서 소대장과 중대장은 a를 관심병사에서 다시 제외시키고


a에게 실탄과 수류탄을 지급시켜 근무를 나가게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날 터졌다.


그날 a와 동기가 같이 근무를 나갔다.


둘은 초소에서 한참 재밌는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a가 말을 멈췄다고 했다.


"얌마 뭐해"


동기가 a에게 물었다


"김oo 일병님 애기 소리가 들립니다"


이러더니 a는 한곳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a는 비명을 지르며 


"악!!!!!"


하고 초소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자신의 총을 집어들고 초소 창문을 겨냥했다.


a가 황급히 떨리는 손으로 소총 안전장치를 풀려고 할때


동기가 a를 있는 힘껏 밀쳐서 총을 빼앗고 탄창을 꺼냈다.


"시발 뭐야!?"


"김oo 일병님 창문에...

창문에 아기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그제서야 동기는 창문을 바라봤는데


아기는 커녕 창문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a는 벌벌 떨며 초소 바닥에 웅크린채 있었다.


옆에서 동기가 진정을 시키자


a는 다시 말을 꺼냈다.


"초소 창문에 얼굴은 하얗고

눈은 없는 아기 얼굴이 붙어 있습니다"


동기가 몇번이고 봤지만 창문엔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동기는 바로 소대장에게 보고를 했고


소대장과 중대장은 결국 a를

다른 부대로 전출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a가 떠나던 그날 


나와 동기는 a를 배웅하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a가 동기한테 쓰윽 다가오더니


"김oo 일병님 그 아기 있지 않습니까?"


"어...그래..."


"그 아기..

지금 생활관 창문에서 저희 노려 보고 있습니다"


이러는게 아닌가


순간 우리는 바짝 얼어붙었다.


나는 분위기를 바꾸려고


"a야 떠나면서도 농담 잘하네,

그래 어서 가라"


이러니 a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농담 아닙니다,

어제밤에도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서

한숨도 못잤습니다"

 

하고 


그렇게 a는 떠났다.


우리는 후임격이었기에

a의 생활관에 들어와 a의 자리를 정리했다.


a가 정리하고 갔지만 그래도 남겨진

쓰레기들을 마저 처리하고 있었다.


그때 동기가 침상 밑에서 수첩같은걸 발견했다.


우리는 수첩을 펼치고 까무러치고 말았다.


수첩엔 이런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이oo 상병-정신나간 새끼,

박oo 병장-또라이 새끼,우oo 일병-이새끼 죽여 말어?"


그리고 몇몇의 소대 선,

후임들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고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생활관 밖에서 아기가 계속 울어댄다...

너무 시끄럽다,제발 멈춰라"


우리는 바로 소대장한테 수첩을 들고 갔다.


그 내용을 본 소대장은 표정이 일그러지며


"이런 미친새끼"


하면서 수첩을 들고 취사장 뒤편으로 가서 수첩을 태워버렸다.


글을 쓰는 동안에 갑자기 a의 표정이 생각났다.


그 황폐해진 넋 나간 표정...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서 한숨도 못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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