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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할머니의 교통사고, 엄마와 나.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4.11.30 13:33조회 수 1116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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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흠냐> 님 글이야. 

최근 본것들 중 꽤 재미있어서 올려보는데.. 중복이나 문제있으면 알려줘 ㅠ 



ㅡㅡㅡ 





1. 



가끔 틈날때마다 엽호판을 들락거리는 서울에 거주중인 29女입니다. 

  

오늘은 일도 한가하고 (과장님도 출장가시고!) 하여 예전에 겪었던 일을 풀어볼까합니다. 

  

9년전, 제가 제가 대학1학년이였을때. 

  

수업마치고 동기들이랑 같이 점심을 먹는중에 외삼촌께 전화가 오더라구요 

  

"응~ 삼촌(6남매중 첫째. 울엄마의 오빠)~" 하고 밥을 우물거리며 전화를 받았는데 

  

삼촌이 하시는 말씀은 충격. 외할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계신다는.. 

  

대충 소식을 전해듣고 엄마한테 전화를 했고, 곡소리를 내며 우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나서야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알겠더라구요. 

  

손을 덜덜 떨면서 친구들한테 대충 얘기하고 집으로 직행. 

  

패닉상태인 엄마를 겨우 차에 태우고 아빠랑 같이 외가로 출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경상도에 두분만 거주하고 계셨음) 

  

외가에서 멀지않은 대학병원에서 수술중이라는 연락에 병원으로 날아가다시피했는데 

  

도착해보니 수술은 끝나고 회복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옮겨지셨더라구요. 

  

중환자실은 면회가 허락된 시간에만 들어갈수 있기에, 복도에서 우는 이모들을 달래면서 기다리다 

  

본 할머니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어요. 

  

얼굴을 못알아볼정도로 심하게 다치셔서 사람도 못알아보고 호흡기만 낀채 겨우 버티고계셨어요. 

  

그날이 시골에 장이서는 날이라 장도 볼겸 시내에 나가셨던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실때 탔던 

  

버스가 계곡아래로 굴러떨어지는 큰 사고였거든요. 

  

장담은 할수없다.. 라는 의사의 말에 이모들이랑 엄마랑 부둥켜안고 울었던 기억이 ㅠㅠ 

  

그때 중환자실은 그 교통사고로 들어온 환자들로 미어터지다시피 했었구요. 

  

할머니 옆에는 어린아이(8살쯤?)도 누워있었는데, 학교에서 집에 오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그아이의 엄마가 울면서 말하는것도 들었구요. 

  

(병원에 있으면 보호자들끼리 이것저것 주고받는 얘기가 많아짐. 일종의 위안, 정보교환(?) 등. ) 

  

그렇게 힘들게 며칠을 버티시던 할머니는 상태가 조금 호전되어 일반병실로 옮기실수 있게되었고 

  

2인실을 쓰게 되었어요. 

  

근데 그 2인실을 같이 쓴 환자는 중환자실 할머니옆에 있던 그 아이. 

  

그아이도 그렇고 그아이 엄마도 안면이 있는지라, 번갈아 교대하면서 간호하던 엄마와 이모, 

  

저와 숙모들도 "중환자실에서도 옆침대 쓰더니 일반병실도 같이 쓰네~" 하며 웃어넘겼어요. 

  

일반병실로 옮기긴 했지만 할머니와 그아이 둘다 상태가 위중한지라 

  

드라마에서나 보던 온갖 의료장치(?)들을 온몸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시피했고, 

  

그나마 호흡기를 빼고, 부었던 얼굴이 점점 가라앉는 할머니의 모습이 위안이 되었더랬죠.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할머니는 무속인이시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신을 모시게 된게 아니라 할머니의 엄마, 또 그위의 엄마.. 

  

이런식 (모계)으로 이어져온거라 들었어요. 

  

슬하에 아들둘에 딸 넷을 두신 저희 외할머니는 그 공줄(뭔지잘모름. 할머니가 공줄이랬음;)을 

  

당신의 딸들에게 물려줄수 없다고 판단, 엄청난 기도와 정성으로 신을 모시며 소원했다고 하네요. 

