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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12 ~ 14(完)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2018.03.31 12:26조회 수 91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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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하려는 얘기는 제가 6살때쯤 경험한 일입니다. 

요즘은 세상 인심이 각박해 져서 주택가로는 걸인들이 오지도 않기도 하고, 만약 온다고 하더라도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6살때(제가 지금은 29살 입니다)니까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이죠... 이때만 해도 밥을 얻어먹으려 주택가에 걸인들이 자주 오곤 했고, 그런 걸인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한명의 걸인이 동네에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봤던 걸인들 중에 정말 제일 지저분한 용모였고, 몸에서 풍기는 냄새또한 정말 기절 직전이었습니다. 

항상 호기심이 많은 제 또래의 동네 꼬마들은 코를 손으로 틀어 막으면서도 걸인의 뒤를 멀리서 따라가며 구경을 했고, 이렇게 걸인의 뒤를 따라가는 아이들을 발견한 동네 아주머니의 호통에 모두 뿔뿔히 흩어져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옆집에 살던 꼬마와(저도 꼬마였습니다.^^;) 길에서 좀더 놀다가 해가 질 무렵쯤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대문을 들어서면서 아까 그 걸인에게 나던 심한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대문을 들어섰는데, 아니나다를까... 그 걸인은 우리집에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울 아버지는 항상 걸인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주면, 걸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서 더이상 걸인으로 살아가지 않는다고 믿고 계셨기 때문에 가끔씩 동네에 찾아오는 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곤 했습니다.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집에 손님이 오셨을때에나 하는 고깃국을 꼭 대접했고, 그날도 그 걸인에게 한달에 한번이나 먹어볼까 말까한 고깃국을 대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걸인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같이 아버지에게 이끌려 걸인의 옆에 앉게 되었고, 아버지는 그 걸인에게 친절하게 저를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걸인이 밥을 먹는 동안 저를 비롯한 누나들까지 모두 걸인에게 소개를 했고, 그렇게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아버지의 태도에 감동을 받은 걸인은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걸인생활을 10년 넘도록 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대접을 받았던 적이 없었는데... 고맙습니다." 

그러자 울 아버지는...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단지 돈이 없을뿐이지 다 똑같은 사람인데, 오히려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수 있는게 고마울 뿐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 걸인은 눈물을 훔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여기저기 떠 돌아다니며 약간의 재주를 배우게 됐는데, 미천한 재주이지만 저도 도움을 드리고 싶네요. 이 동네에 지금 불의 기운이 충만하니 아마도 얼마후에 큰 불이 날겁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대로 하면 큰 불을 피해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서 몇가지를 알려주었는데, 제가 어렸던 탓에 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무튼 정말로 그 걸인의 말대로 한달쯤 후에 큰 불이 났었고, 조그만 판자집이 많았던 당시에 100가구 이상이 길거리에 나 앉게 되었습니다. 

우리집 주위로는 거의 멀쩡한 집이 하나도 없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집만은 하나도 피해를 입지 않았답니다. 

그때가 1980년도였는데, 제가 살던 동네가 불광동이었고, 당시 불광동 화재사건이 한동안 신문에 크게 났었죠. 

그 사건 이후로 아버지는 걸인들에게 더욱더 극진히 대접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용돈을 못받는때도 있었죠...^^; 

 

------------------------------------- 12편 끝 ----------------------------------------------------

 

 

이번에는 제 와이프가 겪었던 일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 와이프는 귀신의 ㄱ자만 꺼내도 자지러질 정도로 귀신을 무서워 합니다. 

특별히 귀신에 대한 안좋은 경험이 있다기 보다는 원래 무서움을 많이 타서 그런거죠. 

그래서 텔레비젼에서 여름이면 어김없이 하는 납량특집이라든지 이런거는 볼 생각도 못합니다. 

제가 결혼하고 3달정도 지난 어느날 와이프가 뒷산에 갔다가 이상한 것을 하나 주워 온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이 잡을때 쓰던 참빗(예전에는 이걸로 정말 많이 잡았습니다.^^;)이었는데, 옆집 아주머니와 산에서 쑥을 따다가 발견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왜 쓸데없이 그런건 주워 오냐고 했더니, 너무 예뻐서 가져왔답니다. 

그 빗을 자세히 보니, 정말 누군가 정성스럽게 만든것 같았습니다. 

