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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퇴마 에피소드 44탄 무당집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8.08.31 16:49조회 수 887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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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저 너무 오랜만에 왔더니, 글 쓰는 방법을 까먹었지 뭐예요..

나 붕어;;;

이야기는 또 어디까지 했던 거야 도대체;;;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가 기차시간이 남아서 이렇게 뜨악!!

몇 안 되지만 그래도 제 걱정 하면서 기다려 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 넘 넘 감사드려요...

 

며칠 전에 집에서 부모님이 귀농하시는데 원래 무당집 터를 고르셨다고 조언 부탁하신 분 계셨던데..

개인적으로는 썩 달갑지 않은 선택이신 것 같아서 약간 걱정이네요..

그 분께서 이 이야기 꼭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이야기는...

제 치부입니다..

제 이야기를 읽고 제가 너무 좋은 사람 같다고 말씀들 하시는데..

네..... 저한테 좋은 점이 참 많긴 해요...

하지만..

그게 제 모습의 전부는 아니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은근슬쩍 제 자랑도 섞이게 되고..

감히 팬이라 부를 몇몇 독자분들도 생기시다 보니..

관심 받고픈 마음에 좋은 이야기만 끄적거렸네요..

오늘 이야기는 조금 무거울 꺼예요..

 

약 7년 전쯤 겪은 이야기입니다..

--------------------------------------------------------------------

 

다들 알겠지만 난 지금 사업의 모태로 벽화사업을 먼저 했었어..

한번은 경북의 한 작은 도시에서 벽화 의뢰가 들어왔고, 후배들 몇을 이끌고 그 곳으로 향했지..

도착했을 무렵은 이미 해가 떨어진 상태였고, 처음 가본 그 도시는 도시라 하기에 너무나 조용하고 서정적인 느낌이었어..

현장은 작은 지방 국도 길가에 자리한 3층 집이었는데, 1층이 내가 작업 할 현장이었고, 2층이 인테리어 팀의 숙소, 그리고 3층이 우리 팀과 그 곳에 상주하는 직원분의 숙소가 있었지..

짐을 풀기 전 먼저, 현장 옆 식당에서 미처 하지 못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올라가는데 집안에 온통 향냄새가 배어 있더라고..

내 방으로, 나와 팀원들을 안내해 주시던 인테리어 사장님께서 계단을 오르며 내게 입을 여셨어...

아!! 참고로 인테리어 사장님은 전라북도가 고향이신 분이셨는데 나와 아주 많은 작업을 하셨던, 그리고 나를 진짜 조카처럼 아껴주셨던 삼촌 같은 분이셨어!!

 

“귀욤아.. 근디 있잖여... 여기 귀신 있는디...니 괘않겄냐?”

계단 한두 칸 밑에서 사장님을 따르던 내 눈동자는 동그래졌고 멀뚱멀뚱 사장님을 쳐다 봤더랬어...

미리 말씀해주신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괜찮겠냐 하시면 어떻게 해야 하나며;;

“무슨 말씀이세요?”

“여기가 실은... 무당집이었는디...우리가 첨 도착했을 때 우리 지금 자는 방안에 온통 박쥐 소굴이었거든.. 향냄새 빼는 데만 해도 며칠 걸렸당께...

근디 더 찝찝한 것이..왜 뺑끼 칠하는 누구누구 성 알제? 그넘아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디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쳐부렸당께...

뿐만 아녀..목수질 하는 XX 그넘아는 공구리 타카가 손에 박혀서 오늘 병원 다녀오는 길이여..”

 

무당집이었다 하니 뭔가 있을 수도 있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사고는 그냥 우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일단 방에 짐을 풀었어..

그리고 근 한 달 만에 재회한 나를 환영하는 소주 파티가 곧 벌어졌지...

예상했지만 그 날 소주파티의 안주꺼리는 그 곳에서 나타나는 귀한 현상들이었고,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난 귀를 쫑긋 세워 이야기들을 경청 했더랬어...

제일 먼저 다쳤던 분들의 사고 경위를 들었지..

 

사다리에서 떨어졌다는 페인트공 형님은 알루미늄 사다리 위에서 작업을 하고 계셨는데, 그냥 사다리가 접혀 버리더래...

현장일은 안전이 제일인지라 사다리가 펴지거나 접히지 않게 거는 안전장치를 살피지 않을 확률은 정말 제로에 가깝거든...