  

그정성이 통한건지 저희 엄마를 비롯한 이모들 그리고 엄마의 딸인 저까지도 무당집앞만 지나가도 

  

무당이 뛰어나와 옷을 붙잡고 늘어지는 -_- 기센여자들이긴 하지만 정식으로 신을 받고 

  

그신을 섬기는걸 업으로 삼는분은 없이 나름 평범하게들 살아가고 있었어요. 

  

어쨌든, 호전되어가는 할머니를 보며 하루하루 희망을 가질때쯤. 

  

좀 이상한 상황이 포착되더라구요. 

  

할머니 상태가 악화되면, 옆에 누워있는 아이의 상태는 호전되고. 

  

아이의 상태가 악화되면, 할머니의 상태가 호전되는. 

  

번갈아가면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더라구요. 

  

큰사고를 당한 환자들이 그런걸 반복하는게 지극히 정상이라고는 하지만 

  

같은 병실에 있는 두환자가 서로 그걸 반대로 반복을 하니.. 

  

저희집 식구들이 안도하면서 웃을라치면, 옆에있는 아이엄마는 통곡을 하고. 

  

우리식구들이 곡소리내며 울면, 아이엄마는 안도하는 기색도 못내비치는;; 

  

이거참 울수도 웃을수도 없는 날들이 지속됐어요. 

  

그런시간이 한달이 넘어가면서 교대하며 간병하던 이모와 숙모들도 체력이 바닥을 쳤고, 

  

그나마 젊은(!) 저에게 하룻밤만 할머니곁에서 간병하라며 어른들은 외가로 잠을 자러갔어요. 

  

옆침대의 아이엄마는 일찌감치 보호자용 침대를 꺼내서 잠을 청했고 

  

저는 잠이 오질 않아 할머니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그냥 하염없이 할머니얼굴, 손만 쳐다보다가 

  

그대로 엎드려 잠들었던것 같아요. 

  

꿈에, 할머니가 타고계셨던 버스가 보이더라구요. 

  

할머니의 옆에 앉아있는 어린아이.. 할머니랑 같은 병실을 쓰는 그아이였어요. 

  

아이의 얼굴을 알아보는 순간, 차는 계곡으로 굴러떨어졌어요. 

  

아수라장, 아비규환. 3인칭 시점으로 계곡에 내동댕이쳐져있는 버스를 바라보는데, 

  

누군가 처음듣는 목소리로 '옆에 있잖아, 옆에.. 옆에!! 옆에!!!!!!!!!!!!!!!!!!!!!!!' 하며 

  

제귀에 소리를 질러댔어요. 귀청이 찢어질만큼 큰소리로. 

  

꿈에서도 귀가아파서 '옆에 뭐 어쨌다고 -_-' 하며 짜증을 내는 찰나,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어요. 

  

발신자는 울엄마. 

  

'응.. 왜..' 하면서 전화를 받으니, 엄마가 병실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받으라고 하더라구요. 

  

병실밖 복도로 나가서 다시 전화를 받으니, 

  

'희야(본인), 니 오늘은 잠자지 말고 옆침대 아줌마가 밤에 뭐하는지 잘봐둬라. 

  

 대놓고 쳐다보지는 말고, 자는척 하면서 몰래지켜보란 말이다. 알겠나?' 

  

이게뭔 뚱딴지같은 소린지;; 

  

그래도 울엄마의 직감? 예감?은 한번도 틀린일이 없었으므로, 알겠다고 전화를 끊고 

  

병실로 들어와 보호자침대에 드러누웠죠. 

  

자지말고 지켜보라니까 잠이 더쏟아지는 거지같은 상황 -_- 

  

그래도 엄마말 안들으면 호랭이처럼 성질낼껄 알기때문에 졸린눈을 뒤집어!가며 

  

이불을 덮어쓰고 잠든척하고 누워있었어요. 