아주 조그만 나비가 몇마리 새겨져 있는데, 여간 정성이 들어간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건 그날 이후로 이상하게도 꿈자리가 뒤숭숭했습니다. 

잠에서 깨고 나면 꿈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았지만, 악몽이었던 것 만은 확실했고, 이상하게도 꿈속에서 와이프가 계속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와이프에게도 물어보았더니 와이프도 요즘 계속 악몽을 꾼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참빗때문이라는 건 생각도 못하고, 그저 불안한 마음에 제가 가지고 있던 그 스님이 써주신 불경을 와이프에게 주려고 했는데, 워낙 귀신을 무서워 하는 탓에 사실대로 말하고 주기가 좀 뭐 했습니다. 

그래서 와이프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손가방 속에 몰래 넣어두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몸이 너무 안좋았습니다. 

좀 버텨보려고 했지만, 너무 몸이 좋지를 않아서 회사 의무실에서 잠깐 쉬었습니다. 

잠이 들자마자 꿈속에 큰아버지가 나오셔서 저를 막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새아기 한테 얼른 가라고 그러시는 것이었습니다. 

잠에서 깨고 불안한 마음에 와이프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보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옆집에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옆집 아주머니가 받았습니다. 

와이프가 전화도 안받는데, 혹시 어디갔는지 아냐고 물어보았더니, 뒷산에 운동하러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조퇴를 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제 예상대로 손가방은 집에 있었습니다. 

저는 손가방을 들고 얼른 뒷산으로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찾아 헤메다가 보니 저쪽에 와이프가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방향이 낭떠러지 쪽이었습니다. 

전 큰 소리로 와이프를 불렀지만, 와이프는 못 들은 듯 계속 낭떠러지 쪽으로 걸어가기만 했습니다. 

전 급하게 와이프 한테 달려갔습니다. 

제가 와이프의 몸을 붙잡는 순간 와이프는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한참후 와이프가 깨어났고, 도데체 어떻게 된거냐는 제 물음에 와이프도 어떻게 된건지를 모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자세히 물어보니, 와이프가 뒤산에 올라온것 까지는 생각이 나는데, 어디선가 예쁜 나비가 몇마리 날아와서 너무 예쁜 나머지 그 나비를 정신없이 따라간 기억밖에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비 얘기를 듣자 저는 그 참빗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와이프에게 그 참빗을 어디서 주웠는지 물어봤고, 그 참빗을 주웠던 곳으로 함께 갔습니다. 

와이프에게 들었던 대로 쑥이 잔뜩 나 있는 평범한 산 중턱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 비석같은 것이 쓰러져 있는게 보였습니다. 

꽤 오래된 비석이었는지, 비석에 새겨진 글씨조차 거의 다 닳아 없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쑥이 나 있는 사이로 봉분 비슷한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오랜 기간 바람이나 빗물에 씻겨 내려간 것 처럼 그저 야간 볼록 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날 밤에도 어김없이 우리 둘다 악몽에 시달렸고, 저는 다음날 급히 졸병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졸병은 얘기를 듣자마자 그날 저녁에 집으로 왔고, 그 참빗을 보더니만 참빗을 가지고 뒷산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참빗을 주웠던 자리에서 저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여기가 누군가의 무덤이 맞고, 참빗은 이 무덤 주인의 것이랍니다. 

이 참빗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 무덤주인에게는 소중한 물건이기 때문에 계속 꿈속에서 괴롭혔다는 것입니다. 

저는 졸병 도움을 받아 그 참빗을 다시 무덤속에 묻었고, 졸병은 그 무덤 주인을 위해 위령제를 지냈습니다. 

그 날 이후 악몽은 거짓말 같이 사라졌습니다. 

아직도 제 와이프는 그 참빗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는 것도 모르고, 그저 잠깐 자기가 정신이 나갔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 불경을 자기 손가방 속에 넣어두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죠. 

저는 그날 이후 와이프에게 무슨일이 있어도 손가방을 꼭 가지고 다니라고 합니다. 

물론 와이프는 왜 그러냐고 물어보지만, 사실대로 이야기 해주면 와이프가 자지러 질 것 같아서 사실대로 얘기하지는 못하고, 그저 내가 사준 손가방인데 꼭 가지고 다녀야 되지 않냐고 말하곤 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이번에는 의경생활을 할때 있었던 일을 얘기할까 합니다. 