그런데 마치 누가 인위적으로 접는 느낌과 소리가 철컥 나더니 그대로 접혀버린 거지..

물론 아래는 아무도 없었고..

다행히 아주 높은 위치는 아니었던지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허리를 다쳐 며칠간 일을 쉬셔야만 하는 상태셨어..

 

또 다른 목수 아저씨 역시 사다리에서 사고를 당하셨다더군...

천장에 콘크리트 타카를 쏘기 위해 사다리를 오르고 계셨는데, 한 손에 쥐고 있던 타카가 저절로 발사되어 버렸고, 손 바로 아래 기억자로 접혀있던 무릎에 박혀 버리셨나봐..

아저씨 역시 크게 다치지는 않으셨지만 타카에 맞는 순간 굴러 떨어져서 손목이 크게 부어오르는 타박상을 입으셨고, 바로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 파상풍 주사도 맞고 하셨다더군.

 

그 간의 사고 경위들을 무용담처럼 널어놓으시고는 한두 분씩 목격담을 풀기 시작하셨어...

그 와중에 전기공 아저씨 한 분은 듣기 싫다며 아예 자리를 박차고 나가셨고, 이야기들을 들으며, 집안에 뭔가 문제가 있긴 하겠다, 하는 확신이 들기 시작하더라고...

 

술자리가 늦어지고 나랑 특히나 가깝게 지내던 형님들 몇 분, 그리고 사장님만 남았을 때, 난 조심스레 그동안의 내 무용담 몇 편을 꺼내놨지..

그러면서 호기롭게 걱정 하지 마시라고..

평소 같았으면 안 믿을 법한 분들도 몇 계셨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모두들 내 이야기에 경청을 하셨고, 급기야는 ‘넌 우리의 구세주!!’ 라는 듯 한 갈망 어린 눈빛을 내게 쏘아 대시더군..

 

원래 술이 한 잔 들어가면 촉도 더 살아나고, 겁은 안드로메다로 떠나가던 터라, 술자리가 끝 난 후 난 집안 구석구석을 돌며 그 동안 사고가 났던 자리들을 돌아보았지..

사장님은 정말 진지하게 나를 졸래졸래 쫓아다니시며 사고가 있던 자리, 귀신이 목격 되었던 자리들을 내게 안내하셨고, 그러는 와중에도 연신 내게 물어보셨어..

“귀욤아...뭔가 보이는겨?”

.......................................

“아 궁금해 죽겄어...말 좀 해봐~~”

“아...매일 보이는 건 아니라서...지금 당장에 보이진 않는데..뭐가 있긴 분명 있네요...”

돌아보던 중에 가장 눈에 거슬리는 건 역시 그 사고가 났었다는 사다리였어...

그 사다리는 건물 뒤쪽에 있는 작은 정원에, 벽에 걸쳐진 상태로 있었고, 사다리 바로 위에는 이층에서 3층으로 향하는 계단 쪽 창문이 있었더랬지..

우리는 곧 숙소로 올라가 내일 작업을 위해 잠을 청했어...

그리고 그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

 

그렇게 무사히 며칠이 흐른 어느 날이었어...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 작업 도구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계단 위에서 우당탕 소리가 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더군..

나는 챙기던 물건들은 내 팽개치고 한달음에 소리가 나는 2층으로 올라갔지..

젊은 목수 한 분이 넘어져서 허리를 움켜잡고 하반신은 누운 자세, 상반신은 엎드린 자세로 몸을 틀고 앓고 계신거야..,

한 눈에 고통보다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

사장님이랑 다른 분들이 부축을 하려 해도 만지지 말라는 듯 팔을 휘휘 저어서 다가오지 못하게 하시더군..

왜 그러냐고 재촉하며 묻자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여셨는데, 3층에 작은 테라스가 있어서 그 곳에 빨래를 널려고 올라가고 있었다나봐..

그런데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던 중, 뒷마당 쪽으로 나 있는 창문 밖에 있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는 거야..

머리가 아주 미친냔 마냥 산발을 하고서는 히죽 히죽 웃고 있더래...

그 모습에 그대로 경사가 조금 높았던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신 거였어..

 

그 분은 원래 오랫동안 그 팀에 계셨던 분이 아니었거든...

사장님 차로 병원으로 옮겼는데 그 다친 와중에도 자기 짐을 몽땅 챙겨서 떠나시더라고..