  

한시간쯤 지났을까, 옆에누워 자던 아줌마가 부시럭하면서 움직이더라구요. 

  

귀를 쫑긋 세우고 무슨일이 벌어지나 심장을 졸이고 있는데, 

  

아줌마가 어디선가 흰색천(?)을 들고선 할머니옆에 서더니 할머니 얼굴이 덮여있는 거즈를 

  

살짝 들어내더라구요. 

  

(교통사고당시 깨졌던 유리가 얼굴에 많이 박히셨던 상황. 

  

 입안도 많이 터지고 치아도 상해서 말씀을 못하셨음) 

  

그리고 손에 들고있던 흰색천으로 할머니의 상처부위를 닦아내는거 같았어요. 

  

또 조금있다가는 왠 작은통(?)같은거에 할머니 소변(소변줄을 꽂고계셔서 소변이 계속 모이는중) 

  

도 덜어서 담아가구요. 

  

오밤중에 저게 뭐하는짓인가 싶었지만 '이래서 엄마가 지켜보라고 했군!' 하고선 일단 숙면, 

  

아침에 깨보니 엄마가 와있었어요. 

  

병실밖으로 가서 전날밤에 본걸 엄마한테 말씀드리니 엄마얼굴이 새파래지더라구요. 

  

무슨일이 벌어지는건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엄마가 이를 갈면서 이모들 호출, 

  

잠시뒤에 이모들 총출동. 

  

이런저런일이 있었다.. 라고 설명을 하니 이모들 일제히 경악! 

  

알고보니, 할머니가 사고났던 그날부터 엄마랑 이모들은 전부 같은꿈을 꿨었대요. 

  

어떤남자(저승사자겠지)가 할머니를 데려가려 하는데, 할머니는 '내차례가 아닌걸 알면서도 

  

왜 나를 데려가려는거냐! 내명줄은 내가 잘알고있다!' 소리치고 그남자는 고개만 흔드는꿈. 

  

하루가멀다하고 딸들이 돌아가며 그런꿈을 꿔대니, 마음이 타들어가는거 같았겠죠. 

  

그리고 밤중에 수상하게 부스럭거리면서 할머니를 살피는 옆에 아줌마까지. 

  

숙모들은 촉(?)이 전혀 없는 분들이라 몰랐다고하는데, 엄마와 이모들은 그 아줌마한테 

  

썩는냄새가 나는걸 느꼈다고해요 (본인도 느낌. 여름철 음식썩는 냄새.). 

  

이래저래 속만 태우고 할머니랑 옆에 아이는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고 -_- 

  

저는 저대로 눈만 감으면 "옆에!!!!!!!!!!!!!!!!!!!!!!!" 라고 소리지르는 꿈을 꿔대니 -_- 

  

하다하다 안되겠었는지, 큰이모가 무속인을 찾아가보기로 결단을 내리셨어요. 

  

저희 할머니가 무속인이였던지라, 용한 무속인 찾아가는건 식은죽먹기ㅋㅋ (할머니 인맥 굿) 

  

온식구들이 총출동해서 무속인앞에 무릎꿇고 사정하고 애원하며 상황설명. 

  

무속인 할머니(!)는 눈감고 고개만 끄덕이며 얘길 듣더니, 

  

'남자들은 전부 나가있어라' 라고 쿨하게 한마디 던지시고 아빠를 비롯 남자들은 퇴장. 

  

무속인할머니가 눈을 뜨더니 숙모 두분을 가리키며 '너네도 빠져라' 라고하여 숙모두분도 아웃. 

  

큰이모, 둘째이모, 우리엄마, 막내이모, 그리고 본인. 

  

(엄마형제 6남매 중 딸을 낳은사람은 우리엄마뿐ㅋㅋ 다들 아들만 낳는 능력자임ㅋㅋ)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더니 

  

'걱정할것 없다. 원흉이 네 엄마가 있는곳으로 오고있어. 외손녀(나)만 있으면 든든하겠구나.' 