제가 수경(육군으로는 병장입니다.) 3호봉쯤 됐을때 였습니다. 

경찰서 관내에서 하루동안 5명이 각각 교통사고, 단순사고, 추락사고, 강도 등등으로 사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꺼번에 5명의 사망자가 발생되었다는 것도 문제이긴 했지만, 더욱더 중요한건 그 5명이 모두 한가족이였다는 것입니다. 

한명은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였는데, 잘 빠진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가다가 길가에 불법주차중인 15톤 덤프트럭을 들이받고 사망하였고, 

또 다른 한명은 공사장 옆을 지나가던중 후진하던 덤프트럭이 들이받은 담이 덮쳐서 사망을 하였고, 

또 한명은 애인과 헤어진 것을 비관하여 5미터 높이의 도랑으로 차를 몰고 떨어져서 사망을 하였고, 

또 한명은, 아파트 발코니에서 빨래를 널던 중 녹슨 난간이 부러지면서 18층 높이에서 추락하여 사망을 하였고,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밤에 귀가하던 중 길에서 강도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였습니다. 

경찰서장은 방방 뛰고 난리가 났고, 이하 과장들도 모두 비상을 선포하고 경찰서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한가족 5명이 모두 서로 다른 사고로 사망을 하였지만 우연히 온 가족이 모두 같은 날 사망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수사의 초점은 원한관계에 의한 타살쪽으로 기울어 졌습니다. 

3일동안 경찰서 모든 직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해서 원인을 찾은 결과 약간의 단서를 찾긴 했지만, 약간 애매한 것이었습니다. 

일년전쯤 몰살당한 가족들이 조폭을 동원해서 한 농부를 핍박하여 그 농부 소유의 논을 헐값에 매입한 사실이 있었고, 이로 인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고, 이를 비관한 농부는 부인과 함께 농약을 먹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농부와 그 부인은 모두 고아 출신으로서 일가친척이라고는 한명도 없었고, 자식또한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사건과 연관성을 찾을수가 없었고, 결국 모두 단순 사고에 의한 사망으로 사건이 종결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쯤 지난후에 몰살당한 가족들이 당한 사고와 동일한 사고가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한가족이 동시에 사고를 당한것은 아니었지만, 사고를 당한 사람이 5명이었고, 각각 당한 상황이 너무나 비슷했습니다. 

한가지 틀린점은 모두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불법 주차된 덤프트럭을 들이받은 사건은 이전 사건에서는 차체는 덤프트럭과 지면사이의 공간으로 빠져나가버리고 차 지붕 부위와 운전자의 머리만 남았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상황은 똑같으나 운전자가 앞쪽으로 몸이 미끄러져 들어가면서 차 지붕만 날아가고 운전자는 멀쩡했습니다. 

공사장 담에 깔린 사건은 이전 사건에서는 사고발생 직후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담을 치우고 나니 아래에 깔렸던 사람은 외상은 전혀 없는 상태여서 별 걱정 안하고 그냥 택시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으나, 이미 갈비뼈에 모두 금이 가 있던 사람이 택시에 앉자 금이간 갈비뼈가 다 부러지면서 내장을 찔러 몸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죽었으나, 이번 사건에서는 신속히 출동한 119구급대의 응급처치 덕분에 온몸의 기브스를 했지만 몇달 후 깨끗이 나았습니다. 

길옆 낭떠러지로 차를 몰고 떨어진 사건은 이전 사건에서는 차와 사람이 모두 오징어처럼 찌그러져 죽었으나, 이번 사건에서는 차는 이전 사건처럼 납작하게 구겨졌으나, 정말 신기하게도 사람은 그 전에 어디로 튕겨져 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밖으로 튕겨져 나가서 간단한 타박상만 입었습니다. 

아파트 발코니에서 떨어진 사건은 이전 사건에서는 18층에서 떨어져 즉사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똑같은 18층에서 떨어졌지만, 나뭇가지에 몸이 걸리며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들고, 누군가 버려둔 침대 매트리스 위에 정확히 떨어져서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습니다. 

마지막 강도사건은 이전 사건에서는 심장을 정확히 찔려 죽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찔린 위치는 똑같은데, 찔린 사람이 특이하게도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어서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호기심 있게 보던 저와 쫄병은 자살한 농부와 뭔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이 돼서 예전 농부가 살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쫄병이 알아낸 사실은, 이전에 가족이 몰살된 것은 그 농부에 의한 것이 맞는다는 것이었고, 복수를 한 농부는 이제 없었고, 대신 함께 자살했던 농부의 부인만 남아있었습니다. 