그 모습에서 나는 ‘두 번 다시 이곳에 돌아오지 않으리라!’ 는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어..

그리고 저녁 식사 자리에선 그날따라 모두들 과음들을 하시더라고..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여?”

“쫌만 있음 공사 끝나고 갈껀디 굿은 무슨 굿이여..후딱 끝내버리자고.~”

“하..그래도 도무지 찜찜해서 그냥은 못 있겄는디..”

 

모두들 진짜 나한테 너무 너무 잘해주던 분들이라 뭐라도 해드려야겠다 싶었어..

그리고 난 그날..

모두들 일찍 주무시란 말씀을 드리고는 혼자 야근을 했지...

그 년과의 단판 승부를 위해...

좋은 의도였지만....

내 오만이 낳은 참패였었지....

 

유난히 쌀쌀했던 날씨였지만 난 열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작업을 계속 하고 있었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음악을 작게 틀어놓고, 캔맥주를 몇 개 가져다 놓고 홀짝대고 있었지..

한시 반쯤 되었던 것 같아..

작업을 하다가 또 한 모금 마시려고 캔 쪽으로 팔을 뻗는데, 저 뒤에 하얀 형체가 시야에 들어오더군...

분명히 전에 그 곳에 없었던...

조심스레 고개를 왼쪽으로 틀어 그 곳을 주시했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에...

하얀 소복 치맛자락이었어..

계단 위쪽에 서 있던 터라 정강이 위치정도 까지만 보이더군....

그러더니 그 치맛자락 옆으로 까만 머리카락이 살살 내려오고 있는 게 보였어..

음..자세히 설명하자면 차렷하고 선 자세에서, 허리 운동 하듯이 상체만 옆으로 시계바늘 돌듯이 쓰윽 내려서,,,,

하..그림이라도 잘 그리면 그림이라도 그려서 보여줄 텐데;;;;

 

덕지덕지 엉켜서 산발이 된 머리카락이 이내 보이더니...곧 이어 이마와 한 쪽 볼이 드러났고...

딱 그 자세에서 더 이상 자신을 드러내진 않더라고...

그리고 나를 무표정으로 한 참을 쳐다보더군...

나 역시 긴장이 약간 되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 손에 들려있던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지..

그리고 다가갔어..

이런 건 누구한테 배우거나 책에서 읽은 적도 없는 건데..

그냥 느낌으로 알아..

다가갈 땐 왠지 조심스러우면 위압감도 떨어질 것 같고, 기 싸움에서 밀릴 것 같고...

그래서 성큼 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갔지..

그 거지같은 년을 노려보며..

아니나 다를까.

상체를 일으키더니 계단 위로 올라가는 거야..

먼저 자리를 뜬다는 건 일단 기에서 눌렸다는 거!!

걸음을 더 빨리 해서 뛰다시피 그녀를 쫓았지...

이층에 도달해서 두리번거렸어

곧 이층과 삼층을 잇는 계단 사이 창문에 걸쳐 앉아있는 그녀가 보이더군..

난 무슨 주문을 외우거나 부적을 쓰거나, 그런 거 할 줄 몰라;;

다른 흔한 무당들처럼 내림을 받은 것도 아니고...

내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그냥 쌍욕;;;

듣도 보도 못한 육두문자를 날리며 계단에 발을 디디자, 그녀가 앉은 채로 뒤로 휙 넘어가더라고...

그렇게 내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솔직히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내다보는 데에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어..

고개를 내밀었는데, 창문 바로 아래에서 갑자기 얼굴을 들이민다거나, 하면 아무리 간 큰 나라도 기절할 것 같았거든...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밖을 내다보니 사다리 아래쪽에 마치 거미처럼 팔 다리를 구부린 채 매달려서는 나를 노려보고 있는 거야..

고개를 왼쪽으로 90도 오른쪽으로 90도 까딱까딱 거리며 입을 씰룩 씰룩 거리는데..

난 그 순간 엉뚱하게도 ‘저 년 사다리 타고 걸어 내려갔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뿜을 뻔;;

하지만 이내 곧 맘을 가다듬고 그녀를 노려보았지..

그리고 ‘나 너 잡으러 간다!!’ 는 액션을 취하자 몸은 내 쪽을 향한 채 계속 입을 나불나불 거리며 뒷걸음질로 사라져 가더군..

아마도 같이 육두문자를 날린 듯 해;;;

디질라고....스읍;;

 


그 다음날..