  

원흉이 할머니를 찾아오고 있는데 걱정할것 없다?! 반어법인가 -_- 하는 찰나에 

  

이모들이랑 엄마가 울며불며 어떻게해야되는거냐고 눈물을 짜고; 

  

무속인 할머니는 급짜증을 내시며 '너!' (나를 가리킴) '너만 있으면 된다는데 왠눈물바람이냐!' 

  

하며 우리를 내쫓으셨지요; 

  

'넌, 다시는 내집에 발들여놓지마라. 너땜에 눌린거 다시 펴놓으려면 해야할기도가 태산이야.' 

  

라고 한마디 던지시곤 우린 그대로 쫓겨났어요 ;; 

  

딱히 방법을 찾지도 못하고 먼저 쫓겨났던 남자분들과 숙모들은외가로, 

  

이모들과 저는 다시 병원으로 향했어요. 

  

방법을 찾지못했다는게 참 허무한지라.. 다들 말없이 병실만 지키고 앉아있는데, 

  

옆침대아줌마가 왠 처음보는 젊은여자한명을 병실로 데리고 들어오더라구요. 

  

그때 전 보호자침대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는데 

  

병실로 들어서던 그 여자가 저를 보더니 기겁을 하며 다시 병실을 나가더라구요. 

  

'내얼굴이 그렇게 무섭냐' 라고 생각하기도 전에 복도에서 큰소리로 싸우는 아줌마와 젊은여자. 

  

그 젊은 여자가 어찌나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던지, 병실안에서도 다들렸어요. 

  

'내가.. 내가 왜 안되나 했어..!! 왜안되나했다구!! 난못해. 저분이 옆에서 지키고있는데!! 

  

 난 못해!! 돈이고 뭐고 돌려줄테니까 난 못해!! 난 안해!!' 라면서 악을 쓰는 젊은여자. 

  

'갑자기 왜그러는거에요? 그럼 우리애는 저대로 죽어도 괜찮다는거에요?' 하며 우는 아줌마. 

  

이게 뭔소린가.. 하며 잠시 앉아있는데 그 젊은여자가 병실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그리고 내옆에 앉아있던 우리 큰이모를 일으켜서 멀찌감치 옆으로 세워두더니 

  

멀뚱히 보호자침대에 앉아있던 저한테 큰절을 하더라구요. 허허.. 나보다 나이도 많아보였는데;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용서하세요..' 하면서 서럽게 울어대는 젊은여자;; 

  

'이런분이 지키시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제가 돈에 눈이 멀었습니다..' 하면서 계속 울었어요. 

  

촉이 남다른 울엄마가 그여자를 일으켜세우고 멱살을 잡다시피해서 병실밖으로 끌어내더라구요. 

  

이모들도 우르르 따라나가고 저도 그때서야 슬리퍼를 끌면서 따라나갔는데, 

  

자초지정을 설명한 젊은여자(역시 무속인)의 말에 우리모두 패닉.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교통사고로 위독해지자, 무속인을 찾아간 아이엄마. 

  

무속인의 눈에 아이는 이미 가망이 없는 상태였다고 하더라구요. 

  

자식이 죽어가는걸 그냥 볼수만은 없었던 아이엄마는 울며불며 사정을 했고, 

  

그 젊은여자는 무속인이 써서는 안될 방법을 쓰게 된거래요. (돈의 노예. 나쁜女) 

  

가까이에 있는 위중한 환자의 몸에서 나온 배설물을 가져오라.( 피, 고름, 소변 등등 ;;) 

  

그 배설물을 사람이 죽을때 입히는 수의에 묻히고 신께 기도(라고 쓰고 눈가림이라 읽는다)하여 

  

이미 운명을 다한 그아이대신 우리 할머니를 데려가게 하려 했다는 망할 이야기를 

  

펑펑 울면서 털어놓더라구요. 우리 기센 다섯여자앞에서 ; 

  

자기가 할수있는 최대한의 기도를 해도 결과가 나타나질 않으니, 

  

직접 병실로 와서 기도 혹은 저주를 하려고 했다하네요;; 

  

근데 병실에 들어앉아있는건 본인. 다름아닌 본인 -_- 

  

그 젊은무속인의 말에 의하면 제가 가지고있는 기가 워낙 세고, 

  

공줄로 이어져온 큰신또한 항상 같이 있어서 그동안 그여자의 기도빨이 먹히지 않았던거라고; 

  

신을 모시는 사람은 재물욕심을 버려야 하는데, 돈에 눈이멀어 하면안될짓을 했다면서 

  

나이도 어린 제발밑에 엎드려서 펑펑 울어대더라구요. 