그 농부의 부인은 왜 자살을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함께 농약을 마셨고, 그저 자기의 남편이 한것과 똑같은 사건을 일으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이 없었기 때문에 차마 사람들을 죽일수가 없어서 모두 살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졸병의 도움으로 그 농부의 부인도 자신이 갈 길로 갈 수 있었고, 이후에는 똑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 13편 끝 ----------------------------------------------------------

 

 

이번에는 어렸을적 겪었던 일을 얘기해 볼까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쯤 일입니다. 

이때도 방학때라 시골에서 사촌형들과 재밌게 놀때 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사촌형들이 임시소집일이라 모두 학교에 가고 저만 집에 남았습니다. 

농번기라 한참 바쁜 큰아버지를 붙잡고 함께 놀아달라고 할수도 없고 해서 그냥 저 혼자 돌아다니며 놀고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아침밥을 먹고 모르는 길을 혼자 돌아다니가 보니 어느덧 저녁때가 됐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길을 잃어서 찾을수가 없었고 한참을 헤매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길바닥에 주저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원두막이 하나 보였습니다. 

원두막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참외밭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배가 고팠던지라 껍질채로 참외를 앉은 자리에서 5개쯤 먹었습니다. 

하지만 참외를 빈속에 먹어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참외를 빈속에 먹으면 온몸에 힘이 빠져 몸이 말을 듣지를 않습니다. 

하루종일 굶은데다가 참외를 5개씩이나 먹고 났더니 배고팠을때 보다 정신은 말짱해 졌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참 동안을 원두막에 누워 있었습니다. 

이제 해도 거의 다 져서 주위 사물이 잘 분간이 되질 않을때쯤 갑자기 저 멀리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사람인가 해서 반가운 마음에 그쪽을 한참 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길로 오는 것이 아니라 논 중간으로 벼들을 헤치며 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기는 했지만 사람이라는게 너무 반가웠던 나머지 큰소리로 부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목소리도 나오질 않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정신은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치 꿈이라도 꾸고 있는 듯 했습니다. 

어쩔수 없이 제 근처에 와서 저를 발견하도록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쪽으로 다가올수록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나무도막 같기도 한 것이, 사람 같기도 하고...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런데 나에게 다가오다가 갑자기 두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좀더 다가오면서 네사람이 되고... 

이때서야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슬슬 공포가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하나였던 것이 셀수 없을만큼 많아졌고, 사람이였다면 얼굴을 분간할 수 있을만큼 가까워 졌을때 나에게 다가오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바로 논에 세워져 있던 허수아비 였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사람의 얼굴처럼 눈,코,입도 다 있었고, 표정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차라리 기절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오히려 정신은 더 말짱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허수아비들이 한걸음씩 저에게 다가오는걸 뻔히 보면서 소리도 칠 수 없고, 몸도 움직일 수 없는 그런 공포스런 시간이 정말 1초가 10년 처럼 느껴지는 그런 고통스런 시간이 계속 됐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허수아비들이 원두막 바로 아래까지 다가왔을때 갑자기 소리없이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사라진것에 놀라서 한참을 두리번 거리며 사방을 둘러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큰아버지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온 힘을 다해서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방금전까지 입만 뻥긋거리고 손가락 하나 꿈쩍할수 없었던 것이 마치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큰 목소리가 터져나왔고, 제 목소리를 들은 큰아버지가 이쪽으로 달려오셨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긴장이 풀어지면서 울음을 터뜨렸고, 큰아버지께서는 아무말씀 없이 그저 저를 꽉 끌어안아 주셨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마음이 진정된 후 방금전 있던 일을 큰아버지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큰아버지께서는, 마을마다 어린아이들을 잡아가는 못된 귀신들이 있는데, 그 귀신들이었을 거라고 말씀을 하셨고, 앞으로는 절대로 혼자 다니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이 이야기를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허수아비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에 야릇한 웃음을 짓고 있는 표정을... 

웃는 표정이 얼마나 무서울수 있다는 것을.... 

--------------------------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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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여자. (by 엉덩일흔드록봐) 의경 시절 후임병 - 9~11 (by 발기찬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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