난 사장님을 비롯해서 공인 아저씨들, 그리고 형님들께 앞으로 아무 일 없을 꺼라 말씀 드렸어..

왠지 내가 쫓아 버린 것 같다고 느꼈기에...

뭐 굳이 무용담을 디테일하게 펼쳐 놓진 않았지만, 모두들 그 이야기를 믿었고, 그 이후로 약 일주일간 정말 아무 탈 없이 공사가 진행되었지..

더 이상의 목격자도 나오지 않았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내가 이끌고 간 미술팀 공사가 먼저 끝난 터라 난 후배들과 함께 그 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다음 현장으로 이동했어..

한 사나흘 지났을까...

일을 마치고 술을 처묵처묵 하고 있는데 전에 현장에서 제일 각별했던, 페인트 공인 민수형님(가명)이 전화를 거셨더라고...

전화를 받자마자 다급한 목소리로 내 위치를 물으시는 거야..

현장에 큰 사고가 났다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사장님 손가락 세 개가 톱대에 잘려 나갔다 하더라고..

하아...왠지 내 느낌이 끝난 게 아니었구나 싶었어...

내가 섣부른 판단을 했구나 하는 죄책감도 가져야 했고...

 

당장에 하고 있던 공사 일정이 빡빡했던 관계로 이틀이 지나서야 난 전 현장으로 향할 수 있었어...

제일 중요했던 건 사장님 병문안이었지...

도착을 해보니 그 곳에서 굿을 하고 있더군..

사장님은 보이지 않으셨고...

굿 하는 광경은 나도 처음이었던 지라 구경이라도 해볼까 싶어 인파 속에 고개를 들이밀었는데..

작두에 오르려던 무당이 갑자기 내 쪽을 휙 쳐다보더군..

그리고는 하던 행위를 멈추고 내게 다가오는 거야...

나이는 대략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셨어..

보통 무당들은 시크하게 반말하잖아??

몰라,, 난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근데 의외로 정중하게 내게 말을 건네는 거야..

“사람 발가락 잘리는 거 보고 싶어요? 잠깐 자리 좀 피해주시면 안될까요? 일 이십분이면 됩니다..”

그 순간 당황해서... 영문은 몰랐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자리를 피해드렸지..

아주 가까운 곳에 시냇물이 있어서 그 근처에서 담배한대 피우고, 대략 20분쯤 흘러서 돌아갔어...

마침 굿은 끝난 터였고 무당 아주머니가 내게 목 인사를 하고는 가시더라고..

물론 나도 목례로 답례했지..

 

그리고는 곧바로 아는 형님들에게 달려갔어..

사장님께선 목수들을 도와 일을 하시다가 손가락 세 개를 잃으셨고, 봉합수술을 하기에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문제가 있으셨다 하더라고..

잠시 현장은 형님들께 맡기고 고향으로 돌아가셨다길래 난 사장님은 뵙지 못하고 형님들하고 간단히 술 한잔 나누고 다음날 일찍 돌아갔지..

 

 

시간이 꽤 흘렀어...

 

 

이후에 내게 전화를 걸어 사장님의 사고 소식을 들려 주셨던 민수형님께 종종 전화가 오곤 했지...

그 형님은....사실 한국에서 최고로 쳐주는 대학 연극영화과 출신이셨어...

무슨 사연인지 페인트 공 일을 하고 계셨지만, 얼굴도 정말 잘생겼었고 목소리도 허스키 한게 되게 멋있는 양반였거든...

하지만 풍기는 포스와는 다르게 내게 전화를 거셔서는 매번 힘들다, 괴롭다, 술 한잔 먹게 시간 좀 내라...이런 식의 하소연만 널어 놓으셨고 한창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던 나는...

그냥 인사치레로만 건성건성 대답 했을 뿐..

형님에게 내 시간을 내어드리진 못했지..

매일 술에 쩔어 내게 전화를 거시는 모습도 사실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았거든...

기분 좋은 일이야 함께 나누면 좋다만은, 형님의 넋두리가 좀 부담이 되기도 했어..

마지막으로 통화 했을 때 형님이 내게 너무나 무거운 목소리로 고백을 하시더라고...

“찬X아...요새도 많이 바쁘냐? 사실...형이......요새.....”

내 이름을 귀요미라고 하지 않은 이유...

장난삼아 쓰기엔 너무나 무거운 이야기라...