  

믿기힘든 이야기지만, 할머니와 아이가 번갈아가면서 힘들었던걸 생각하니 그냥 무시할순없고; 

  

한성깔하는 이모들과 엄마는 잠시 정신을 가다듬더니 그 젊은여자를 불꽃싸다구로 응징. 

  

다시한번 눈앞에 나타나면 척추를 반으로 접어버리겠다는 위협을 하고 돌려보냈어요. 

  

그리고 다시 병실로 돌아와선 아이의 엄마와 배틀ㅋㅋㅋ 

  

하지만 진정한 배틀2라운드가 시작되려는 저녁때쯤, 아이는 거짓말처럼 상태가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올라갔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빛의 속도로 회복 또 회복. 

  

할머니가 퇴원하시던날, 엄마몰래 중환자실이 있는 층에 올라갔어요. 

  

들어갈순없고, 데스크에 있는 간호사언니한테 아이의 이름을 대며 물어봤더니 

  

'하늘나라로 갔다' 라고만 말해주더라구요. 

  

상태가 거의 회복이 되신 할머니와 외가로 돌아가서 주구장창 사골국만 먹으며; 보낸며칠동안 

  

할머니가 말씀을 꺼내셨어요. 

  

할머니가 젊었을때만 해도, 무당이 되는게 당연한 팔자인줄만 알았다고. 

  

할머니의 엄마, 그 엄마의 엄마... 어디서부턴지 알수도 없이 내려온거라 당연하게 여기셨다는.. 

  

근데 할머니가 결혼을 하여 딸을 낳고보니 (무속인이란 이유로 결혼도 쉽지않으셨다는;) 

  

이런 삶을 되풀이하게 하고싶지가 않아서 딸넷을 데리고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였다고. 

  

인간으로서 할수있는 최선의 기도를 하고나서야 딸들이 무속인이 되는걸 막을수 있었지만, 

  

그게 너(본인)한테 내려갈거란 생각을 못했다고. 아니, 일부러 그생각을 지우려 노력했다고. 

  

당신의 네딸중 셋째(울엄마)는 어릴때부터 영안이 틔여있어서 신의 제자로 부족함이 없었다고. 

  

공줄에 네엄마의 영안이 더해진게 너고, 내 손주들중에 유일하게 너만 딸로 태어난게 

  

우연은 아니라고. 

  

이제 너도 다른사람에게 보이지 않는게 보일날들이 시작될테니, 

  

놀라지말고 무서워하지말고 좋은곳에 유익하게 쓰도록 노력하라고. 

  

그리고 당신이 죽지않고 살아난건 자식들의 기도와 니가받쳐주는 기때문이었다고. 

  

할머니 손녀로 태어나게해서 미안하다고. 

  

그냥 그런말씀들을 묵묵하게 들었던거같아요. 

  

그리고 정말로ㅋㅋ 할머니 말씀대로 눈에 보이면 안될(?)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구요. 

  

쓰다보니 대하소설이 되었군ㅋ 

  

마무리는 어떻게하지? 

  

음.. 

  

뿅..ㅋ 

  





2. 



며칠전에 글쓰고갔던 29女입니다. 

  

그냥 옛날생각나서 끄적거려본거였는데.. 추천도 있고 댓글도 있어서ㅋㅋㅋ 

  

놀랍기도 하고ㅋㅋ 일단 악플이 없다는거에 감사ㅠㅠ 

  

제가 쓴글을 다시한번 읽어내려가다보니, 우리집 기센여자들(?)에 대한 얘기들이 생각나서요 ^^;; 

  

앞글에 썼듯이 울엄마는 6남매중 셋째딸 (아들 둘 딸 넷). 

  

글에 외삼촌들이 거론되지 않는건.. 그분들은 그냥 지극히 평범한 기를 가지신분들이라.. 

  

울엄마를 포함한 네자매는.. 음.. 절대포스라는 말이 잘어울리는 여성들이에요. 

  

당신의 딸들에게 무속인의 공줄을 물려주지않겠다! 라고 다짐하신 할머니의 정성덕에 

  

네분다 무속인이 되는삶은 피해가셨지만, 그래도 핏줄이란건 참 무서운거드라구요. 

  

외할머니의 생김새를 빼다박은 울엄마는 그중에서도 탑. 탑오브탑. 

  

(외모와 기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와 이모들이 인정한 기센여성이심) 

  

엄마랑 이모들이 겪었던 얘기는.. 

  

아직도 모였다하면 수다의 주제로, 술상의 안주로(?) 쓰여지고있어요ㅋ 

  

저희 엄마는 경상도 출신이시거든요. 

  

옛날 시골에 있는 학교들이 대부분 그랬듯이 엄마가 다니던 학교도 

  

걸어서 30분이상 떨어져있는 먼 거리에 있었대요. 

  

엄마바로 위의 언니(둘째이모)와 같은 학교를 다녔던지라 등하교를 항상 같이 하셨다고하네요. 

  

집에서 학교로 가는길에 작은저수지가 하나있었는데, 

  

그주변엔 갈대들이 무성하게 자라서 분위기가 항상 음침(!)했었대요. 

  

동네에서 농업용으로 쓰이는 작은 저수지라 물이 막 깊진 않았고 

  

저수지에서 흘러내려오는 물 밑으로는 작은 개울도 하나 있었대요. 

  

자매둘이서 등하교를 같이하니, 여름에는 그 개울에 가서 발담그고 노는일도 가끔 있었구요. 

  

여름방학이 얼마남지 않았던 더운날. 

  

엄마와 이모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계셨대요. 

  

이모 : '영아~(울엄마) 우리 개울에가서 발잠깐만 담그고 집에갈까? 

  

엄마 : 그럴까나? ㅋㅋㅋ 

  

하고 자매는 개울가로 걸어갔는데,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던 울엄마. 

  

'언니야. 오늘은 개울에 가면 안되겠다. 집으로가자. 얼른.' 

  

덥다고 잠깐만 놀다가자는 이모말을 무시하고 울엄마는 이모팔을 잡아끌고 집으로 향했대요. 

  

(저희 외가는 집이 두채에요. 한집은 식구들이 거주하는 집. 

  

 가까이에 있는 산밑에 있는 집은 신을 모시는집. 여기 얼씬거리면 할머니 호랭성깔ㅇㅇ) 

  

이모가 왜그러냐면서 엄마한테 물어보니 엄마가 하시는 말씀은, 

  

'계곡가에 피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미 흘렸던 피가 아니야. 피냄새가 신선해.' 

  

신선하다;; 피냄새가;; 어떤기분일까;; 피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지는건;;;;;;;;;;;;;;;; 

  

어쨌든 헛소리라곤 전혀 안하는 울엄마를 잘알고있었기에 이모도 입을 다물고 집으로 향했대요. 

  

근데 집에 다다른 엄마는 거주하는 집이 아닌 신집으로 향하더래요. 

  

'영아! 너 거기가면 엄마한테 혼나!!' 라고 이모가 뜯어말리려고 뒤에서 따라오는데, 

  

신집대문이 활짝열리면서 나오는건 울할머니. (타이밍좋아) 

  

평소같으면 신집주변에 얼씬거린다고 폭풍성질을 내시는분이지만 

  

그날은 신집문앞에 서있는 엄마를 바라보시더니 '영아, 거가 어디냐? 뭘봤어? 느낀거야?' 라고 

  

엄마를 잡아흔들어대며 물어보시더래요. 