 

“요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아...순간 순간 기억이 안날 때도 있고...맨 정신으로 못 버티겠어서 술만 마신다..”

“형님 왜 그러세요..기운 좀 차려요..술 좀 그만 드시고 쫌..”

“가끔 거울을 보면...예전에 거기에서 봤던 귀신이 보여...꿈에도 나타나고...가위도 눌리고...”

“매일 술 드셔서 그래요...술 좀 그만 드세요...”

 

나 정말 그 형 좋았어...

하지만...

한심하기도 했지...

그 좋은 명문대를 나와서...

물론 페인트공이 어떻다는 건 아니지만, 정말 그 형이 할 일은 아니라고 보였거든...

그렇게 나약하게 술에 빠져 사는 모습도 보기 싫었고...

술기운에 호기 부리는 모습도 어른스럽지 않아 보였어...

내가 내린 결론은...

친하게 지내봐야 도움 될 게 없다!!!

성격상 심하게 이야기 하진 않았지만 난 그 형님의 힘든 일들을 모두 술 탓으로 돌렸고...

그냥 나중에 만나자는 인사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지..

며칠에 한번 씩 계속 전화하던 그 형님은..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내게 전화로 술주정을 하지 않으셨지...

그렇게 형님은 내 바쁜 일상에 덮여만 갔고...

 

한 일 년이 지나서 난 업계 1위를 했어...

같이 일하는 부하직원들도 후배에서 정식 직원들로 교체되었고...

경기도 E 시에서 전에 자주 일했던, 바로 그 인테리어 팀을 1년 만에 만났지...

물론 내게 공사 의뢰가 들어와서였어..

나를 반갑게 맞아 주시는 사장님의 오른 손에는 손가락이 두 개뿐이 달려있질 않았어..

마음이 편치 않더군...

하지만 간만의 재회에 우린 깔깔거리며 소주를 진탕 마셨더랬지...

흥에 겨워 소주를 몇 병이나 들이키신 사장님은 결국 먼저 뻗어서 모텔방으로 들어가셨고 난 나머지 형님들과 남은 잔을 비우고 있었어..

“어 근데 민수(가명)형님이 안보이시네요..?”

형님들 사이에서 침묵이 잠시 흐르더니 페인트공중에 오야지 형님이 입을 여시더라고..

“걔 지난 여름에 자살했어..우울증으로..”

 

...........................................................

 

내가 죽인거야...

내가 형님 말에 좀만 더 귀 기울여 드렸어도...

형님이 그토록 술 한잔 하자고 부탁하셨을 때 단 하루만 시간을 내었어도...

어쩌면 내가 호기롭게 물리쳤다고 치부해 버렸던 그년의 짓일 지도 모르지..

 

아무튼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썼었더라면 지금도 민수형님과 웃으면서 그 때 함께 겪었던 무서운 이야기들을 안주삼아 술 한잔 할 수 있었을 지도 몰라...

 

미안해요 형...

보고싶네요...

 

--------------------------------------------------------------------

 

전에도 이야기 했었을 꺼에요...

옆에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간에...

소중한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이 내일 죽는다 라고 생각하고 대하며 살자구요...

저 역시도 그러지 못하면서 여러분들께 이래라 저래라 말하는 꼬라지가 한심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리진 것 같긴 해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배려하면서..

그런 의식 있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래요...

 

아! 예전에 어떤 분이 귀신이 만져지냐 라는 질문 주셨었는데....

미처 대댓 못 달아 드린 게 갑자기 기억나네요...

대답은....

몰라요 저도;;

사람에게 빙의 된 경우 그 사람에게 물리적 행세를 하면 빙의 된 귀신에게도 영향이 가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제 글 중에 15탄 이웃을 보시면 그런 이야기가 나와요...

귀신 뺨을 한 대 후려 치고 싶었는데 허공에 헛손질 할까봐 참았다 라는...

웹툰 <싸우자 귀신아>도 아니고...때린다고 맞아지면 귀신이 아니겠지요;;

그리고 종종 가위나 실제 귀신을 본다고 제게 조언 구하시는 분들...

막말로..쫄지 마세요...

귀신도 사람 무서워합니다...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

절대 귀신도 함부로 못해요....

육두문자도 좀 날려 주시고....

참 쉽죠잉??

 

다음엔 밝은 이야기 들고 올께요...

그래봐야 엽기, 호러겠지만;;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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