  

엄마는 아무말도 않고 개울가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할머니는 거주하는 집으로 뛰쳐들어가 할아버지랑 삼촌들을 데리고 개울가로 뛰어갔대요. 

  

뛰어가면서도 '너희들은 집에 있어라! 한발짝도 움직이면 안돼!!' 라고 소리지르며 뛰셨다는; 

  

한참뒤에 마당이 떠들썩해서 문을 열어보니 동네총각한명이 마당에 무릎을 꿇고있고 

  

그옆에는 역시 동네처녀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더래요. 

  

나중에 엄마가 들은바로는 동네처녀를 짝사랑하던 총각이 

  

으슥한 곳으로 처녀를 데리고 들어가 하면안될짓(!)을 해버렸던거죠. 

  

그때 할머니는 신집에서 기도를 하던 중이었고, 엄마는 하교하는 중. 

  

모녀가 똑같은 것을 느낀건데 할머니는 '살려달라'는 소리로, 

  

엄마는 그 '신선한 피냄새'로 각기 다른루트로 느낀거였어요. 

  

엄마가 맡은 피냄새란.. 뭐 예상하시겠지만 처녀막이 터지면서 나오는 그피냄새;; 

  

동네장정들이 몰려와서 그 총각을 두들겨패서 끌고나가고 

  

정신을 잃은 처녀의 부모는 할머니집으로 달려와 오열하며 울었대요. 

  

그처녀의 어머니는 울엄마의 옷을 붙들고늘어지며 

  

'너.. 넌 무당딸이라 알고있었잖아!! 알고있었으면 미리 말좀해주지..' 

  

하는 억지를 부리며 통곡을 했다고해요. (차마 할머니한테는 못하고 괜히 울엄마한테;) 

  

엄마가 어쩔줄은 몰라하며 울지마시라고 옆에서 위로해드리는데 

  

댓돌위에 서서 보고만 계시던 할머니가 한마디 날리시더래요. 

  

'보고느끼는걸 전부다 까발리는게 무당인줄 알았나? 천기누설을 할때마다 나와 내딸은 

  

 그만큼 업을 쌓는거야. 딸은 무탈할테니 내말을 믿고 집에데려가 몸보신이나 시키시게.' 

  

그리고 그냥 방으로 쓩들어가버리셨다네요. (예나 지금이나 본인 할말만하신다는 ^^;;) 

  

후에 총각을 마을에서 쫓겨나다시피 떠나고 처녀는 중학교만 마쳤던 학업을 다시 시작하려 

  

도시로 유학을 가는걸로 사건을 일단락 지어졌다고 하네요. 

  

그후로 다큰딸을 가진 동네아줌마들은ㅋㅋㅋ 울엄마만 지나가면 

  

'어디서 피냄새맡으면 제일먼저 말해줘야해!!' 라고 

  

할머니몰래 신신당부를 하셨다는 웃지못할 후문도ㅋㅋ 

  

당신의 자식들 그리고 손주들까지도 살뜰하게 챙기시고 더없이 사랑해주시는 할머니시지만 

  

일을보러(점보러!)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겐 찬바람이 쌩쌩 불곤 했었거든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정치인이 쌀가마니와 비단을 들고 집에 찾아왔을땐 

  

쿨하게 소금한바가지뿌리고 '니놈이 정치하면 난 이민갈란다!' 라고 하실정도로 

  

기센여성의 최고봉이신 울 할머니ㅋㅋㅋ 

  

그래서 저또한 기센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게되긴 했지만 

  

(본인은 인정하지않음ㅋㅋ 난그냥 한마리 순한양이고싶음. 

  

하지만 별명은 고양이, 마녀, 마님 등등ㅠㅠ 인정하지않겠어ㅠㅠ) 

  

그래도 무탈하게 살도록 지켜봐주시는 할머니께 항상 감사를! 

  

허.. 글쓸땐 몰랐는데 또 마무리가 어색하게됐군. 

  

에라이..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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